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VRED ASH14 / 28
RED ASH
뒤돌아 걷다 : B
[SCENE START]
상황 종료.
흥. 기습이 아니면 뭣도 아닌 게.
그럼 이제 엘리베이터를 타고 우주로 가볼까?
좋아. 가보자고.
안에 뭐가 있을지 몰라. 다들 마음 단단히 먹어.
지휘관. 우주복은 문제없죠?
그래. 우주복 입을 생각에 어제부터 설레서 잠을 못 잤다.
후후. 그럼 가요.
음···?
엇 눈부셔.
우리의 작전을 햇빛마저 환영해 주는구만.
너무 촌스러운 표현 아닌가요 그거.
자 봐라 스노우. 동방은 저렇게 붉게 타오르고 있···.
··· ···.
···왜 그래요?
다들. 저거 봐.
저거 뭔 것 같아?
모두의 시선이 레드 후드가 가리킨 곳으로 이동한다.
거리가 멀어 잘 보이진 않았지만, 그 실루엣은 분명하게 보였다.
태양을 등지고 공중에 떠 있는 사람의 실루엣이.
··· ···.
사람··· 같은데요?
신종 데코이 일까요? 제공권은 포기했다더니 생각이 바뀐 모양이에요.
데코이치곤 너무 형태가 개성적이지 않나?
어? 움직였어요.
몸에서 뭔가 빠져나오고 있네요. 분열··· 일까요···?
헉···! 몸에서 빠져나오고··· 분열···! 하악 하악!
···라푼젤. 괜찮아요?
···내 죄다 내 죄야.
나도 봐. 누구 망원경 없어?
핸드폰 줌 기능으로 보면 되지 않을까요?
역시 스노우 화이트. 기계의 스페셜리스트야.
···지휘관이 너무 활용을 못 하는 것 같은데요.
지휘관은 핸드폰의 카메라로 실루엣을 바라보았다.
데코이··· 는 아닌 것 같은데.
···음?
··· ···.
신데렐라다.
···어?
전달받았던 자료에서 본 얼굴과 똑같아.
···유리 구두도 있군. 그런데 뭔가 눈 색이···.
···!!
···!!
전원! 엄폐!
저격 준비!
···!!
하늘에서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아니, 그렇게 착각할 정도로 수많은 빛줄기가 쏟아졌다.
푸른색으로 빛나는 빔 줄기는 하늘을 가득 채울 듯한 기세로 일행에게 쏟아져내리기 시작했다.
뭐, 뭐야 이거! 이거 다 빔이야!?
회피 불가능! 라푼젤!
예, 예!
라푼젤이 만들어낸 황금색 링이 일행의 머리 위에 떠올랐다.
하늘에서 내려온 수많은 빔들이 왜곡되며 사방으로 퍼져나갔다.
또 옵니다!
뭐!? 또!?
마, 막아볼게요!
레드 후드! 떨어뜨려!
오케이! 내가 잡는다!
또다시 쏟아지는 빛의 비. 라푼젤의 디스토션 링이 빛을 왜곡시킨다.
레드 후드는 빠르게 사격 자세를 잡고, 신데렐라를 향해 탄환을 발사했다.
신데렐라의 주위에 있던 넷의 부유체가 한곳으로 모여든다.
원통형으로 조합된 부유체의 중심으로 레드 후드의 탄환이 날아들었고.
탄환은 원통 안에서 수없이 반사되다 다시 레드 후드에게로 날아갔다.
!! 반사!?
콰앙-!!
큰 흙먼지와 함께 레드 후드가 튕겨져 나갔다.
커흑!
레드 후드!
빔 병기! 또 옵니다!
이게 무슨···! 저 정도 규모를 단독으로 운용할 수 있을 리가···!
디스토션 링 생성 불가! 출력이 나오지 않아요!
내가 베겠네!
헛소리하지 말고 다들 꽉 잡아!
지휘관은 코와 입을 막아주세요!
릴리바이스가 모두를 둘러업고 달리기 시작했다.
히잇···! 너, 너무 빨···!
수, 숨이···!
참아! 이대로 퇴각할 거야!
퇴각이라니 무슨···!
못 이겨!
개소리하지 마! 난 여기서···!
죽으려면 이기고 죽어! 진 채로 죽으면 창피하니까!
나한텐···! 시간이···!
··· ···.
만전 상태인 갓데스 스쿼드 및 양산형 니케 100기 이상, 대량의 장거리 무기가 투입된 퀸 제거 작전은 실패.
