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VOLD TALES06 / 28
OLD TALES
최고의 날, 최악의 날 : A
[SCENE START]
일어나.
···으음.
긴장해서 못 잘 것 같더만, 아주 숙면을 취했네.
···그러게.
갓데스는 3시간 안에 도착할 거라고 해.
합류하기 전에, 마지막 조정 해야지.
마지막 조정?
그래.
가서 창피당하면 안 되잖아.
그럼요 그럼요.
레드 슈즈까지···.
내가 메인으로 조정하고, 레드 슈즈가 서포트할 거야.
이래 봬도 저희, V.T.C.의 브레인이라고 불렸다고요.
완벽하게 만들어드릴게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게, 만들어드릴게요.
··· ···.
응. 부탁해.
메인터넌스 룸.
먼저 유리 구두와의 링크를 정밀조정할 거야.
그다음엔, 바디 전반에 걸쳐 조정할 거예요.
근력, 반응력, 지구력 등등 구석구석 조정할 예정이죠.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지 않을까?
걱정 마. 안 늦어.
몇 번이나 이 짓을 했다고 생각하는 거야.
저도 있고요.
···그래. 알겠어.
좋아. 그럼 촉매부터 들어간다.
··· ···.
코팅 비활성화 좀 해. 바늘이 안 들어가.
응.
더럽게도 단단하네.
에이브가 만들었잖아요.
잘 만들었어 정말.
그래요. 정말··· 잘 만들었어요.
··· ···.
2시간 후.
메인터넌스 룸에는 기계 조작음과 에이브와 레드 슈즈의 숨소리, 발걸음 소리만 울려 퍼졌다.
신데렐라.
응?
가서 잘해.
믿는다.
···응.
날 믿어.
퀸 잡으면 뭐 할 거야. 다 끝나는 거잖아.
글쎄.
딱히 정해둔 건 없네.
지평선이랑 구름 한 점 없는 하늘이 맞닿은 탁 트인 곳에서.
평화로운 세상을 만끽하지 않을까.
거울도 보고?
후후. 그렇지.
혹시나 갓데스 분들이 텃세 부리거나 하면 꼭 말해줘요.
가서 혼내줄 테니까.
후후. 그래.
잘할 수 있어요.
제가 아는 신데렐라는, 그 누구보다 아름다운 사람이에요.
그러니 주눅 들지 말고, 맘껏 아름다움을 뽐내요.
···마음껏.
물론이야.
조정 끝났어.
당연히 완벽하겠지?
말이라고.
일어나.
이제 출발해야지.
말 그대로 출격이네요.
아아···! 너무, 너무 설레네요···!
신데렐라는 몸을 일으켰다.
···몸이 가뿐하네.
고마워. 꼭 기대에 부응할게.
신데렐라는 앞으로 걸었다.
메인터넌스의 문을 열고 나서는 순간.
익숙한 얼굴 셋이 보였다.
··· ···.
··· ···.
··· ···.
세이렌. 헨젤. 그레텔.
먼저 갈게.
따라와. 더 늦기 전에.
아으. 아우으.
헨젤과 그레텔은 신데렐라가 건방지다고 생각해.
그러니 코를 납작하게 만들어줘야겠다고 다짐했어.
후후. 기대할게.
가요. 마중할게요.
헨젤은 레드 슈즈가 갓데스를 보고 싶을 뿐이라고 확신하고 있어.
뭐어··· 틀린 말은 아니네요.
꼭 한번 봐두고 싶거든요.
야. 너희들.
쫄지 마라. 막 갓데스 앞이라고 덜덜 떨고 그러면 가만 안 둬.
기선제압을 하란 말이야. 기선제압.
아우으!
리틀 머메이드가 결의에 찬 표정으로 사인판을 꺼내 들었다.
뭔데. 그걸로 내려칠려고?
아으!
사인받을 거라는데.
아니, 기선제압을 하랬더니 사인을 받아서 뭘 어쩌자고!
헨젤과 그레텔은 사인받는 건 촌스럽다고 생각해.
그래서 헨젤과 그레텔은 사진을 찍을 거야.
잘한다 아주.
후후.
다섯의 2세대 페어리 테일 모델과, 이들을 만든 천재 기술자가 복도를 걸어간다.
신데렐라는 벅차오르는 감정을 느꼈다.
영웅적이고 신화적인 서사가 잠깐 머리를 스쳐 지나갔다.
스스로 생각하기에도 너무 과하다고 판단했는지 신데렐라는 피식 웃으며 고개를 내저었다.
쿵.
소리가 났던가?
아니. 소리는 나지 않았다.
하지만 신데렐라는 뭔가에 부딪혔고 그 때문에 앞으로 내딛고 있던 걸음을 멈췄다.
신데렐라는 고개를 들어 올려 정면을 바라보았다.
앞을 가로막고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
하지만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
보이지 않는 뭔가가 앞을 가로막고 있었다.
···뭐지?
신데렐라의 눈에 이상한 것이 보였다.
자신은 분명히 이곳에 서 있다.
하지만 자신의 몸은 일행과 함께 복도를 걷고 있다.
그 이질적인 모습에서, 신데렐라는 잠시동안 말문을 잃었다.
···?
웃고 떠드는 동료들.
그 중심에서 무표정하게 정면만 바라보고 있는 자신의 모습.
신데렐라는 이 상황 자체가 이해되지 않았다.
꿈을··· 꾸고 있는 건가?
그리고 신데렐라는 보았다.
보이지 않는 벽 너머에서
자신의 눈이 붉어지는 모습을.
[SCENE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