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VLAST KINGDOM19 / 45
LAST KINGDOM
왕의 행차: B
[SCENE START]
크라운은 적진 한가운데를 내달리고 있었다.
앞을 가로막는 랩쳐들은 모두 튕겨나가거나, 창에 꿰뚫리고, 발굽에 짓밟혔다.
달려요. 트롬베.
더 빠르게.
트롬베가 속도를 올린다.
앞을 가로막던 랩쳐들은 아무런 장해가 되지 못했다.
한참을 달려 나가던 크라운은 이윽고 언덕을 발견한다.
그리고 언덕 위에 서 있는 둘을 발견한다.
눈에 띄는 곳에 있군요.
자신감인지, 오만인지.
인디빌리아와 토커티브는 고성 앞을 가득 채운 랩쳐들의 무리에 [길]이 생기는 것을 목격한다.
그 속도와 방향으로 미루어 보아, 길을 만든 장본인이 곧 자신들 앞에 올 것을 예감했다.
역시, 올 줄 알았어요.
[저 유사 인간이 녀석이 말한 왕인가.]
그렇겠죠.
하지만 이름만 왕이네요.
부하의 수급을 보자마자 달려드는 꼴이라니··· 후후.
[이걸로 저 고성에 남은 전력은 단 둘 뿐.]
[내가 가겠다.]
그러시길.
궁금한 걸 다 해결하고 오세요.
저는 저 왕이라는 것을 좀 가지고 놀아야겠어요.
좀 전의 용감한 유사 인간은 저를 조금도 만족시키지 못했거든요.
[그래. 마음대로 해라.]
그쪽도, 마음대로 해요.
토커티브가 뛰어올라 사라졌다.
인디빌리아는 빠르게 자신과의 거리를 좁히고 있는 크라운을 바라보았다.
후후···.
아아. 기대되네요.
동료를 잃은 당신이, 나를 보고 어떤 표정을 지을지.
나에게 어떤 말을 가장 먼저 할지.
나에게 어떤 감정을 쏟아낼지.
크라운은 돌진을 멈추지 않는다.
서로의 얼굴을 확인할 수 있는 거리가 되었을 때, 인디빌리아는 환희에 찬 미소를 지었다.
안녕하신가요. 제가 그 용감한 유사 인간의 목을
콰아아아앙-!!
크헉!
크라운은 조금도 속도를 줄이지 않고 인디빌리아에게 창을 부딪혔다.
한참을 날아간 인디빌리아는 땅바닥을 수차례 구른 후 멈췄다.
크라운은 주위를 빠르게 둘러봤다.
그리고 아무렇지도 않게 널브러져 있는 차임을 발견했다.
··· ···.
으아! 으아아아!!
차임! 차이임--!!
···이런··· 짓을···!
어어어, 어떡해요! 어떡해요!!
주, 죽었···! 차임이···!!
··· ···.
적진으로 가겠어요.
···저도 갑니다.
아뇨. 저 혼자 갑니다.
그 편이 빨라요.
···빠르다뇨. 뭐가요.
차임의 몸을 찾아오겠습니다.
킬로.
윽···! 으흑···!
킬로!
!! 예, 예!!
아직 죽지 않았어요. 알잖아요.
그, 그래도···! 여, 여긴 리페어 센터도 없고···!
아, 아무런 장비도···!
그래도 아직 끝나지 않았어요.
잘 챙겨주세요.
으으···!
절단면이 매우 깔끔합니다.
아주 예리한 초진동 나이프를 사용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딴 걸 왜 지금 말하고 있는 건데!
그렇기에 봉합만 제대로 이뤄진다면 부활 가능성이 있습니다.
각종 신경 센서를 잇고, 동력원을 이어준다면 가능합니다.
제가 할 수 있습니다.
탈로스···.
차임을 제 백팩에 넣어주십시오. 브레인 셸터 기능도 겸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비상용이라 보관 시간이 길지 않습니다.
어, 얼마나 되는데?
차임의 상태로 봐선 앞으로 한 시간이 한계입니다.
충분해요.
다녀오겠습니다.
크라운은 트롬베에 몸을 싣고 달렸다.
··· ···.
크, 크라운은 침착하네요.
저는··· 너무 화가 나고 슬퍼서···.
으흑···! 주체가··· 안되는데···!
···침착하다고요.
그렇게 보이시나요.
이건··· 제법 아프군요···!
그 질량에 그 속도로 그대로 들이받을 줄은···!
피할 줄 알았어요.
복수를 하러 온건가요.
안타깝지만 당신에게 승산은 없어요.
저는 지지 않습니다.
싸우지 않을 테니까요.
크라운은 바닥에 쓰러진 차임을 트롬베의 뒤에 실었다.
후··· 후후···!
그걸 가져가서 뭘 어쩌겠다는 건가요.
장례식이라도 치러줄 생각이신가요?
여기까지는 오는데 10분. 지금까지 5분.
···한 시간까지··· 음, 많이 남았군요. 충분해요.
···?
콰앙-!!
!!
크라운은 쓰러져있는 인디빌리아에게 창을 꽂아넣었다.
트롬베.
트롬베가 상체를 높게 든다.
그리고 바닥에 쓰러진 인디빌리아를 마구 짓밟기 시작했다.
쿵! 쿠직! 콰광! 콰지직!
···!!
···이쯤이면 됐군요. 조금 시원해졌어요.
갈게요.
···!!
제가···! 반드시···!
당신의 모든 것을···! 빼앗고···! 부술 겁니다···!
당신은 저한테서 아무것도 빼앗을 수 없습니다.
제가 가진 것은 아무것도 없기에.
크라운은 트롬베와 함께 달려갔다.
[SCENE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