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VSTAR ANIS08 / 28
STAR ANIS
울리는 전화벨
[SCENE START]
차트인! 차트인 했어!
마이너 차트 98위지만 말이야.
야! 98위가 우스워?
어디 보자··· 메이저 차트가 50위까지고, 마이너 차트가 100위까지라고 했으니까···.
많고 많은 아이돌 중 우리가 148번째라는 거 아냐!
··· ···.
그러네. 그렇게 생각하니 우리 엄청 대단하네.
흐헤헤! 대단해 대단해!
기다려라 요요···! 내가 곧 죽이러 간다···!
죽이지 마.
···후우.
아니! 이렇게 좋은 날 뭘 그렇게 한숨을 쉬어요?
한숨이 아니라, 안도의 한숨이야.
그래서, 뭐 어디 좋은 소식 같은 거 없어요?
듣고 놀라지 마.
고정 공연 요청이 다섯 군데나 들어왔어. 협의 중인 곳이 세 군데 더 있고.
···와.
···진짜요?
오, 오리지널 곡 굉장해.
오리지널 곡 [All Eyes On Me]로 활동을 시작한 T.T. STAR는 순조롭게 마이너 차트 TOP 100에 진입.
아이돌 팬들에게도 노출되기 시작했고 아이돌 카페에서도 관련 글들이 올라온다.
아주 조금이지만, T.T. STAR는 그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쳇.
아드님이 차근차근 해나가고 있는 걸 보고 기뻐하실 줄 알았는데요.
또 선을 넘으려고 하는군. 한 번만 더 아드님이니 어쩌니 해봐. 어떻게 될지 나도 궁금하니까.
그래서, 선전포고는 잘했나?
예. 잘했어요.
···솔직히 굳이 인사를 하러 갈 필요까지 있나 싶었는데.
사장님 말을 듣길 잘했어요.
여전히 시궁창을 기는 모습을 보니 기분이··· 좋더군요. 상상 이상으로.
위험을 감수할 가치는 차고도 넘쳤어요.
그렇다니까. 타인의 괴로움은 내 즐거움이니까.
그럼, 옛날 일에 대한 건 어떻게 됐어.
그것도 잘 해결했어요.
···예상대로, 조금 긁어주니 바로 반응하더라고요.
언론에 뿌리는 짓 같은 건 절대 안 해요.
실력으로 밟는다고, 푸후! 아, 실례. 실력으로만 밟는다고 호언장담하더라고요.
단순한 바보니, 그렇게 할 거고요. 안전해요.
아주 철석같이 믿는군.
···뭐, 여러 가지 의미로 믿고 있기는 하죠.
지금 하는 꼴을 봐선 금방 자멸할 게 뻔하지만요.
여기저기서 닥치는 대로 얼굴을 팔고 다니더라고요?
바보같이, 이미지가 흔해져서 좋을 게 없을 텐데.
아니. 제대로 된 판단이야.
그것들처럼 아무것도 없는 것들은 가능한 한 얼굴을 많이 비추는 게 답이다.
괜히 쥐뿔도 없으면서 콧대만 내세워봤자 고꾸라지기만 할 뿐이야.
너처럼 처음부터 힘이 실리는 케이스가 아니면 신비주의는 아무런 소용이 없어.
정확히는 너 같은 경우는 신비주의가 아니면 안 된다겠지만.
학교 폭력의 주범이었다느니 이런 말이 나오면 곤란하잖아.
잘 해결된 거 맞겠지? 재 뿌리면 너라도 가만 안 둬.
요요가 품에서 작은 기계를 꺼내 든다.
녹음 해놨어요.
삣-
프로그램과 매뉴얼은 내 작은 성의야.
같은 꿈을 꾸는 동료끼리 서로 도와야지.
야. 너 나보다 잘난 거 하나도 없잖아.
1위? 하하, 뭐야. 진짜 쉽잖아? 이런 게 1위를 하고 있다니.
뭐야, 알고 보니 방주 아이돌 판 진짜 뭣도 아니네!
아니스. 화난 건 알겠는데, 이 판 전체를 모독하는 건 하지 말아 줘.
너, 내가 밟는다.
자근자근 밟아서, 격의 차이라는 걸 보여줄게.
다시는 나 쳐다보지도 못할 정도로, 밟아줄게.
이러지 마.
꺼져.
···아니스, 그러지 말고···.
아아아악!! 꺼지라고오--!!
리스크 관리 팀에서 편집해 줬어요.
폭로하면 [1위 아이돌에게 열등감을 느껴 저지른 일]이라고 할 수 있겠죠.
훌륭해.
그나저나 T.T. STAR를 이대로 둘 생각이신가요?
할 수 있는 건 없겠지만, 솔직히 좀 눈엣가시거든요.
그럴 리가.
나는 내가 원하는 건 무슨 수를 쓰더라도 손에 넣어야 하거든.
공연을 끝내고 온 넷은 텅 빈 사무실을 보고 망연자실하게 서 있었다.
···다 어디 갔어?
짐도 다 빠져있는데.
어··· 사장님. 우리 망했나요?
···잠시만.
한슨이 사무실 밖으로 나간다.
전화를 하는 듯, 목소리가 들려온다.
고성이 오가기 시작한다.
셋은 그 소리를 들으며 뭔가 일이 잘못 돌아가는 것을 직감했다.
··· ···.
별일 아닐 거야. 자자, 다들 앉자.
커피 타 줄게. 앉아 앉아. 공연하고 와서 피곤할 텐데 좀 쉬어야지.
어··· 커피포트도 없네. 이것도 가져간 건가?
커피 사 올게. 기다리고들 있어.
아니스가 서둘러 움직인다. 그때 문이 열리며 한슨이 들어온다.
끔찍한 침묵이 사무실을 가득 채운다.
··· ···.
음, 얘들아.
우리 회사에 전 직원은 지금 여기 있는 사람들이 전부야.
···다 이직했어.
이직··· 이라니 어디로요.
테트라 라인 엔터테인먼트 기획부로.
··· ···.
잡아··· 야죠.
연봉이 3배 가까이 차이가 나서. 복지야 뭐 말할 것도 없고.
하하. 우리는 그만큼 못 챙겨주니까.
··· ···.
그, 그. 돈이 전부는 아니잖아요.
다, 다들 엄청 열심히 해줬었는데, 돈만 보고 한 일은 아니었다고 확신하거든요.
우리 지금 커가고 있으니 조금만 기다려주면···.
···아니스.
미안해. 모두가 같은 걸 보고 달릴 순 없어.
네 환상을 부수고 싶진 않지만, 현실이 그래.
··· ···.
그럼 이제 어떡하죠?
일단 모집 공고를 올려봐야지.
걱정 끼쳐서 미안해. 이제야 시작하는 느낌인데 일이 이렇게 되어버려서 할 말이 없어.
시간은 좀 걸리겠지만 내가 반드시 해결할게.
삐리리리리---
사무실의 전화기가 큰 소리로 울린다.
내가, 내가 받을게.
삐리리리리---
삐리리리리---
삐리리리리---
사무실에 있는 모든 전화기가 동시다발적으로 울린다.
삐리리리리---
아무것도 없는 사무실에서의 전화벨 소리가 크게 울려 퍼진다.
[SCENE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