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VABSOLUTE15 / 28
ABSOLUTE
엠마의 시선 : A
[SCENE START]
처음 은화를 봤던 그날을 기억해.
앱솔루트라는 엘리시온 정예 스쿼드에 들어오지 않겠냐는 제안을 들었던 날.
내심 그런 스쿼드는 부담스러워서 거절하러,
또 다른 앱솔루트 스쿼드 멤버를 만나러 갔다는 잉그리드를 찾아갔던 날.
그 놀이터에서, 그 애를 봤어.
답해라.
제군은 앞으로 어떻게 하고 싶지?
···완벽해질 거다.
완벽해져서,
난 반드시 지상을 탈환할 거다.
실패에 좌절하지 않고 분노를 담아내던,
승리를 향해 맹렬하게 타오르던 눈.
그 눈을 가진 여자아이가,
정말로 지상을 탈환하게 되는 걸 보고 싶어서···.
왜 그렇게 대답한 거야?
뭐가.
완벽해져서, 반드시 지상을 탈환할 거라고.
지상 탈환.
인류는 그걸 위해 싸우는 거 아니었나.
그래도 보통은 그걸 입 밖으로 내뱉진 않으니깐.
그게 가능할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잘 없잖아.
더군다나 넌 지휘관 출신이라고 들었는데, 지상에 올라갔다가 와봤을 거 아니야.
그런 사람들은 더더욱 그런 이야기를 하기 힘들 테니까.
너무 많은 사람이 죽었어.
응?
그 빌어먹을 지상 탈환을 위해서 너무 많은 사람이 죽었다고.
그게 헛되지 않았다고 말하려면,
누군가는 지상을 탈환해야 하니까.
그걸 위해 싸우려는 것뿐이야.
···그렇구나.
넌···.
아니, 우리는.
같은 스쿼드인가?
응?
··· ···.
···응. 그래보려고.
엠마라고 해.
넌 이름이 뭐야?
···은화.
은화라고 불러.
그래서 나도 함께 앱솔루트가 되겠다고 했었지.
후후, 어떤 의미로는 그래.
반했던 것 같아.
정말 멋지다고 생각했거든.
실패가 익숙해진 세상에서,
적당히 현재에 만족하면서 살아가자고 생각해 왔었는데···.
처음으로 삶의 목표가 생긴 것 같았어.
그렇게 은화와 같이 훈련도 하고 임무도 함께하며 지내다가···.
라피라고 해.
잘 부탁할게.
라피를 만나고.
반가워. 네가 베스티지?
어, 으, 응··· 마, 맞아. 베스티···.
나, 나도 잘 부탁해···.
베스티를 만나고.
앱솔루트가 완성되어 가면서···.
난 내 역할이 저 불꽃 같은 세 사람이 좀 더 타오를 수 있게 도와주는,
음~ 일종의 윤활제 역할을 하는 거라고 생각했어.
그런데 언제부터였을까···.
나도 함께 타오르고 있더라.
이 애들의 불꽃에, 나도 온몸을 내던지고 있었어.
이 애들이.
앱솔루트 스쿼드가.
어느새, 나에게도 너무 소중한 존재가 되어 있었던 것 같아.
우리 스쿼드 애들처럼, 나도.
완벽함을 위해, 승리를 위해.
목숨을 불태울 수 있을 것 같게 되어버렸지, 뭐야.
그런데···.
···은화.
팟-
엠마가 어두운 방 안의 불을 켰다.
불 켜지 마.
···방 안, 홀로 바닥에 앉아 있는 은화의 뒷모습이 보였다.
왜 어둡게 있어.
그러다 눈 나빠진다~
···미안. 혼자 있고 싶어.
··· ···.
라피가 갑작스레 스쿼드에서 탈퇴하고···.
무너져 내리던 은화의 등을 보고,
어떤 위로의 말도 그 애의 마음을 치유할 수 없다고 느꼈어.
···알겠어.
팟-
엠마가 다시 불을 끈 후,
털썩-
!!
말없이 은화의 등 뒤에, 등을 맞댄 채 주저앉았다.
··· ···.
··· ···.
···엠마.
···응?
···넌 변하지 마라.
절대 변하지 마.
···응.
엠마가 열린 문 사이로 들어오는 빛을 바라보았다.
··· ···흑.
문틈 사이로, 베스티의 발끝이 보였다.
···그럴게.
절대 변하지 않을게.
그래서··· 등 뒤에서 묵묵히 지켜봐 주기로 했지.
아무 말 없이, 그저 변하지 않는 사람으로.
은화도 베스티도,
묵묵히 기댈 수 있는 사람으로.
그렇게 지내보자고 생각했어.
그런데···.
베스티가 변화를 위해 노력하기 시작하고.
라피와 제대로 된 마무리를 하고,
새로운 힘을 얻게 되면서,
베스티의 말대로 우리도 앞으로 나아가게 될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 그럼 왜 으, 은화가 다 하려는 거야?
나, 나는 이제 이전의 그 모습이 아닌데.
자꾸··· 왜 뒤에만 있으라고 하는 거야?
베히모스랑 싸우라고 남았을 때···.
내, 내가 져서 그래?
뭐?
그때 이기지 못해서··· 이젠 날 믿을 수 없어진 거야?
···시끄러워.
이상한 생각에 빠져서 어리광 부리지 마.
!!
은화···.
알아.
이 또한, 우리 스쿼드라면 언젠가는 이겨낼 수 있는 일이라는 걸.
이번에도 묵묵히 그 자리를 지키고 있어 주면,
분명 두 사람은 다시 일어날 수 있을 거라는 걸.
하지만··· 언제?
베스티가.
지휘··· 관··· 님···. 미안··· 못··· 이겼··· 어···.
부탁··· 해···.
은화가.
아아. 넌 좀 번거로우니까 이거나 하고 있어.
카가각···! 카각···!
크읏···!
수많은 수정 가시가 바닥에서 솟아 나와 은화의 몸을 꿰뚫는다.
은화!
모두 죽고 난 후?
그럼 난 어떻게 해야 했던 걸까.
그때, 둘이 부딪혔던 그 순간에 끼어들어서 함께 불타오르는 것이 나았을까?
고요하게 불꽃이 꺼져가고 있던 은화의 등을 안아주는 것이 나았을까?
그럼에도 은화와 베스티가 다시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 거라고 믿으면서,
멀리서 지켜보는 게 맞았던 걸까?
나는···.
엠마···!
!!
저, 정신이 드시나요···?
시그널···?
[SCENE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