IVOVER ZONE07 / 28
OVER ZONE
낙원을 보던 자들 : B
[SCENE START]
이 주일 후.
도로시는 텅 빈 상자를 바라보며 말했다.
···어제에 이어서 오늘도 없어요.
4일 동안 아무것도 찾아내지 못했습니다.
임시 캠프에 남은 것은··· 이제 아무것도 없습니다.
죄송합니다. 싹싹 긁어모았는데 이제 진짜 바닥난 것 같아요.
··· ···.
···방주와는 아직 연락이 닿지 않나?
···예. 계속 시도는 하고 있어요.
그렇군.
물탱크가 어제 전투로 부서졌다는 것도 보고했나?
···예.
30여 명이나 되던 양산형 낭자들이 이제 하나 남았다는 것도?
···예.
전기가 끊어진 것도?
예.
우리가 죽어나간다는 것도?
예. 했어요. 다 했다고요.
방주 밀봉까지 남은 시간은 대략 5주인가.
··· ···.
내 자네의 희망을 짓밟는 것 같아 지금껏 얘기하지 않았네만.
지금까지의 상태로 봤을 때 방주는 우릴···.
그만.
그럴 리가 없어요.
우리는 갓데스에요.
인류의 희망. 승리의 여신.
그러니 그럴 리가 없어요. 그래서는 안돼요.
아직 통신이 뚫리지 않은 것일 뿐이에요.
··· ···.
그러니 절 믿어요. 홍련.
···나도 그러고 싶네.
··· ···.
저, 저는 기도를 드리러 가볼게요.
···요즘 자주 가시네요.
너무 많은 분들이 떠나셨으니까요.
그건 알고 있습니다만, 살아있는 자보다 죽은 자를 더 위하는 것 같아서요.
···죽은 자들이 지금은 더 나을지도 몰라요.
···뭐라고요?
화를 내지도 않고, 절망하지도 않고, 남에게 상처를 주지도 않으니까요.
저는 오히려 지금 여기 있는 게 더 힘들어요.
라푼젤, 지금 무슨 말을···!
죽음에서 오는 고요함을 동경하는 건가. 지금 상황에서는 무리도 아니다만.
···갈게요.
아니, 기다려요. 앞으로의 대책에 대해 다 같이 논의해야 해요.
그럼 스노우 화이트는 왜 안 불러오시는데요?
지금 경계를 서고 있으니까요.
벌써 5일 동안 습격이 없었어요.
···5일 동안 잠 한숨 못 자고 혼자서 경계를 서고 있잖아요.
우리를 위해서.
죽은 자들을 위한 게 아니라, 살아있는 우리를 위해서.
···저도···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해요.
그럼 라푼젤이 경계를 서요.
저격도 안되고, 습도에 따라 궤도가 바뀌는 그 지팡이로 경계를 서면 되겠네요.
···제가 지금 도움이 안 된다고 말씀하시는 건가요?
··· ···.
그건 아니에요. 미안해요.
자자. 그만들하게.
며칠 정도 굶으면 뭐 어떤가. 우리는 니케이니 그 정도로는 끄떡도 없을 걸ㅅ, 끄윽!
??
엇, 이런. 딸꾹!
도로시가 홍련에게 다가가 손을 맞잡았다.
아니, 이건 말일세. 그···.
···액체 촉매 중 알코올 농도가··· 감지되네요.
···음식 대신 좀 먹었네. 어차피 곡식으로 만든 거니까, 하하.
지금 제정신인가요?
이런 상황에서 술을 마시다니···!
에이, 뭐 어떤가.
진짜 한 잔만 마셨네. 딱 한 잔.
··· ···.
저기···.
분위기가 왜 이런가요?
···다들 지쳤으니까요.
저는 갓데스 분들이 이런 걸로 싸우는 모습은 보고 싶지 않은데요.
우린 자네의 구경거리가 아닐세.
구경거리 맞는데요.
말을 좀 가려 하는 편이 좋겠군.
우리는 계속 당신들을 보고 있었어요.
당신들이 가장 처음 전장에 나타났을 때부터, 지금까지.
··· ···.
인류의 희망. 승리의 여신.
이것만큼 당신들에게 어울리는 칭호가 또 있을까요.
그러니 계속 그렇게 있어줘야 해요.
싸우지 마세요. 싸우더라도 우리가 없는 곳에서 싸워주세요.
그런 사정까지 봐줄 정도로 우리에게 여유가 있질 않네.
아뇨.
없어도 만들어야해요.
자네. 좀 적당히···.
이곳에 있었던, 저를 포함한 양산형 니케들은.
당신들 옆에서 싸우고 싶어서 자원한 거예요.
이딴 꼴을 보려고 목숨을 걸면서 당신들 옆에 있는 게 아니란 말입니다.
··· ···.
죽어간 내 동료들이, 죽어서라도 자부심을 느끼게 해 주세요.
부탁입니다.
··· ···.
그럼 저는 좀 쉬러 가볼게요.
무슨 일 있으면 꼭 불러주시고요.
피나는 인사 후 가버렸다.
··· ···.
··· ···.
··· ···.
조금··· 쉬죠.
[SCENE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