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VOVER ZONE27 / 28
OVER ZONE
눈앞의 낙원 : B
[SCENE START]
3일이 지났다.
도로시는 임시 초소에서 단 한 발자국도 나가지 못했다.
그녀에게 이곳은 낙원이었다.
바라고 바랬던 낙원은 그녀의 것이 아니었고, 그 때문에 그녀에겐 대신할 낙원이 필요했다.
도로시가 좋아하던 이들과 함께 만들어나간 이곳은
어느샌가 그녀의 안식처가 되어 있었고
곧 낙원이 되었다.
텃밭을 만든 것, 무덤을 만든 것, 시설을 보수한 것 모두.
이곳에서 뿌리를 내리고 싶어서였다.
도로시는 아직 낙원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했다.
그리고 또 10일이 지났다.
도로시는 여전히 임시 초소에서 단 한 발자국도 나가지 못했다.
입구에 그어져 있는 닳고 닳은 실선 하나를 넘지 못했다.
그 앞에서 멍하니 서 있기를 두 시간.
도로시는 등을 돌려 다시 임시 초소로 걸어갔다.
여기서 뭐하고 있어요? 빨리 가요.
!!
아마 마지막일 것이 분명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도로시는 다시 뒤돌았다.
그리고 선을 넘어 걸어갔다.
도로시는 하염없이 걸었다.
그녀에게는 목적이 없었다.
죽은 이의 기억을 달래준다거나
생명이 약동하는 모습을 두 눈에 담고 싶다거나
모든 근원을 제거하고 싶다거나 하는 뚜렷한 목적이 없었다.
도로시는 일평생 낙원만이 목적이었다.
그걸 잃어버렸기에, 도로시는 앞으로 걷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
모두에게 용기를 불어넣어 주고 희망을 줬지만
정작 자신은 끝없이 공허했다.
도로시는 걸음을 멈추고 주위를 둘러보았다.
이렇게··· 아름답고 넓은데···.
내가 있을 곳은 아무 곳에도 없구나.
도로시의 시선이 어느 간판에 멈췄다.
[인류 최후의 낙원. 방주는 여러분을 환영합니다.]
도로시는 약한 어지럼증을 느꼈다.
뿌예진 시야를 추스르고 주위를 둘러봤다.
흐드러지게 핀 꽃. 날아다니는 나비.
흩날리는 풀과 꽃잎들.
도로시는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선명한 하늘과 유랑하듯 흘러가는 구름.
만물을 축복하듯 내리쬐는 햇살.
좋은 날이었다.
더할 나위 없이, 완벽히 좋은 날이었다.
···하하.
아하, 아하하하.
하하하하하.
아하하하하하.
[인류 최후의 낙원. 방주는 여러분을 환영합니다.]
거짓말.
거짓말쟁이들.
이 거짓말쟁이들!
··· ···.
··· ···. ··· ···.
···미안해요, 모두.
저는 안될 것 같아요.
도로시는 간판을 노려보았다.
그 눈은, 예전의 광채를 모두 불태우듯 빛나고 있었다.
빼앗아주겠어.
우리가 만들어낸 그 낙원.
반드시, 빼앗아주겠어.
그건.
원래 우리 것이었으니까.
[SCENE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