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VBOOMS DAY03 / 15

BOOMS DAY

게임 오버 : B

[SCENE START]

다음날.

일렉트릭 쇼크 스쿼드 연구실.

각종 회로와 전선이 널브러져 있는 가운데, 일레그가 연구 일지를 작성 중이다.

[일렉트릭 쇼크, 연구 일지.]

[X월 X일. 얼른 돌아가 BOOM 하고 싶은 날씨.]

[참여자 : 일레그, 트ㄹ]

타이핑을 치던 일레그의 손이 멈추었다.

일레그

··· ···.

일레그는 신경질적으로 버튼을 연타해 작성 중이던 내용을 지웠다.

[참여자 : 일레그]

일레그

흐아아···.

에테르

뭐가 잘 안 되나 보네.

일레그

에테르 씨?

에테르

한 번 봐도 될까?

에테르가 일레그 곁에 앉았다.

에테르

일렉트릭 쇼크, 연구 일지.

에테르

흐암~ 일레그는 성실하네. 연구일지 하루도 빠짐없이 꼬박꼬박 작성하고.

에테르

나 같으면 귀찮아서 중간에 그만뒀을 텐데.

일레그

히히, 해야 할 일이니까 해야져.

에테르

해야 할 일이니까 해야 한다. 그래, 맞는 말이지.

에테르

그런데, 일레그.

에테르가 일레그의 태블릿에 무언갈 적었다.

[참여자 : 일레그, 트로니]

에테르

네가 해야 할 일. 정말 다 하고 있는 거지?

일레그

그, 그게여···.

일레그

트로니 씨는 잠깐 휴식이 필요한 것뿐이에여.

일레그

금방 돌아와서 저랑 같이 연구에 매진할 거니까···.

에테르

그래?

에테르

트로니가 방에 틀어박혀 지낸 게, 벌써 몇 년은 더 된 걸로 아는데.

에테르

내가 잘못 알고 있는 건가?

일레그

··· ···.

에테르

흐암~ 나야 뭐. 트로니가 연구실에 나오든 말든 상관없어.

에테르

그렇다고 내 일이 줄어드는 건 아니잖아?

에테르

문제는 그거겠지.

에테르

모두가 나처럼 참을성이 많은 건 아니라는 것.

에테르

일레그, 이번 주까지래.

일레그

···녜?

에테르

저기~ 저 높은 사람들이 더는 못 기다리겠다네.

에테르

트로니한테 전해줘.

에테르

그 방에 계속 틀어박혀 있을 건지. 다시 방주를 위해 일할 건지.

에테르

이번 주 내로 정하라고.

에테르

그 정도는 해줄 수 있지?

일레그

··· ···.

일레그

만약에, 진짜 만약의 이야기인데여.

일레그

트로니 씨가 밖으로 나오길 거부한다면··· 어떻게 되나여···?

에테르

음~ 다시 방주를 위해 일하게끔, 어떻게든 하겠지?

에테르

기억을 소거한다든가~ 그것도 잘 안 되면~

에테르

다른 방식으로 실험실에서 계속 일하게 만들든가~

에테르

윗분들은 방주를 위해서라면 뭐든 하는 분들이잖아?

일레그

···알겠어여.

일레그

트로니 씨한테 그렇게 전해드릴게여.

에테르

아··· 맞다. 깜박할 뻔했네.

에테르

넌 알고 있지?

에테르

너희가 컨버터를 만든 이후에 단 한 번도 일어나지 않았던 정전이, 올해 들어 벌써 여섯 번이나 발생한 거.

에테르

규모가 작아서 아직 시민들한테 이 소식이 퍼지진 않았는데.

에테르

괜한 혼란이 일어나기 전에, 빨리 원인을 찾아서 해결해 놓으래.

에테르

그것도 기한은 이번 주까지.

에테르

흐암~ 그럼 수고해.

에테르가 떠나고, 일레그는 태블릿에 적힌 글자를 오래도록 바라보았다.

[참여자 : 일레그, 트로니]

일레그

흐아아···.

초조한 듯, 일레그가 복도를 서성인다.

일레그

할 수 있다. 할 수 있다. 할 수 있다. 할 수 있다.

일레그

아니져, 오늘은 어떻게든 해내야만 해여.

일레그

해내야만 한다고여··· 트로니 씨···.

스스로에게 다짐하듯 중얼거리던 일레그가 멈춰 섰다.

일레그가 멈춰 선 곳은 언제나처럼 트로니의 방문 앞이었다.

뿅-! 뿅-!

문 뒤편에선 게임 효과음이 들려왔다.

일레그

··· ···.

일레그는 한 번 심호흡한 뒤, 노크했다.

일레그

트로니 씨, 저 왔어여.

뿅-! 뿅-!

일레그

잠은 좀 주무셨나여?

일레그

또 게임한다고 밤 새신 건 아니져?

뿅-! 뿅-!

일레그

오늘도 퍼펙트랑 에너지 음료로 끼니 때우셨져?

일레그

맨날 퍼펙트랑 에너지 음료만 마시지 말고 밖에 나오셔서···.

일레그

저랑 같이···.

일레그

녜, 같이 식사라도 해여.

뿅-! 뿅-!

일레그

아니면 BOOM이라도.

일레그

다른 게임이라도 상관없으니까.

일레그

트로니 씨가 원하는 거라면 뭐든 같이 해드릴 테니까.

일레그

이만 밖에 나오세여.

뿅-! 뿅-!

일레그

트로니 씨.

뿅-! 뿅-!

일레그

트로니 씨···.

뿅-! 뿅-!

일레그

트로니 씨!

일레그의 외침에 방 안에서 들리던 전자음이 멈췄다.

일레그

이번 주까지에여···.

일레그

이번 주 내로 트로니 씨가 밖에 나오지 않으면···.

일레그

트로니 씨의 기억을 소거할 거래여···.

일레그

그러니···.

일레그

그러니까, 제발···.

일레그

···밖으로 나와주세여.

트로니

···일레그, 이제 그만해도 돼.

일레그

트로니 씨···?

일레그

방금 제 말 못 들으셨나여?

일레그

트로니 씨의 기억이 전부 소거된다고여···.

트로니

···난 괜찮아.

일레그

녜?

일레그

괜찮다고여?

뿅-! 뿅-!

일레그와 트로니의 대화는 더 이상 이어지지 않은 채 끝났다.

[SCENE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