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VNEW YEAR, NEW SWORD12 / 15
NEW YEAR, NEW SWORD
붉게 만개한 꽃처럼 : B
[SCENE START]
몇 시간 전.
또각- 또각-
··· ···.
장화는 지휘관 실을 향해 걸었다.
그리고 그녀들의 지휘관과 나누었던 이야기를 떠올렸다.
··· ···.
따로 남기시길래 하실 말씀이 있는 줄 알았는데, 아니었나요?
그게···.
··· ···.
음~ 말하기 곤란하신 일이면 말씀 안하셔도···.
얼마나!
살아남을 생각이야?
예?
이, 이번 임무에서 얼마나 살아남을 수 있을 거 같냐고.
와, 중위님은 저희한테 영~ 관심 없는 줄 알았는데.
이런 것도 물어볼 수 있는 사람이었군요?
자, 장난치지 말고, 똑바로 말해.
얼마나··· 살아남을 거 같아?
···아까 말씀드렸듯, 상황은 최악이에요.
임무 인원은 6명 밖에 되지 않은데, 그중 절반 정도도 이미 한계에 다다랐어요.
와중에 주신 임무는 지금과는 비교도 안될 정도로 어려운 임무고요.
···그렇지.
하지만 그렇다고 얌전히 죽어줄 수는 없는 거잖아요~?
어떻게 해서든 최대한 전부 살아남아 봐야죠.
전부?
예. 장담할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어떻게 하면 되지 않을···.
하하. 전부···.
흐흐··· 전부··· 전부라고?
중위님?
쾅-!
그놈의 전부, 전부, 전부!!
!!
···중위님.
하하! 그래. 또 이렇게 말할 줄 알았지.
어차피 한 명만 빼곤 죄다 죽을걸 최선을 다하니 뭐니···!
한 명이요?
!!
한 명만 빼고 다 죽어요?
누가요.
··· ···.
저희가요?
··· ···.
저희가 다 죽을 거라고 말씀하신 거죠? 지금.
설마··· 그래서 보급을 못 받고 있는 건가요?
··· ···.
중위님!
에이··· 몰라! 그래, 다 죽을 거야!
그래서 지원을 못 받는 거야. 알겠어?
너희들이 아무리 아등바등 임무를 계속 성공시켜도.
마지막 한 명이 남을 때까지 지원이고 뭐고 없을 거라고!
왜요?
저희가··· 양산형 니케들이라서요?
양산형?
하하! 차라리 평범한 양산형이었다면 나았겠지.
근접형 니케니 뭐니,
프로토 타입은 그냥 프로토 타입인 걸 그걸 따라 하겠다고 해서 이렇게 된 거 아니야!
저희는 성과를 냈잖아요.
이대로면 실용성이 있을 거라고··· 정식 스쿼드가 될지도 모른다고, 그때···!
그럼 뭘 해. 비효율적인걸.
전투에 나갈 때마다 부서지고 망가지고.
사고 전환율은 좀 많아? 랩쳐를 가까이서 보니까 정신이 더 빨리 망가져버린다며.
그렇게 유지 보수 비용이 많이 드는 걸 어떻게 양산형으로 만들어.
차라리 특수 개체 하나를 제대로 만들고 말지.
유지 보수 비용이 많이 들어서···? 특수 개체 하나···?
!!
설마 한 명만 남겨서 새로운 페어리 테일 타입 니케로 만들 생각인 건가요?
···그래.
남은 한 명은 페어리 테일 바디를 받게 될 거야. 그래서 남겨두는 거고.
··· ···.
그래서 점점 어려운 임무가 주어지는 것이었군요.
가장 오래 살아남은 하나를··· 선별해 내기 위해.
···이해가 빠르네.
··· ···.
이번 임무, 저희는 안 할 겁니다.
뭐?
안 할 거예요.
그럼 최후의 1인이 나타나지 않을 테니 모두가 살아남을 수 있잖아요.
이건 또 뭔 소리야. 그게 될 것 같아?
저희가 안 한다는 데 안될 것이 뭐가 있나요.
이, 임무를 거부하는 양산형 니케라니,
그런 게 온전히 살아 있을 수 있을 것 같아?
사고 전환이 왔다고 판단할걸?
!!
저, 전부 다 처분이라도 당하고 싶으면 그렇게 해보던가!
