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VOLD TALES08 / 28
OLD TALES
벽 너머에서
[SCENE START]
벽이 뚫리지 않는다.
주먹으로 두드려도, 발로 차도.
유리 구두의 모든 것을 쏟아부어도.
소리를 지르고, 애원하고, 절규해도.
보이지 않는 벽은 절대 뚫리지 않는다.
[저것]은 궤도 엘리베이터로 이동했다.
그곳에서 그저 가만히 있을 뿐이다.
랩쳐들을 공격하지도, 랩쳐들이 공격하지도 않는다.
이래서는
그저 랩쳐일 뿐이다.
··· ···.
에이브, 레드 슈즈, 세이렌, 헨젤, 그레텔은 살아 있을까?
나를 원망하고 있을까?
나를 배신자라고 생각하고 있을까?
나를··· 구하러 와줄까?
··· ···.
신데렐라는 일어났다.
그리고 보이지 않는 벽 쪽으로 걸어갔다.
퍽!
퍼억!
퍽!
퍼억!
내놔···!
내놔!
내 거야···!
그 얼굴도···! 그 몸도···! 유리 구두도···!
전부 내 거야···!
내 거라고!
내놔! 내놔! 내놔! 내놔!
신데렐라는 나야! 네가 아니야!!
내놔-!!
퍽!
퍼억!
퍽!
퍼억!
보이지 않는 벽에는 조금의 변화도 없다.
그렇게나 많은 주먹을 휘둘렀음에도, 주먹에는 상처는 물론 통증조차 없다.
그럼에도 신데렐라는 주먹질을 멈추지 않는다.
벽 너머의 풍경이 바뀐다.
누군가가 달려오고 있다.
일곱 명.
그들은 바닥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깔려있는 랩쳐의 무리를 뚫으면서 전진하고 있었다.
···!!
갓데스···!
벽 너머의 풍경이 다시 한번 바뀐다.
붉은 눈의 신데렐라는 갓데스에게 수많은 빔을 쏟아냈다.
하지 마···.
계속해서 쏟아낸다.
계속, 계속, 계속.
갓데스가 시야에서 사라졌다.
그들의 모습이 점점 멀어진다.
이윽고 보이지 않았다.
갓데스 스쿼드는 궤도 엘리베이터를 치기로 했어.
!! 퀸을 잡을 생각이군요!
그래.
알다시피 궤도 엘리베이터 근처는 랩쳐들이 득실득실해.
거길 한 번에 쓸어버릴 전략 병기는, 코드 네임 [글러트니] 때문에 봉인된 거나 마찬가지고.
···ICBM을 집어삼켜 그 에너지를 그대로 뱉어낸 랩쳐 말이군요.
그래. 랩쳐인 만큼 단일 개체일리가 없어. 그 말인 즉.
신데렐라. 네가 그 전략 병기로서의 역할을 해줘야 해.
궤도 엘리베이터 앞에 죽치고 있는 것들을 모두 쓸어서
갓데스의 길을 열어줘.
··· ···.
하, 하하···.
[내]가··· 막은 거구나.
그 사실을 알고 있던 [내]가··· 막으러 온 거구나···.
[내]가··· 갓데스를··· 막은 거구나.
··· ···.
길을··· 열어줘야 했었는데···.
막아 버렸구나···.
그렇게나··· 바랬었는데···.
그렇게나··· 함께 싸우고 싶었는데···.
신데렐라는 절망했다.
그녀의 소원은 부서졌다.
그리고 신데렐라는 분명히 보았다.
갓데스가 자신을 바라봤었던 그 눈빛을.
그렇게나 바라던 따스한 눈빛, 기대에 찬 눈빛이 아닌.
괴물을 바라보고 있는 듯 한 눈빛을.
··· ···.
신데렐라는 유리 구두에 비친 자신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지독히도 초췌해진 얼굴.
목적과 꿈을 잃어버린 눈.
신데렐라는 더 이상
···아름답지 않아.
아름답지 않아.
이건··· 누구지···?
넌··· 누구야···?
··· ···.
난 누구지?
그 순간
수많은 거울들이 솟아올랐다.
모든 거울엔 신데렐라의 모습이 비치고 있었다.
··· ···.
거울아, 거울아.
난 누구니?
아무런 대답도 들려오지 않았다.
거울아, 거울아.
난 누구니?
아무런 대답도 들려오지 않았다.
거울아, 거울아.
난 누구니?
네가 누구인지는 중요하지 않단다.
[SCENE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