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VBOOMS DAY09 / 15
BOOMS DAY
한 발 나아갈 때 : A
[SCENE START]
니케가 된 트로니는 [일렉트릭 쇼크] 스쿼드에 들어가게 되었다.
그런 트로니에게 주어진 임무는 하나였다.
방주의 전력 문제를 해결해라!
요새 방주에 정전이 자주 일어나서, 그거 해결해달라네여.
혹시나 전력 부족으로 [이터널 스카이]가 꺼지기라도 하면···.
녜, 그다지 좋지 않을 테니까여.
응, 잘 알고 있어.
···안 좋은 기억을 떠올리게 했다면, 죄송해여.
트로니 씨, 오늘부터 BOOM 할 시간도 없이 많이 바빠질 텐데 괜찮겠나여?
[이터널 스카이]가··· 앞으로도 방주의 하늘로 남아 있을 수만 있다면···.
바쁜 건 상관없어.
그런가여.
흠흠, 그럼 바로 연구 준비부터 시작하시져.
트로니 씨, 앞으로 잘 부탁해여.
잘, 부탁해?
히히. 인사는 원만한 대인관계의 기초, 아니었나여?
일레그는 등 뒤로 책 한 권을 숨기며 웃었다.
[대인관계, 이렇게 시작해라!]라고 적힌 책이었다.
연구 준비는 마쳤나여?
응···.
··· ···.
···자, 잘 부탁해.
히히히. 저도 잘 부탁해여.
그럼 시작해 볼까여?
응··· 회로 설계 관련해서는 맡겨줘.
자, 자신 있는··· 분야니까···.
에이~ 트로니 씨.
전기전자공학 분야에서 트로니 씨가 최고란 건 이미 알고 있다고여.
최, 최고라니···.
으으···.
트로니가 황급히 무릎에 얼굴을 파묻었다.
그런 트로니의 등은 미세하게 떨렸다.
트로니 씨?! 제가 무슨 말실수라도 했나여?
최, 최고··· 헤헤.
음··· 트로니 씨는 칭찬에 약한 타입이다. 기억해 둬야겠네여.
[일렉트릭 쇼크, 연구 일지.]
[X월 X일. 집에서 BOOM 하기 좋은 날씨.]
[참여자 : 일레그, 트로니]
[컨버터 개발 시작.]
파직-! 파지직-!
뭔가 잘못된 것 같져?
응, 그런 것···.
펑-!
···같네.
흠.
이번엔 뭐가 문제였을까여?
내, 내가 계산 실수라도 했나···?
분명 여러 번 계산했는데···.
···한 번만.
한 번만 다시 해 보자.
[일렉트릭 쇼크, 연구 일지.]
[X월 X일. 연구실에서 BOOM 하고 싶은 날씨.]
[참여자 : 일레그, 트로니]
[컨버터 개발 도중 차질 발생.]
으으··· 다녀왔어여···.
그··· 괜찮았어?
아녀. 인터뷰는 아무리 많이 해도 익숙해지지 않네여.
왜 제가 미실리스사 홍보를 해야 하는 건지···.
···고생했네.
다음엔 트로니 씨도 같이 찍져.
··· ···.
트로니 씨?
웁··· 잠깐 상상만 했는데도 울렁거려···.
사람들 앞에 나서야 한다니··· 난, 못해···.
내가 영상에 나오는 순간, 미실리스사 주가는 바닥을 치고···.
슈엔 님은 나를 치겠지···.
일레그, 지금까지 함께해서 영광이었어···.
유언장 제427차 개정판은 컴퓨터에 입력해 뒀으니···.
자, 잠깐만여! 트로니 씨, 너무 멀리 갔어여. 멀리 갔다고여!
그보다 유언장은 언제 그리 많이 쓴 거에여···.
슈엔 님 만날 때마다···?
···그, 그랬나여. 암튼 그럴 일은 없을 테니, 너무 걱정 마여.
그보다 오늘 연구는 어땠나여? 혼자 하느라 힘들진 않았나여?
힘들진 않았는데···.
