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VRED ASH18 / 28
RED ASH
긍지 높은 추억 : B
[SCENE START]
부우우우--
군용 차량이 황무지를 계속 달리고 있다.
이봐. 마음씨 좋은 아저씨.
오스왈드입니다.
그래. 오스왈드.
이런 때에 히치하이킹하는 사람을 텁썩 태워주다니, 너무 경계심이 없는 거 아냐?
제가 할 말입니다. 이런 때에 히치하이킹이라니 겁이 너무 없군요.
너 말이야. 함부로 모르는 사람을 태우면···.
레드 후드는 품에서 권총을 꺼내들었다.
··· ···.
이런 꼴을 당할지도 모른다고.
명심하죠.
레드 후드는 권총을 오스왈드에게 건넸다.
??
혹시 내 상태가 좀 이상하다 싶으면 바로 쏴.
목소리가 바뀐다거나, 눈이 시뻘게진다거나 하면 말이야.
니케 자결용 권총이니까, 너도 쏠 수 있어.
무서운 소릴 하시는군요.
더 무서운 꼴 보기 전에, 그렇게 한다고 약속해.
···그러죠.
오스왈드는 레드 후드의 권총을 받았다.
그래서, 어디쯤에서 내려주면 됩니까?
레드 후드.
··· ···.
날 알고 있었구만?
예.
너 누구야? 날 어떻게 알아?
혼자서 군용 차량을 몰고, 목적지가 방주인 사람입니다.
인류연합군의 높으신 분인가 보네.
이제는 중앙 정부죠.
침식 치료제는 아직 안 나왔어? 중앙 정부의 높으신 분이니 뭐라도 알 것 아냐.
V.T.C.와 라푼젤 님이 계속 연구 중입니다만, 뾰족한 수단은 아직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침식 초기일 경우, 콜드 슬립으로 정지할 수 있다는 것 정도뿐이죠.
···초기라고 하면, 얼마만큼 초기야?
3시간 정도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허이구. 꿈도 못 꾸겠네.
레드 후드는 오스왈드가 준 진통제를 입에 털어 넣었다.
살아계셨군요.
두 달 전에 침식 때문에 처분 당했다고 보고를 받았습니다만.
특이 체질인가봐. 아직까지 정신이 멀쩡한 것 보니.
그런것 같군요.
가서 이를 거야?
생각 중입니다.
아, 제 질문 몇 가지에 답변해 주시면 이르지 않겠습니다.
그러지 뭐.
대신 갑자기 나 잠들어 버릴지도 모르니까, 그건 감안해 줘.
예.
왜 갓데스 스쿼드로 돌아가지 않았습니까? 두 달 동안이나.
길을 가다가 쓰러졌거든. 깨어난 건 3일 전이던가.
그럼 이제 돌아가실 겁니까?
아니.
나 지금 방아쇠 하나 제대로 못 당겨.
당기려고 하면, 침식이 엄청 악화돼.
악화된다는 건 어떤 거죠? 몸이 아픈 겁니까?
그게, 사람을 쏘고 싶어지더라고.
··· ···.
그래서 못 돌아가.
반겨줄 텐데요.
나 그 녀석들을 버리고 왔거든.
못 가. 그래서.
그럼 어디로 가십니까.
고향으로.
왜죠?
··· ···.
무서워서. 동료들이 무서워서.
보복이라도 한답니까? 뭐라고 하고 나오셨길래 그렇죠?
그게 아니야.
···녀석들이 슬퍼하는 걸 보고 싶지 않아.
돌아가 봤자, 옆에 있어봤자.
난 죽을 테니까. 녀석들한테.
그게 무서워서.
그래서 외롭게 죽는 걸 선택한 겁니까.
나만 괴로운 게 나아.
그렇군요.
레드 후드는 갑자기 피곤함을 느꼈다.
진통제의 영향인가, 아니면 수명의 끝이 다가오는 것인가.
레드 후드는 좌석에 몸을 깊숙이 묻고, 호흡을 가다듬었다.
아··· 피곤하다···.
··· ···.
갓데스 스쿼드는 진짜 멋지죠.
···응?
첫 데뷔전은 아직까지 잊을 수 없습니다.
모든 멤버가 모여서 처음 나간 작전은 굉장했죠.
갑자기 무슨 소리야?
갓데스 스쿼드를 실제로 만나는 게 쉬운 일이 아닙니다.
열성 팬의 혼잣말이라고 생각해 주십시오.
··· ···.
뭐··· 맘대로 해.
그럼 데뷔전 얘기로 돌아가서.
강습으로 등장한 후, 대형 랩쳐 넷을 단숨에 쓰러뜨렸죠.
무슨 짓을 해도 이길 수 없었던 랩쳐를, 아무렇지도 않게 다 쓰러뜨렸어요.
랩쳐한테 이길 수 있다. 라는 희망을 심어줬어요.
그리고 민가 방어전.
지금부터 이곳에 죽음은 발을 들이지 못한다. 이거 진짜 끝내줬거든요.
하하··· 대장이··· 한··· 말이었지···.
단신으로 요새 하나를 초토화시키고.
릴리··· 스···.
숲에서 랩쳐들을 농락하다 모조리 수장시키고.
도로시··· 대단··· 했지···.
민간인 50명을 호위하면서, 단 한 명의 사상자도 내지 않고 탈출도 했었죠.
그래··· 홍련도··· 끝내주··· 지···.
그리고 그거. 지평선의 하얀 사신. 저 진짜 그게 성공할 줄은 몰랐어요.
스노우가··· 한다면··· 한다고···.
8km였나요? 저격전을 주고받은 거리가.
그럴··· 걸···.
그때 기분이 어땠나요?
그냥··· 별거··· 없었어···.
저거 못 잡으면··· 동료들이 죽을··· 것 같았거든···.
역시.
갓데스는 정말 대단해요.
그리고 또 스타라이트 브릿지에서도···.
레드 후드는 오스왈드의 들뜬 목소리를 들으며 잠에 빠져들었다.
어쩐지 지금은.
기분 좋게 잠들 수 있을 것 같았다.
[SCENE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