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VSTAR ANIS13 / 28
STAR ANIS
빼앗아 가다 : A
[SCENE START]
···또?
···으, 응.
이, 이번엔 요거트 광고였는데···.
또 갑자기 요요를 쓰기로 결정했다고···.
··· ···.
몇 번째야?
타, 탄산수 건까지 합치면 4번째···.
···미치겠네.
···이 정도면 확신이 드네. 요요 개인의 원한이 아니야.
응. 우리는 테트라한테 밉보였어.
요요를 계속 들이밀 정도면 진짜 제대로 찍힌 모양인데.
짐작 가는 건 없어?
···글쎄. 사장님한테 대놓고 물어봐야 하나.
··· ···.
우리 오늘 남은 일정 없다고 했지?
아, 응. 하나 있었는데 가게에 불이 나서 취소됐어.
···괜찮대?
다, 다친 사람은 없고, 천장이 좀 그을린 모양이야. 피해도 그렇게 안 크다고···.
아, 다행이네.
···어, 어디 가려고?
요요랑 한 번 만나봐야겠어.
만나고 싶다고 만날 수 있는 상대가 아니지 않아?
그래도 가서 죽치고 있어 봐야지.
일이 어떻게 돌아가는 건지 한 번 물어나 봐야겠어.
다녀올게. 사장님한테도 잘 말해줘.
아니스가 사무실을 나선다.
문을 활짝 열자, 그 앞에 요요가 서 있었다.
··· ···.
···너 왜 여기···.
얘기 좀 했으면 해서.
잘됐네. 나도 할 얘기 있었는데.
빠르게 얘기할게. 광고 빼앗아 간 거, 내가 원한 게 아니야.
회사에서 멋대로 밀어붙인 것뿐이야.
뭐라는 거야. 그래서 뭐 어쩌라고?
오해하지 말아줬으면 해.
네가 나를 싫어하는 건 알지만, 나는 우리가 같은 꿈을 꾸는 동료라고 생각하고 있으니까.
그런 비겁한 짓은 하지 않아.
너무 속 보이는 짓 좀 하지 마. 없어 보이니까.
광고를 연속으로 뺏긴 우리가 눈이 돌아서 뭐 폭로라도 할까 봐?
··· ···.
말했잖아. 그럴 생각 없다고.
너 이제 얼마 안 남았다. 실력으로 밟힐 준비나 해라. 알겠냐?
··· ···후.
···넘겨짚지 말아 줘.
나는 진심으로 오해를 풀었으면 해서···.
그걸 어떻게 믿는데?
··· ···.
아, T.T. STAR에 새로 왔다는 매니저로군요. 반가워요. 요요예요.
··· ···.
기억 안 나는구나.
··· ···.
죄송해요. 어디서 뵀었
다들! 이거 봐!
민트의 다급한 외침에 모두의 시선이 쏠린다.
중앙 정부 채널에서 연예계 관련 뉴스가 흘러나오고 있다.
그럼 지금 그 말을 요약하자면, 메이저 랭킹 1위인 요요가.
마이너 랭킹 10··· 몇 위였죠?
19위요.
예. 마이너 랭킹 19위인 T.T. STAR를 괴롭히고 있다는 얘기잖아요?
그렇죠. T.T. STAR가 받은 광고를 요요가 싹 다 빼앗아 가고 있어요.
뭐, 광고라고 부르기에도 민망한 것들이긴 하지만요.
아니, 왜요? 뭐가 아쉬워서요?
이거 좀 보실까요?
화면에 낙서가 가득한 책상이 출력된다.
뭔가요 이건?
T.T. STAR 멤버인 아니스가 사람일 때, 학생일 때 쓰던 책상이에요.
이야··· 이건 좀 심한데요. 국화는 죽은 사람 취급한다는 얘기겠네요.
누가 봐도 집단 괴롭힘 현장인데···.
아니 설마. 이 주동자가?
맞아요. 탑 아이돌인 요요죠.
잠깐잠깐. 그럼 요요랑 아니스는 학창 시절 때 가해자와 피해자 사이였고.
그게 니케가 된 지금까지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는 건가요?
그렇게 보는 게 타당하겠죠.
신빙성 있는 자료 맞나요?
그럼요. 인증을 마친 동창 대부분의 증언도 확보했어요.
아래 QR코드 보이시죠? 여기서 인터뷰랑 자료 확인하실 수 있어요.
우와··· 지독하네요. 학창 시절 때 그렇게 괴롭힌 걸로도 모자라 니케가 된 이후에도 괴롭히고 있네요.
이것 참. 돈 많고 유명하면 사람 하나 엉망으로 만드는 건 진짜 일도 아니네요.
그런데 요요가 뭐가 아쉬워서 그런 짓을 한 걸까요?
글쎄요. 저도 그것까진 모르겠네요.
근데 이 악의라는 게, 딱히 이유가 없기도 하더란 말이죠.
