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VSTAR ANIS15 / 28
STAR ANIS
위를 향해 : A
[SCENE START]
T.T. STAR 대기실.
하아··· 하아···!
후우···! 후우···!
후우우우···.
하아···! 하, 하하···!
아하하!
하, 하하···!
후후.
아니스가 양손을 들어 손바닥을 내민다.
민트와 프리카와 하이 파이브를 한다.
했다. 드디어 했어!
···응. 해냈네.
아직까지 현실감이 너무 없어.
어때? 생애 첫 대규모 공연을 한 기분이?
끝내 줘.
이런 기분이었군요.
몸이 아직까지 찌릿찌릿해요. 감전된 것 같아요.
긍정적인 흥분 상태야. 잘 보관해놔. 잠깐 쉬었다가 바로 나가야 되니까.
그런데 한 곡 하고 쉬고, 한 곡 하고 쉬고 이거 괜찮은 거 맞나요?
쭉 이어서 하는 게 아무래도 나을 것 같은데.
경험도 많이 없는 초짜들을 그렇게 굴렸다가 무슨 일이 벌어질 줄 알고.
중요한 무대일수록 신중을 가해야지.
저희가 쉬는 동안 게스트가 나와서 도와준다고 했었죠?
누가 오는데요? 아직 안 알려줬잖아요.
그러게. 물어봐도 계속 말 돌리고 그랬지.
너희를 위해서야.
아니 뭐 대단한 내용이라고 그걸 숨기는 건지 모르겠네.
··· ···.
노이즈랑 볼륨.
··· ···.
··· ···.
아니 그 둘을 부르면 어떡하냐고오···.
배보다 배꼽이 더 크잖아···.
어··· 그럼 티켓 분별력이···.
게스트는 계속 비밀로 해뒀어.
관중석에 있는 사람들은 다 너희를 보러 온 사람들이니까 안심해.
그, 그렇구나.
··· ···.
잘했어.
처음으로 하는 큰 공연일 텐데, 실수도 없고 떨지도 않았어.
연습한 대로 잘 해냈고.
···왜 이래 갑자기.
칭찬하고 있잖니. 넌 참 가만히만 있어도 반은 갈 거다.
너희들이 예전에 겪었던 일, 나는 자세히는 몰라.
하지만 아등바등, 온갖 걸 다 참아가며 해나갔다는 건 알아.
이런 기회를 손에 넣고 싶어서.
우연에 우연이 겹쳐서 기회를 손에 넣었다고 생각하지 마.
너희가 지금껏 해왔던 일의 결과 중 하나라고 생각해.
그때는 기회를 잡을 힘과 여유가 없었다면, 지금은 달라.
그러니 온 힘을 다해 붙잡고 매달려.
···응.
좋아. 이제 준비해.
한 곡 잘 소화했다고 우쭐대지 말고.
모두가 자리에서 일어난다.
서로 눈을 마주친 후, 걸어 나간다.
스테이지로 향하는 길, 민트가 아니스의 볼을 콕 찌른다.
엇. 뭐야.
웃어 웃어. 뭐 어디 사람 죽이러 가?
아 이게 참. 자연스럽게 웃는 게 아직 영 안 되네.
이제 괜찮잖아.
··· ···.
마음껏 웃을 수 있어.
그러니 웃자.
··· ···.
그래. 웃자.
취소하자.
사인 정도라면 괜찮아. 취소할 수 있어.
예? 아, 아니 왜···.
가자. 가서 취소하자.
어··· 그, 그게요.
··· ···.
사장님. 머스탱 사장님 아들이라면서요.
··· ···.
사, 사이 안 좋다면서요. 머스탱 사장님이 화해하고 싶다고···.
그거··· 도와주고 싶어서···.
우리가··· 다리를 놔줬으면 좋겠다고··· 했거든요.
···아니스.
··· ···.
그, 그래. 고맙다. 나 신경 써줘서 고마워.
내가, 내가 아버지랑 화해할게. 잘 지내볼게.
그러니 취소하자.
괜찮지? 응?
왜, 왜 그래요?
그, 그··· 테트라 지원 받으면 우리도.
우리도 좀 더 잘 될 수 있지··· 않을까··· 요?
다른 곳도 아니고, 테트라잖아요. 엔터테인먼트의 보고 같은 곳이니까, 우리도···.
테트라는! 그런 곳이 아니야!
!!
니케를 철저히 상품으로만 보는 곳이야! 너희는 거기에 가면 안 돼!
망가져···! 망가지고 말 거라고!
이, 이럴 때가 아니야. 나라도, 나라도 가서···!
저는 하고 싶어요.
뭐···.
테트라의 지원을 받으면서, 하고 싶다고요.
저희 열심히 했잖아요.
알아요. 우리가 특별하지 않다는 거.
그래도 혹시나.
조금이라도 특별해지지 않을까.
언젠가 반짝이지 않을까.
그걸 누가 알아봐 주지 않을까.
그런 마음으로 지금껏 열심히 해왔어요.
너희는, 너희는 충분히 잘하고 있어.
지금 당장 빛을 보지 못하는 것뿐이야. 시간은 많잖니. 그러니까···.