아, 뭐··· 그래도 최고의 한 명은 골라내야 할 테니까.
지금까지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든 뭘 하든,
한 명은 살아남겠네.
··· ···.
그러니까 이상한 생각하지 말고.
어차피 네가 가장 강하니까, 너 혼자 살아남을 거 아니야!
그럼 얌전히 너 혼자 살아나오면 될 것이지.
뭘 또 그렇게 다 살리려 드는 거야, 어?
동생 때문에 그래?
이런 시대에 가족이고 뭐고 다 무슨 소용이야.
애초에 니케가 돼서 같은 피도 안 흐를 텐데 무슨 동생이라고···!
다 경쟁자인 거지.
···경쟁자.
아, 이제 좀 끝내자.
난 도대체 무슨 죄냐.
너네 지휘관이 되면 좋은 곳에서 평생 안전하게 살 수 있게 해준다고 해서 왔는데!
왜 자꾸 일을 질질 끌어서 사람을 전쟁터에서 살게 만들어!
··· ···.
너. 내 말 잘 알아들어.
네가 살아남고 싶으면 다 죽어야 해.
너흰 그러려고 만들어진 스쿼드야. 그게 정해진 끝이라고.
그러니까 좀, 전부 다 같이 살겠다느니 하는 것 좀 그만해.
그래야 이 지긋지긋한 전쟁터 생활이 끝난다고!
너도 빨리 끝내고 싶지 않아?
지원받고 싶다며.
좋은 밥 먹고 쉬고 싶다며.
이참에 정리하고 우리 돌아가자.
응? 그럼 너도 좋고 나도 좋은 거잖아.
우리 둘만 좋겠어?
쟤들도 이왕 갈 거면, 고생 덜하고 가는 게 더 마음 편하지 않을까?
··· ···.
장화는 생각했다.
과연 남은 1명이라고, 온전히 살아남을 수 있을까?
애초에 우리에게 영원을 줄 생각이 없었는데.
최후의 1인 만이 살아남아, 마침내 피어오른다 해도.
온전한 그릇에 그것의 정수만을 뽑아 옮겨 심으려 하지 않을까?
온갖 전투로 인해 망가진 몸과 정신을 온전히 되돌릴 수 있는 방법은 없을 테니까.
온전한 적합자에게 우리가 얻게 된 힘과 경험을 주고 싶겠지.
그럼 남은 한 명 조차, 뜯어먹힐 대로 뜯어 먹혀 데이터만 남기고 사라질 거다.
성공하면 할수록,
그들의 관심을 충족시켜주면 줄수록.
더 많은 고통을 받고 견디다 죽을 뿐일 것이다.
그것이 그들이 정한 우리의 [끝]이었을 테니까.
···그렇죠. 맞아요.
영원한 것은 없죠.
그리고 생각했다.
성공이 죽음의 원인이라면, [실패]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
우리에게서 그들의 기대를 없애줄,
가장 [완벽한 실패]를 위해··· 어떤 걸 해야만 하지?
그렇지? 너도 그렇게 생각하지?
잘 생각했어. 그래~ 우리라도 살아남아야지!
··· ···.
그 순간, 장화의 안에서 수많은 저울이 움직였다.
그리고 그녀는 결정했다.
무엇을 지키고.
무엇을 버릴지.
··· ···.
장화는 문 앞에 섰다.
똑똑-
중위님. 장화예요.
잠깐만 시간을 내어주실 수 있을까요?
긴히 할 이야기가 있어서요.
홍련은 달렸다.
아무리 빠르게 달린다 한들, 니케는 호흡이 가빠져 올 일이 없건만,
이상하게도 그때의 홍련은 숨이 목 끝까지 차오르는 기분이었다.
불안한 마음이, 초조한 마음이. 자꾸만 가슴을 짓눌러 왔다.
혹시라도··· 만약에라도 언니가 돌이킬 수 없는 선을 넘어가버린다면.
막을 수 없는 곳에 가버린다면.
그땐 어떻게 해야 하지?
제발··· 언니···!
그러나 도착한 그곳엔, 장화가 홀로 서 있었다.
벽과 천장이 모두 무너지고, 사방이 붉게 변한 그곳에서.
!!
왔구나.
[인간]의 피를 묻힌 채.
[SCENE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