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VOVER ZONE11 / 28
OVER ZONE
다시 일어나다 : A
[SCENE START]
라푼젤.
먼저 떠나간 이들을 구원하소서. 고통받지 않고 영원히 평안하게 해 주소서.
일어나요.
우리 모두를 구원해 주소서.
라푼젤.
우릴 가엾게 여기시고, 절망하지 않게 힘을···.
그 누구도 우릴 구원해 주지 않아요.
··· ···.
우릴 구원할 수 있는 건 우리뿐이에요.
이미 떠난 분들은 우리 가슴에 간직하고, 산 자들을 위해 움직여야 해요.
그럼 억울하게 죽어간 분들이 너무 가여워요.
누가 억울하다고 했나요.
예?
여기 묻혀있는 분들 중 누가 억울하다고 얘기했냐고요.
저는 한 번도 못 들은 것 같아서.
그런 건 들리지 않아도 알 수 있어요.
제가 장담하죠.
떠나간 분들 중 그 누구도 억울해하지 않았어요.
모두들 긍지를 품고 자랑스럽게 떠나갔어요.
아니에요. 억울하다고··· 슬프다고 말하고 있다고요.
아뇨. 그 누구도 그렇게 말하지도, 생각하지도 않았어요.
···옆에서 본 제가 누구보다 잘 알아요.
그럼 제가 듣고 있는 건 뭐란 말인가요?
억울하다고, 슬프다고 얘기하는 이 목소리는 뭐냐고요.
라푼젤이 그렇겠죠.
···예?
원하지도 않는 싸움에 끌려와서 죽을 듯이 싸웠는데.
정작 싸웠던 이유가 되었던 방주는 아무런 대답이 없어요.
그래서 라푼젤이 억울한 거겠죠.
음식과 물은 없고, 전기는 끊어졌고, 동료들은 하나둘씩 떠나가고.
낮이며 밤이며 랩쳐가 언제 쳐들어올지도 몰라 항상 신경이 곤두서있어서.
힘들어서 포기하고 싶은데, 이럴 때마다 자길 일으켜 세워주고 기운을 북돋아줬던.
가장 소중했던, 믿고 따랐던 동료는 이제 없어요.
그래서 라푼젤이 슬픈 거겠죠.
···도로시.
제가 릴리스를 그리워하는 만큼, 라푼젤도 레드 후드를 그리워하겠죠.
하지만 없잖아요. 죽었다고요.
보고 싶어 죽겠는데도, 못 본다고요. 죽어서.
목소리를 듣고 싶은데, 못 듣잖아요. 죽어서.
···죽은 자는, 볼 수도 없고 말할 수도 없어요.
그러니 그들의 목소리가 들린다는 건 거짓말이에요.
그건 그냥.
라푼젤의 바람일 뿐이에요.
아니면 그저 자신이 만들어낸 허상이거나.
··· ···.
제 목소리를 들어줘요.
지금 라푼젤 앞에 서서 도움을 요청하고 있는 제 목소리를 들어줘요.
저는 지금 이곳에 발을 딛고 서 있고, 숨 쉬고 있고, 얘기하고 있어요.
그리고 손을 내밀고 있어요.
이 손을 잡고 라푼젤이 일어나주길 바라고 있어요.
죽은 이들은···.
라푼젤을 붙잡고 끌어올릴 수도 없고, 라푼젤은 그들을 끌어당길 수도 없어요.
···그저 끌려들어 갈 뿐이에요.
도로시···.
이 손을 잡고 일어나줘요.
살아있는, 제 손을.
가라앉더라도 같이 가라앉고, 일어나더라도 같이 일어날게요.
우리는 갓데스잖아요.
인류의 희망이자 승리의 여신.
저는··· 제가 그렇다고 생각한 적이···.
됐어요. 되어버렸다고요.
희망이 되어버렸고 여신이 되어버렸어요.
예. 여러분은 우리의 희망이자.
절대 무너지지 않는 우상이에요.
···배신하지 말아요, 라푼젤.
살아있는 우리들을.
그러니 일어나요.
죽음과 한없이 가까워지는 것이.
지휘관과 릴리스가 좋아한 해피엔딩이 아니잖아요.
··· ···.
라푼젤.
조금만 기다려주시겠어요?
작별 인사를 하고.
일어날게요.
···!!
라푼젤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은 채 기도를 올렸다.
그리고 도로시의 손을 잡고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고마워요, 도로시.
···저도 고마워요. 라푼젤.
[SCENE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