변전소로 흘러들어오는 전력량 측정하는 거 있잖아···.
기계가 고장 났는지, 자꾸만 측정할 수 없다고 나와서···.
녜? 어제까지만 해도 잘 작동하지 않았나여?
흠, 이상하네여.
내일 한 번 동력원에 문제 있는 건 아닌지 확인해 볼게.
녜? 동력원이 어디에 있는지 알고 계시나여?
응, 뭐···. 전력 역추적해서 근원지를 찾으면 되는 거니까··· 어렵진 않아···.
그런 건 트로니 씨나 할 수 있는 거잖아여···.
읭? 전력 역추적? 방금 전력 역추적했다고 했어여?
그거 불법이잖아여! 저 몰래 언제 그런 걸 한 거예여!
일레그, 뒷일은 잘 부탁해.
녜?
인사는 원만한 대인관계의 기초라고···.
이럴 때 쓰는 말 아니거든여!
[일렉트릭 쇼크, 연구 일지.]
[X월 X일. 맑음.]
[참여자 : 트로니.]
[방주 동력원에서 생산되는 전력량 측정 중 오류 발생.]
[방주 동력원, 직접 확인해 볼 예정.]
[일레그 불참으로 트로니 대신 작성.]
변전소로 흘러들어오는 전력량 측정 결과.
방주 내에 정전이 일어나는 이유는,
방주 동력원에서 생산되는 전력량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방주 전체 인프라에 공급하고도 남을 정도로 넘쳐나서, 과부하를 일으킨 거였다.
따라서, 컨버터는 전력량을 키우는 게 아니라.
방주 동력원에서 만들어내는 전력을 손실시키는 쪽으로 개발했다.
일단 연구 일지에는 이렇게 기록해 둘게여.
··· ···.
···응.
그래서 트로니 씨, 방주의 동력원은 뭐였어여?
··· ···.
···별 거 없었어. 그냥 평범한 발전기였어.
녜? 별 거 없다녀. 무려 무한한 에너지를 생산해 내는 발전기라고여!
말로만 듣던, 무한동력을 저희가 찾을 수도 있는 거예여!
아니져! 무한동력을 만들 수 있는 기술력이 방주 어딘가에 숨겨져 있다는 건데! 궁금하지 않나여?!
왜 지금껏 숨겨져 있던 건지?
진실이 뭔지? 저희가 모르는 게 뭔지 말이에여!
···일레그, 나 피곤해.
히히, 그렇겠져. 컨버터 만드는 동안 고생 많이 하셨어여.
저희가 방주에 정전이 일어나는 걸 막은 거니까 기뻐하셔도 돼여! 히히히.
그럼 오늘은 들어가서 쉬세여.
[일렉트릭 쇼크, 연구 일지.]
[X월 X일. 연구실에서 BOOM 하고 싶은 날씨.]
[참여자 : 일레그, 트로니]
[컨버터 개발 완료.]
···트로니 씨.
[일렉트릭 쇼크, 연구 일지.]
[X월 X일.]
[참여자 : 일레그]
[컨버터 개발 후, 트로니 연구 불참 중.]
방주에 오랫동안 전력을 공급해 온 동력원의 정체를 알게 된 날.
트로니는 엄청난 공포를 느꼈다.
동시에 그런 생각이 들었다.
진실은 가려져 있는 편이 낫다. 사람들은 진실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
트로니는 결심했다.
공포와 진실.
두 가지 모두 자신이 떠안겠다고.
··· ···.
모니터를 바라보던 트로니의 손에서 툭 하고 패드가 떨어졌다.
모든 소리를 차단하겠다는 듯.
세상에서 자기를 뚝 떼어내겠다는 듯.
트로니는 쪼그려 앉은 채, 무릎에 얼굴을 파묻었다.
그런 트로니의 몸이 들썩였다.
트로니의 소매는 조금씩, 축축하게 젖어갔다.
그때, 복도에서 발소리가 들렸다.
트로니 씨. 저 왔어여.
일레그···?
[SCENE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