궤도 엘리베이터 인근의 랩쳐 병력은 기존 대비 400% 더 상승한다.
현존하는 그 어떤 수단으로도 궤도 엘리베이터를 공략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결론 내린 인류연합군은.
지하에 건조 중인 초거대 도시 [방주]로 인류를 이동시키기로 결정한다.
인류는 랩쳐에게 패배했다.
··· ···.
··· ···.
··· ···.
··· ···.
···릴리스 언니는요?
오버히트가 심하게 와서 정비 중이다. 한동안은 손가락 하나 까딱하지 못할 거라더군.
···예.
앞으로는 어떻게 되는 거죠?
인류는 지하로 도망갈 거다. 세계는 이제 랩쳐의 것이 되겠지.
···인류는 멸망했군요.
딱히 그렇지는 않아. 들리는 얘기로, 방주는 완벽에 가까운 거주공간이라 하더군.
좁다는 것만 빼면 말이지.
우리는 어떻게 하나요?
이주를 돕는다.
그다음에는요?
방주로 들어가 반격을 준비해야겠지.
···그렇군요.
··· ···.
그래. 그럼 난 여기까지 할게.
···예?
이제 한계거든.
아마 며칠 안 남았을 거야.
어쩌면 오늘일지도 모르지.
무, 무슨 소리예요? 끄, 끝까지 우리랑 같이 있는다고 했잖아요.
미안하다, 꼬마. 거짓말했어.
···!!
죽는 건 고향에서. 이미 오래전부터 그렇게 정했어.
원래는 너희들과 같이 싸우다가 죽을 생각이었는데.
도망쳐서 살아버렸네.
그러니 난 갈 거야.
모, 못 가요.
못 가요! 안 보낼 거예요!
···스노우.
··· ···.
내 말 잘 들어.
늑대는 우물 밑에서 죽어야 해.
사람에겐 죽을 장소가 정해져 있다는 얘기야.
이곳은 내가 죽을 장소가 아니야.
거짓말하지 마세요.
레드 후드도 여기 남고 싶잖아요.
여, 여기 좋아하잖아요.
같이 싸우다 죽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할 정도였잖아요.
··· ···.
그래. 그런 건 다 둘러대는 말이지.
솔직히 말할게.
침식은.
직접적으로 감염자를 죽이지 않아.
남이 나를 죽여야 끝나.
내가 여기 계속 남아있으면, 언젠가 침식이 완전 발현될 거고.
그땐 결정을 해야 해.
···그때가 왔을 때.
너희.
나 쏠 수 있어?
··· ···.
나 쏠 수 있냐고.
쏘, 쏠 수 있···!
안 울면서 쏠 수 있어?
못 하잖아.
이 바보같이 사람 좋은 녀석들아.
그리고 내가 마지막으로 보게 될 게.
너희가 우는 모습일 텐데.
나한테 그걸 보라고?
그걸 보고 죽으라고?
난 못 봐. 절대 싫어.
그러니 갈 거야.
가서··· 조용히 죽을 거야.
···그래.
지휘관!
네 결정이라면 말리지 않겠다.
그동안 고생 많았다.
대장도. 다들 고생 많았어.
도로시. 스노우 화이트를 잡아.
··· ···.
놔, 놔줘요 도로시! 이거 놔요!!
···꼬마.
우리 귀여운 스노우.
잘 지내. 즐거웠다.
레드 후드! 가지 마요!
여기에 있어요! 예!?
내, 내가 쏠게요! 내가 쏘면 되잖아요!
아, 안 울 수 있어요! 표정 하나 안 바꾸고 쏠 수 있어요!
그러니까 가지 마요! 가지 말라고!!
레드 후드는 말없이 등 돌린 채 걸어갔다.
으윽···!
으으윽···!
진짜 갈 거예요···?
나 놔두고 갈 거예요?
진짜 가요···?
레드 후드는 계속 걸어갔다.
으···!
이익···!
그래! 가!
가! 가버려! 가서 혼자 외롭게 죽어!
난 안 울 거야! 네가 죽었다고 해도 안 울 거야!
나쁜 놈! 거짓말쟁이! 진짜 싫어!
진짜 싫다고!!
레드 후드는 사라졌다.
···!!
레드··· 후드···!
으··· 가지··· 마요···.
가지 마···.
RED ASH : To be Continued
[SCENE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