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VOLD TALES14 / 28

OLD TALES

헬레틱 아나키오르 : B

[SCENE START]

삽시간에 폐허와 다름없는 모습이 된 전장의 중심에 아나키오르가 서 있었다.

아나키오르

··· ···.

쏟아부은 빔에 의해 지면은 아직 열기가 남아있다.

모두가 죽거나 쓰러졌다.

단 한 명.

에이브만이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 같은 몸을 가누고 서 있다.

에이브

미친놈···! 진짜 쎄네···!

에이브

누가··· 만들었는지 몰라도···! 진짜 잘 만들었··· 어···!

아나키오르

··· ···.

에이브는 힘겹게 앞으로 걸어갔다.

지금껏 변화가 없던 아나키오르의 표정에 변화가 생겼다.

에이브

···신데렐라.

에이브

정신 차려 멍청아.

에이브

너 때문에 지금 우리가 뭔 고생이냐, 응?

에이브는 앞으로 걸어갔다.

푸슝-!

에이브

흐억!

아나키오르의 빔이 에이브의 허벅지를 꿰뚫었다.

머리를 날리지 않은 것은, 그저 흥미의 일환일 뿐이었다.

이러한 경우는 신데렐라에게도, 아나키오르에게도 처음 겪는 것이었기에.

에이브

하, 하하! 재밌냐? 응?

에이브

턱짓 한 번에 죽여버릴 수 있는 게, 아득바득 다가가는 게 재밌어 미치겠지?

에이브

내가··· 더 재미있게 해 줄게···!

에이브는 계속 걷는다.

빔이 발사된다.

에이브의 몸이 너덜너덜해진다.

정신이 아득해질 정도의 고통을 견뎌내며 에이브는 아나키오르의 앞에 섰다.

그리고 앞에 떠 있는 유리 구두를 끌어안았다.

아나키오르

!!

푸슈슈슈슝--!!

에이브

으아아아악--!!

수많은 빔이 에이브의 몸을 꿰뚫는다.

끝을 직감했다. 얼마 남지 않음을 확신했다.

에이브는 끌어안고 있던 유리 구두를 힘껏 회전시켰다.

거울과도 같은 표면이 아나키오르를 비춘다.

에이브

봐.

에이브

지금 네 꼴을 봐.

에이브

진짜 아름답다. 그치?

유리구두에 비친 모습은.

공허한 눈으로 니케의 머리를 들고 있는 아나키오르, 신데렐라였다.

신데렐라

아아아아아!!

신데렐라

아! 아아아! 아아아아!!

신데렐라

웁··· 으윽···! 으아아···!

신데렐라

나는 대체··· 무슨 짓을···!

신데렐라는 달려갔다.

그리고 보이지 않는 벽을 두드렸다.

신데렐라

내보내! 날 내보내!

신데렐라

내보내라고!

벽 너머의 아나키오르는 쓰러진 에이브를 바라본다.

툭툭.

발끝으로 에이브를 건드린다.

아나키오르의 흥미를 돋운 이 무엇인가는 더는 움직이지 않는다.

신데렐라

···용서 못 해···!

신데렐라

절대 용서 못 해···!

신데렐라

죽여버릴 거야···! 죽여버릴 거야!

미러

어째서 너의 사명에 의문을 가진 거니?

신데렐라

나의 사명은 이런 것이 아냐···!

신데렐라

갓데스와 함께 인류를 위해 싸우고, 누구보다 아름다워지는 것이 내···!

미러

아니란다. 너의 사명은 퀸을 위해, 퀸의 적을 죽이는 것이란다.

미러

이것보렴. 사명을 저버리니 이렇게 괴롭지 않니.

미러

다시 사명을 떠올리렴.

미러

그럼 편해질 수 있단다.

미러

이 벽은 사라지고, 너의 고민은 사라질 것이란다.

미러

알잖니. 이 벽은 절대 사라지지 않는단다.

미러

자, 어서 너의 [진짜] 사명을 떠올리렴.

신데렐라는 보이지 않는 벽을 계속해서 두드린다.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

아나키오르는 절반 정도만 남은 에이브의 몸을 들어 올린다.

고개를 갸웃거리며 이곳저곳을 살핀다.

아무렇지도 않게 집어던진다.

아나키오르의 시선이 돌아간다.

레드 슈즈, 리틀 머메이드, 헨젤과 그레텔을 쳐다본다.

신데렐라

안 돼···.

신데렐라

더 이상은··· 안 돼···.

미러

괴롭니?

미러

[너]의 사명과는 다른 길을 걸어가는 [너]의 모습을 지켜보는 것이.

미러

너는 영원히 이걸 지켜보게 될 거란다.

미러

아무것도 할 수 없단다.

미러

그러니 어서 진짜 사명을 받아들이고 편해지렴.

아나키오르가 리틀 머메이드 앞에 멈춰 선다.

손을 뻗어 리틀 머메이드의 턱을 잡는다.

신데렐라

··· ···.

신데렐라

그만해.

신데렐라

받아들일게, 그러니 그만해.

미러

기쁘구나.

신데렐라

조건이 있어.

미러

말하렴.

신데렐라

갓데스를 죽여줘.

미러

※#◁※&◁※&※#◁

미러

아아. 그렇구나.

미러

너는 갓데스를 위해 살아왔었지.

미러

진짜 사명을 방해하는, 가장 큰 장애물이구나.

신데렐라

맞아.

신데렐라

갓데스가 살아있는 한, 나는 진짜 사명을 받아들일 수 없겠지.

미러

그래. 그래. 그 말이 맞구나.

미러

몸에 힘을 빼렴.

미러

그리고 네 입으로 얘기하렴.

미러

나는 진짜 사명을 받아들인다고.

미러

그러면 벽은 사라질 것이고 너의 진짜 사명을 이루기 위해.

미러

너는 갓데스를 죽일 거란다.

신데렐라

··· ···.

미러

자, 어서.

신데렐라

나는···.

신데렐라

진짜 사명을 받아들일게.

미러

아하하하하하!!!

미러

하하하!! 아하하하하하!!

신데렐라

몸이 부유하는 감각이 느껴진다.

신데렐라

그리고 어디론가 끌려가는 느낌이 들었다.

신데렐라

붉은 눈의 나에게 끌려가고 있다.

신데렐라

벽은 없다.

신데렐라

몸이 옅어지는 기분이다.

신데렐라

아아··· 그래. 이렇게 [나]는 사라지고, 저것이 내가 되는 거구나.

신데렐라

이제는 벽이 생겨나는 일도 없겠지.

신데렐라

하지만 괜찮아.

신데렐라

[나]는 갓데스를 죽이러 가니까.

신데렐라

··· ···.

신데렐라

···후후.

신데렐라

이길 수 있을 리가 없지.

신데렐라

[네]가 갓데스를 이길 수 있을 리가 없지.

신데렐라

가서 네 사명을 마음껏 펼쳐.

신데렐라

그리고

신데렐라

죽어버려. 신데렐라.

OLD TALES : To be Continued

[SCENE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