하하. 맞는 말입니다. 테트라 라인 쪽 입장은 어떤가요?
당연히 부정하고 있죠. 근데 여기서 또 재밌는 자료가 확보됐어요.
요요가 T.T. STAR에게서 빼앗은 광고의 최고 책임자들의 통장에 거액의 돈이 꽂힌 걸 확인했어요.
설마 테트라 라인에서 꽃아준겁니까?
예.
요요의 의도를 알고 있었던 것도 모자라, 도와주기까지 했다는 얘기군요.
근데 이거 신빙성 있는 자료입니까?
엘리시온과 미실리스 재무팀이 제공한 자료예요.
아니, 다른 회사에서 그걸 왜 제공하죠?
뭐, 기업 경쟁 시대니까요.
이야. 이거 뭐 비밀이 없는 사회네요.
시청자 여러분. 착하게 사셔야 합니다. 나중에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몰라요.
그럼, 다음 뉴스로 넘어가 볼까요?
엘리시온의 AZX가 30분간 연착되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원인으로는··· 이야 아직까지 니케포비아가 있네요?
TV에서 흘러나오는 소리는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아니스는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요요를 바라본다.
··· ···.
··· ···.
너···!
···아니야.
요요가 뒤로 한걸음 물러선다.
오해였다고··· 했잖아.
미안하다고 했잖아.
사과했잖아!
아니라니까. 얘기 좀 들어. 어떻게 된 일인지 우린 아무것도 몰···.
실력으로 밟아준다고?
이게 네가 말한 실력이야?
너.
피해자인 척하지 마.
지금 왜 네가 그런 표정을 짓고 그런 말을 하는지 모르겠어.
다 맞는 말이잖아. 아니스 괴롭히고, 광고 빼앗아 간 거 맞잖아.
··· ···.
말 한마디로 다 해결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 편하게도 산다.
···하.
그래. 됐어.
···시궁창에서 구르는 꼴이 재밌어서 좀 가지고 놀아줬더니.
꿈이라도 꾸게 해 주려고 자비를 베풀었더니. 주제도 모르고.
다시 예전처럼 대해줄게. 너도 그걸 원하는 것 같으니까.
···고맙네. 네가 예전 그대로여서.
지잉- 지잉- 지잉- 지잉-
요요가 핸드폰을 집어 든다.
여보세요.
너 어디야! 당장 튀어와!
왜 소리를 질러요?
저도 봤어요. 근데 수습할 수 있
튀어와라···! 찾아가서 죽여버리기 전에···!
··· ···.
알겠어요.
요요가 빠르게 뛰어간다.
뒤를 돌아본다. 아니스는 그 눈빛을 본다.
비웃는 눈빛.
아니스는 꿈에서 본 눈빛을, 그대로 마주 본다.
TV 소리만이 사무실을 가득 채웠다.
와장창창-!!
···!!
이런 머저리 같은 고철이!!
괜찮다며! 걱정하지 말라며!
왜, 왜 이래요? 음성 파일 공개하면 깔끔하게 해결···.
제출했는데! 짜깁기 한 거라고 바로 판명 났다!
왜! 엘리시온, 미실리스의 전문가들이 붙어서 판별했으니까!
엘리시온이랑··· 미실리스요? 아니, 왜···.
그걸 내가 어떻게 알아!
이 머저리 같은 놈! 그러길래 왜 찾아가서 지 정체를 지가 까발리냔 말이다!
왜! 아예 공식 방송에서도 말하지 그랬냐! 어!?
아 지금 데뷔한 저 아이돌 제가 어렸을 때 괴롭혔던 불쌍한 애니까 잘 좀 대해주라고!
약점을 숨겨도 모자랄판에 지가 찾아가서 까? 머리에 뭐가 들었냐! 엉!?
엿같이 생겼던 게 이상향만 높아서, 고철이 되었을 때 얼굴이 싹 다 바뀌었는데!
깔끔하게 세탁하고 살 수 있었을 텐데! 왜 그걸 지가 나서서 떠벌리고 지랄이냔 말이다!!
사, 사장님이 가서 선전포고하고 오라고··· 하셨잖아요···.
내가 언제!
!!
말해봐.
머스탱이 요요의 이마를 손가락으로 툭툭 친다. 요요의 머리가 힘없이 흔들린다.
내가 언제 그랬는데. 어?
죄송··· 합니다.
으으아! 젠장! 젠장!
··· ···후우···! 후우···!
어떻게··· 방법이 없을까요···?
됐고. 그만해라.
···예?
그만하라고.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엘리시온이랑 미실리스까지 붙었어.
헛소문이면 어떻게든 수습할 수 있겠지만, 사실이잖아.
괴롭힌 거 맞고, 광고 뺏은 거 맞잖아.
그러니까 그만해. 너 커버치다가 우리만 욕먹는다.
같이··· 했잖아요···.
