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VOLD TALES24 / 28
OLD TALES
가장 아름다운 승리 : A
[SCENE START]
에이브가 그런 말을 해줄 줄은 몰랐어.
이제 그 이야기를 꺼내는 건 금지야.
못난 자식새끼 때문에 고생하는 건 한 번이면 족하다고.
···자식.
자꾸 그렇게 감동한 표정 지을래?
감동했는걸.
···흥.
아무튼, 기세 좋게 얘기는 했지만 상황은 아~주 안 좋아.
지금 넌.
인류가 지하로 도망가게 만든 일등공신.
헬레틱 연구소를 파괴한 주범이자, 2세대 페어리 테일 모델 레드 슈즈를 죽인 범인이지.
···잘 아네.
그래서, 지금 선택지는 사실상 2개야.
첫 번째. 중앙 정부로 돌아가서 착실하게 조사에 임한다.
이전처럼 거친 수는 못 쓸 거야. 내가 있을 테니까.
그곳에서 침식이 전부 나았다는 사실을 증명하고, 침식의 메커니즘을 설명한다.
장점. 제일 안전하고 정석적인 방법이다.
단점. 아예 성립이 안될 수도 있다.
그래. 지금의 난 일급수배범과 다르지 않을 테니까.
얘기를 할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겠지.
그럼 두 번째. 숨어서 기다린다.
··· ···.
말했지? 지금 인류는 패배를 인정하고 지하로 숨어 들어간다고.
갓데스를 중심으로 [아크 가디언]이라는 작전이 전개됐고.
조만간 어떤 형태로든 간에 작전은 끝날 거야.
인류는 방주를 밀봉하고, 그 무엇도 들어가지도, 나가지도 못하게 할 생각이지.
그렇게 될 때까지 몸을 피하면서 기다리는 게 두 번째 선택지야.
기다린 다음엔?
글쎄. 농사라도 지어야 하나.
아무것도 남지 않은 지상에 무슨 의미가 있어?
살아있다는 것에 의의를 두는 거지.
그렇게 기다리고 기다리다가.
언젠가 인류가 다시 지하에서 나올 때.
그때 돕는 거야.
···시간이 많이 지나면, 여러 가지가 흐릿해지기 마련이니까.
장점. 안전하다.
단점. 오래 걸린다. 아예 안될 수도 있다.
··· ···.
맘에 드는 걸로 골라봐.
둘 다 별론데.
그럼 어쩌자고.
이야기를 다시 쓰자며.
그랬지.
그럼 쓰자.
이것도 이야기의 일부가 될 수 있어.
그 왜, 무슨 이야기든 쉬어가는 부분이 있잖아.
그게 싫다고 말하는 거야.
아름답지 않으니까.
싫다고는 누구든 말할 수 있어. 대안을 내놓는 건 아무나 할 수 없지.
불행인지 다행인지는 모르겠지만, 지금의 나는 강해졌어.
예전의 나와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허이구 잘났다.
···그리고 원치 않았던 수많은 실전으로 인해 기량도 급성장했지.
···갑자기 그 얘길 꺼내는 건 반칙 아냐?
미안. 곤란하게 만들 생각은 없었어.
하지만 사실이 그래. 난 지금 강해.
무력에 기반한 일이라면 불가능한 일은 아마 없겠지.
··· ···.
야. 너 설마···.
이야기를 고쳐 쓰려면 내가 망친 것을 내가 직접 수습해야 해.
퀸을 칠 거야.
··· ···.
궤도 엘리베이터 인근의 랩쳐의 수가 급증했다고 했지?
상관없어.
지금의 나라면 뚫을 수 있어.
그리고 갓데스가 실패했던 원인은 이제 없지.
여기 있거든.
··· ···.
어때?
많은 걸 해결할 수 있는 아름다운 계획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렇게까지 할 필요 없잖아.
뭐가?
인류는 널 믿지 않아.
배신자이자 적으로 여기고 있어.
그러니 안 그래도 돼.
에이브.
나는 계속 2세대 페어리 테일 모델이고 싶어.
인류의 희망. 포스트 갓데스이고 싶어.
인류를 위해서가 아니야.
나를 위해서야.
그리고 나를 만든 에이브를 위한 거야.
동료들을 위한 거야.
나로 인해 망쳐버린 일을, 내 손으로 되돌려놔야지.
그래서 퀸을 치겠다?
응.
··· ···.
진짜 바보 같은 생각이네.
당장 하자.
말이 앞뒤가 안 맞는데.
초 하이 리스크인데, 초 하이 리턴이라 맘에 들어.
그래. 한 번에 뒤집으려면 이 정도는 돼야지.
하지만 필요한 게 있어.
뭔데?
헨젤과 그레텔, 세이렌이 필요해.
··· ···.
다 같이 가야 해. 그럼 반드시 이길 수 있어.
되겠냐 그게.
왜? 그 셋. 나만큼은 아니지만 강해.
강하고 약하고의 문제가 아니라, 걔들이 너랑 같이 가려고 하겠냐고.
반드시 같이 갈 거야.
무슨 자신감이야.
다들 나와 같은 마음일 테니까.
··· ···.
그래. 일단 만나나 보자.
설득이 되려나 모르겠지만, 일단 만나보자.
에이브가 말한다면, 반드시 들어줄 거야.
나한테 무슨 언령이라도 있는 줄 알아?
더 좋은 능력이 있지.
모든 걸 포기하고 죽음을 택하려 한 누군가를 구해 줄 정도의 능력.
···너, 그런 말 이제 그만하라니까.
후후. 부끄러워하지 마. 넌 아름다우니까.
··· ···.
흐, 흐음.
그, 그런데 일단 만나야 뭘 입을 털던가 할 텐데···.
만나는 게 가장 큰 문제네.
···? 왜? 에이브는 아무 문제없지 않아?
아··· 그게.
여기 올 때 스턴건으로 여럿 기절시키고 왔거든.
나도 중요 참고인 중 하나였으니까···. 못 나가게 막더라고.
··· ···.
후후.
웃을 때냐.
그럼 찾아가자.
찾아가다니, 거기로?
응.
···흠. 이것도 일리 있네.
좋아. 그럼 일단 잠입해 보는 걸로···.
···잠깐.
누군가 오고 있어.
···랩쳐야?
알 수 없어.
그 순간, 바깥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나오십시오.
여러분은 포위됐습니다.
[SCENE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