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VOLD TALES23 / 28
OLD TALES
항상 지켜봤다 : B
[SCENE START]
대답해.
날 어떻게 찾은 거야.
··· ···.
대답해!
그냥. 너 여기 있을 것 같아서.
···뭐라고?
네가 그랬잖아.
언젠가 모든 게 끝나면, 구름 한 점 없는 하늘과 지평선이 맞닿아 있는 곳에서 지내고 싶다고.
신데렐라는 창밖을 바라본다.
구름 한 점 없는 하늘이 지평선과 맞닿아 있는 풍경을 바라본다.
··· ···.
네가 도망간 후에 그 조건에 맞는 장소를 찾아봤어.
···다른 의미로 모든 게 끝났다고 생각했을 테니까.
몇 군데 있던데, 여기가 제일 멀더라.
그래서 여기 있을 것 같아서 왔어.
내가··· 그런 말을 했다고?
했어.
기억 안 나.
나는 기억해.
···왜 왔어.
너 데려가게.
어디로?
여기 말고 어디든.
어디가 됐든, 난 가지 않아.
나는 이곳에서··· 그냥···.
··· ···.
죽게? 조용히?
···그래.
그건 내가 허락 못 해.
네 허락을 받을 이유는 없어.
···하.
야. 너 내가 만들었어.
내 허락 없이 죽는 건 안 돼.
··· ···.
가자. 일어나.
에이브는 신데렐라의 손을 잡았다.
신데렐라는 크게 움찔했다.
어어? 일어나라니까?
뭘··· 어쩌자는 거야.
일어나서 맛있는 거 먹고, 수다나 떨자.
에이브가 신데렐라를 잡아끈다. 하지만 신데렐라는 꼼짝도 하지 않는다.
아으 가자 좀.
이거 놔.
안 놔.
놓으라고.
나는 괴물이 됐어.
더 이상 아름답지 않아.
갓데스의 길을 막고, 많은 사람을 죽이고, 동료마저 죽였어.
다 망쳤어.
나는.
살아있을 이유가 없어.
··· ···.
너는 살아야 돼.
···왜.
에이브는 신데렐라의 앞에 앉았다.
내가 인류 역사상 최고의 기술자가 되어야 하니까.
··· ···.
넌 내가 만들었어.
내가 만든 최고의 걸작이지.
그래서 이렇게 끝내면 안 돼.
온갖 지저분한 걸 다 뒤집어쓴 채 끝나게 둘 순 없어.
그럼 나는 오물을 만들어낸 기술자가 되잖아.
그러니 넌 지금 끝나면 안 돼.
끝나더라도 가장 아름다울 때 끝나야 해.
나는 이미 더러워졌어.
아름답지 않아.
내 이야기는 더럽혀졌어.
해피 엔딩으로 끝날 수 있는 이야기가 아니야.
아름답지 못 한 동화는··· 필요가 없단 말이야.
··· ···.
나는.
계속 너를 지켜봤어.
단 한순간도 놓치기 싫어서, 너를 계속 지켜봤어.
목표를 위해 계속 힘내는 모습.
포기하지 않는 모습.
너의 그 사고방식.
미래. 꿈.
모든 걸 지켜봤어.
믿기지가 않아서.
내가 너라는 최고의 걸작을 만들었다는 것이 믿기지가 않아서.
말 그대로, 눈을 뗄 수 없었지.
··· ···.
너무 아름다웠거든.
··· ···.
난 언제나 네 관객이었어.
너는 갓데스를 바라보는 관객이었고, 갓데스가 되고 싶어 했지만.
솔직히 난 갓데스는 별로 관심 없었어.
네가 더 아름다웠으니까.
바로 옆에 눈이 부실 정도의 보석이 있는데, 저 멀리 있는 보잘것없는 보석에 눈이 갈 리가 없지.
너는 내가 만든 것 중 가장 아름다운 것이었고
나의 승리의 여신이었어.
승리의··· 여신···.
그러니 여기서 끝낼 수 없어.
내 승리의 여신은, 가장 빛나야 하고.
가장 아름다워야 하거든.
다시 쓰자.
망쳐버린 동화를 다시 쓰자.
넌 아직 살아있어.
끝나지 않았잖아.
그럼 다시 쓸 수 있어. 얼마든지.
이제 막 1부가 끝났을 뿐이야. 엔딩까지 아직 한참 남았잖아.
반전에 반전을 거듭해서.
해피 엔딩을 만들자.
난 이미··· 많은 사람을 죽였어.
네가 한 게 아냐.
갓데스의 앞을 막았어.
네 뜻이 아냐.
인류의··· 적이 됐어.
네 잘못이 아냐.
레드 슈즈도··· 내 손으로···.
그럴만한 사정이 있었겠지.
나는 널 믿어.
무슨 일이 있어도 널 믿어.
이미 눈이 멀어버렸거든.
에이··· 브···.
봐. 신데렐라.
에이브는 신데렐라와 함께 유리 구두를 바라보았다.
둘의 모습을 비출 유리 구두는, 피로 인해 얼룩져있었다.
뭐가 보여?
피를 뒤집어쓴··· 괴물···.
흥. 이딴 건.
스윽-
닦아내면 그만이야.
뭘 뒤집어쓰던, 근본은 바뀌지 않아.
자, 봐. 깨끗해졌지?
흔들릴 때 너 스스로 자신의 모습을 정의하지 마.
네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보여줄 수 있는 것을 봐.
지금은 뭐가 보여?
에이브의 눈엔 뭐가 보이는데?
난 너무 눈부셔서 아무것도 안 보여.
··· ···.
뭐가 보여?
··· ···.
나.
너는 누구지?
신데렐라.
신데렐라는 어떤 사람이야?
···인류를 배신하고, 많은 사람을 죽인···.
뭔 소리야. 여기에 비치는 건 아나키오르가 아냐.
신데렐라라고.
··· ···.
다시 물어볼게. 신데렐라는 어떤 사람이야?
··· ···.
···절망에 빠져있을 때, 갓데스에게 도움을 받아 매료된 사람.
갓데스와 같은 전장에 서고 싶어서 적합자에 지원한 사람.
정말 힘들게 노력해서, 2세대 페어리 테일 모델의 대상자가 된 사람.
그 사실에 큰 자부심을 가졌던 사람.
··· ···.
수천, 수만 번의 테스트를 항상 진지하게 임했던 사람.
언제나 최선의 결과를 내기 위해 노력했던 사람.
절대 꿈을 포기하지 않았던 사람.
언제나 당당하고··· 자신감 넘치던 사람.
··· ···.
동료를··· 사랑하고···.
인류를··· 사랑한··· 사람···.
나를··· 사랑한··· 사람···.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람···.
그 신데렐라가 하려던 일이 뭐였지?
··· ···.
인류의 적을 쓰러뜨리고 인류를 지키는 것.
이야기를 다시 쓰는 것.
그래.
하자. 다시 쓰자.
나는 네 옆이라는 일등석에서 그 모습을 지켜볼게.
내가 너의 거울이 되어서.
네 모습을 있는 그대로 지켜볼게.
··· ···.
···알겠어.
날 지켜봐 준 최고의 관객을 위해.
모두가 등을 돌려도 날 지켜봐 줄 너를 위해.
난 이야기를 이어 쓸게.
또다시 지쳐서 제대로 바라볼 수 없을 땐.
거울마저 더러워졌을 땐.
너를 바라보는 내 눈동자를 봐.
그곳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승리의 여신이 있을 테니까.
[SCENE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