너 지금 무슨 말을 하는 거야.
엔터테인먼트의 선두 주자인 테트라 라인이, 소속 아이돌의 개인적 원한에 동참했다고?
진짜 그렇게 생각해?
··· ···.
아니··· 요.
그래. 다 네가 한 거니까, 너만 나가면 돼.
··· ···.
저··· 한번만 더 기회를···.
나가라고!
와장창창-!!
···!!
요요는 넋이 나간 것 같은 표정을 한 채, 비틀대며 걸어갔다.
문이 닫히고, 머스탱은 책상을 내리쳤다.
젠장···!
···후우···! 후우···!
후우···!
저 고철의 일은 사실상 아무런 문제가 안 돼. 잘라내면 그만이니까.
문제는 엘리시온이랑 미실리스다.
망할 놈들이. 재무팀까지 써서 저런 하찮은 자료를 확보해?
무슨 의도냐. 왜 갑자기 나를 공격하는 거지?
이런 해프닝 같은 일에 왜 굳이 발을 담그는 거지?
애초에 나를 공격할 이유가 없을 텐데···.
··· ···.
설마···.
··· ···.
한슨은 대형 TV에서 흘러나오고 있는 요요의 뉴스를 본다.
테트라 라인이 왜 망하지 않았는지에 대해 우리도 관심이 많았다.
머스탱은 뭐랄까.
개망나니라고 얘기해. 뭘 말을 가리고 있어.
뭐, 그래. 그것만 한 호칭이 없지.
3대 회사의 CEO고, 중앙 정부 및 V.T.C.에 막대한 연줄이 있다고는 하지만.
그렇게까지 광견 마냥 날뛰는데도 테트라 라인이 망하지 않은 이유가 항상 궁금했다.
외적으로 이미지도 좋고 말이야.
그 배후에 네가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냥 대충 앉혀놓은 이사인 줄 알았더니 굉장히 능숙하게 뒷공작을 해왔더군.
테트라를 지금까지 유지해 놓은 건 네 덕이라 봐도 과언이 아니겠지.
과찬이십니다.
이렇게 얘기하는 건 처음이지만, 우린 너라는 인간이 항상 궁금했다.
그 한슨이 비밀 회선으로 얘기하자고 해서 와봤더니
들을 가치도 없는 하찮은 이야기를 하는군.
그러게. 그런 아이돌 놀이에 우리가 발을 얹을 거라고 생각했나?
두 분은 머스탱을 싫어하시니까요.
머스탱이 마음에 들지 않은 건 사실이야.
운 좋게 아이돌 하나를 주워서 주가를 끌어올린 주제에, 잘난 척을 너무 해대니까.
그런데 그것과는 별개로, 왜 미실리스와 엘리시온이 테트라의 비리 자료를 확보해야 하지?
기업 수준에서 시비를 걸 필요까진 없어.
그리고 자료가 너무 적다. 흥신소만 써도 충분히 확보할 수 있는 자료지.
굳이 우리가 그 자료를 확보해야 할 이유가 없다.
엘리시온과 미실리스가 그 비리 자료를 확보해서 공식적으로 유포한다면, 공신력 측면에서 흥신소 따위와는 비교도 되지 않습니다.
그리고.
테트라 라인을 공격한다는 인상을 줄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우리가 왜 테트라를 공격해야 하지?
네 개인적인 감정에 두 회사가 움직일 거라 생각하나? 아직 어리군그래.
머스탱의 주치의를 매수해 보십시오.
주치의를···?
··· ···.
그 이후, 각자 판단하신 후에 저를 도와줄지 말지를 결정해 주시면 됩니다.
마음에는 드실 거라 확신합니다.
솔직히 제 입장에서는 수지가 맞지 않습니다만, 나중을 위한 포석인 셈 치겠습니다.
···대충 어떤 그림인지 짐작이 가는데.
좋다. 네가 제공한 정보가 정말 가치가 있다면 돕겠다.
제대로 된 정보는 값을 치러야 하니까.
좋아. 미실리스도 검토 후에 결정할게.
예. 부탁드리겠습니다.
··· ···.
한슨은 핸드폰을 들어 아이돌 카페에 접속한다.
요요 내가 이럴 줄 알았다
요요가 진짜 악랄한 게
사람 진짜 겉만 보고는 모르네
아니스는 진짜 살맛 안 나겠네
말 그대로 죽고 나서도 괴롭힘ㄷㄷ
와 얘들 어떻게 버텼냐 진짜
아이돌 마이너 차트를 확인한다.
13위다.
··· ···.
그래. 인정하긴 싫지만 당신의 말이 맞아.
타인의 괴로움은, 나의 즐거움이군.
···흐. 하하.
그래. 한슨. 네놈이군.
어떻게 그것들을 구워삶았는지는 모르겠지만, 재밌어.
역시.
역시 넌 내 아들이다.
[SCENE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