언제··· 까지요?
언제까지 해야 되는데요.
화, 확신이 안 들거든요. 우리가 반짝일 수 있을 거란 확신이.
특별하지··· 않으니까.
그럼, 그럼 특별하지 않은 우리는 그냥.
이렇게··· 바닥을 아득바득 기면서 계속 가야 하는 건가요?
보이지도 않는 그 반짝이는 뭔가가 있을 거라고 믿고, 계속 이렇게 한 치 앞도 안 보이는 곳을 더듬어 나가야 해요?
기회예요. 테트라의 지원을 받는다면.
···아무것도 아닌 우리도, 특별해질 수 있는 거잖아요.
아니야, 민트. 너희는 이미 특별해.
어떤 게요?
··· ···.
어, 어떤 게 특별한데요?
뭐가 그렇게 특별해서, 이렇게 바닥만 구르고 있냐고요.
이게 특별한거예요?
민트···.
사장님이 뭘 걱정하는지는 알아요.
테트라 소속 아이돌이 힘들다는 거, 저희도 잘 알아요.
그런데 할 수 있어요. 우리들이라면 할 수 있어요.
별로 다르지 않다고 생각해요. 지금껏 우리, 너무 잘해왔으니까 자신 있어요.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상태에서 버둥거리는 것보다
조금이라도 가능성이 보이는 상태에서 버둥거리는 게 더 낫다고 생각해요.
버둥거리는 건 우리 특기니까.
아니··· 아니야···.
···제, 제 의견도 말씀드리면, 아이돌 성장 환경이 비교가 안 될 수준이에요.
테트라는 아이돌 육성을 위한 전문 트레이너와 시설, 복지가 너무 좋고.
자체 운영하는 방송용 채널이 다수 있어서, 원한다면 대놓고 힘을 실어줄 수도 있어요.
그 덕을 보는 것만으로도 저희는 더···.
··· ···.
그래. 다들 그렇게 생각하는구나.
너희 생각은 잘 알았어.
···미안하지만, 이번엔 사장인 내가 판단할 거야.
거래는 취소야.
사장님.
머스탱과 테트라는!
너희가 생각하는 그런 게 아니야!
프리티도 버티지 못했는데 너희라고···!
··· ···.
··· ···.
··· ···.
미, 미안하다. 비교하려는 건 아니었어. 진짜 미안하다.
아, 아무튼. 이건 아니야. 절대 안 돼.
한슨이 옷을 추스르며 출입문 쪽으로 다가간다.
그때, 모두의 귀에 박히는 소리가 TV에서 들려왔다.
이게 얼마 만이지요? 메이저 차트에 변동이 있는 게.
사실 메이저 차트 리스트가 경직되어 있다는 건 오래전부터 대두되던 문제였어요.
메이저에서 누군가가 사고를 치지 않는 이상, 마이너가 메이저로 올라가는 건 꿈같은 얘기니까요.
이번에 메이저 차트가 바뀐 게 1년 반 만인 거 아세요? 그만큼 자기들끼리만 해 먹는 판이었다는 거죠.
요요가 빠졌으니 한 자리가 났다?
맞아요. 그러다 보니 지금 그 자리를 차지하려고 난리도 아니에요.
재밌는 건, 테트라에서 슬슬 마이너 차트 쪽도 신경 쓰기 시작한다는 거예요.
오, 그건 또 무슨 말이죠?
요요의 학폭 피해자인 아니스가 속한 마이너, T.T. STAR를 테트라가 공식적으로 지원한다고 대대적으로 발표했거든요.
마이너를 직접이요? 이런 케이스는 처음인 거 아닌가요?
처음이죠.
[마이너에서 피 터지게 싸워라. 메이저로 올라오면 우리가 책임지고 키워주겠다.]
가 테트라의 아이돌 판 운영 방식이었으니까요.
뭐, 1년 반 동안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지만요.
학폭 피해자를 위한 케어의 일환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겠군요.
예. 사실 T.T. STAR보다 훨씬 잠재력 높고 잘하는 아이돌이나 그룹은 많아서, 그 의혹에서 벗어날 순 없겠죠.
흐음··· 다른 마이너 아이돌이나 그룹이 가만있지 않겠는데요.
가만히 있을 거예요. 테트라에게 대들 바보는 없을 테니까.
하하. 그건 그렇겠군요.
반대로, [어? 혹시 우리도?] 같은 생각을 하는 쪽이 압도적이겠죠.
오오. 이제 테트라가 마이너에서 직접 끌어올리는 선례를 만들었다?
예. 테트라의 지원은 절대적이에요. 이건 메이저로 올리겠다는 선전포고와 다름없어요.
아무튼 재밌는 이야기네요.
과연 테트라의 이 선택이, 춘추 아이돌 시대에 어떤 변화를 불러올지 기대됩니다.
자, 그럼 다음 뉴스로 가볼까요?
··· ···.
공식 발표를··· 했네요. 빠르다.
저, 저희··· 11위로 올랐어요.
바, 발표 하나 했을 뿐인데··· 2위나 올랐어요.
··· ···.
한슨은 거칠게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다.
[SCENE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