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VPROJECT MATIS09 / 28

PROJECT MATIS

어른의 세계 : A

[SCENE START]

미실리스에서 에블라 입자 정화 장치를 강화했다는 소식을 내보낸 이후,

미실리스 무능론과 관련된 여론은 빠르게 진정되어갔다.

모든 일이 진정될 때쯤···.

지엔

부르셨다고요.

엔메

M.M.R.로 가.

엔메

가서 V.T.C.의 남은 데이터들을 가져와.

지엔

지금··· 이 타이밍에요?

지엔

이래 갑자기?

엔메

타이밍? 무슨 타이밍을 말하는 거지?

지엔

아가의 니케 설계도.

지엔

그건 분명 [진짜]였어요.

지엔

방주에 들어온 이후, 아무도 이뤄내지 못한 새로운 방향의 니케 바디.

엔메

··· ···.

지엔

당신이 그것의 가치를 모를 리가 없지.

지엔

그런 걸 와 쓰레기통에 처박나 했더니···.

엔메

그게 네가 M.M.R.에 가는 것과 무슨 관계가 있지?

지엔

내를 밖에 나오게 할 생각이 없구나?

엔메

글쎄.

지엔

이미 차기 CEO를 결정한 거야.

지엔

아가인가요?

엔메

뜻 모를 소리만 늘어놓는군.

지엔

그렇게나 좋을 대로 써먹어 놓고, 내를 이제 와서 이래 쉽게 버린다고?

엔메

다녀 와.

엔메

다녀오면 CEO의 자리를 주지.

지엔

누굴 바보로 아나···!

지엔

내가 순순히 갈 거라고 생각해요?

엔메

갈 거라고 생각하는데.

지엔

!!

엔메

권력, 능력, 조력자.

엔메

이 중, 지금 네가 나보다 뛰어난 게 뭐가 있지?

지엔

··· ···.

으득-

엔메

타인의 손에 질질 끌려내려가는 추한 꼴은 보이고 싶지 않을 거라 믿는다.

지엔

···아버지.

지엔

언젠가 그 뇌를 실험대에 올려가 샅샅이 조사하고 말 겁니다.

지엔

내한테 기억 제어 장치를 개발시키게 한 걸 후회할 만큼.

엔메

뜻대로 해.

엔메

그럴 능력이 생긴다면, 말이지.

지엔

··· ···.

엔메

M.M.R.로 가라.

엔메

그리고 CEO의 허락이나 이사회의 요청이 있기 전까지,

엔메

방주에 올라오지 마.

지엔

··· ···.

지엔

CEO의 허락이나··· 이사회의 요청?

지엔

하하···!

지엔

자식들을 완전히 갖고 노는구만.

엔메

··· ···.

지엔

···그라죠.

지엔

어떻게든 반드시 돌아와서,

지엔

반드시 당신을 내 실험대 위에 올릴 기다.

엔메

그러던가.

지엔이 떠나갔다.

엔메

에닉.

에닉

예.

엔메

큰 것이 제대로 M.M.R.로 내려가는지 확인해.

엔메

작은 것과 다르게, 제법 괴물로 큰 아이라 머리를 쓸 수 있어.

에닉

···알겠습니다.

엔메

말했던 조건이 성립되지 않으면, 방주 위로 올라올 수 있는 수단을 모두 막아.

엔메

그리고 약속대로, 난 이틀 뒤에 갈 거야.

에닉

위치가 특정된 모양이군요.

엔메

···그래.

엔메는 화면을 켜, 거대한 지도에 띄워져 있는 붉은 점을 바라보았다.

엔메

드디어··· 찾았지.

엔메

쓸데없는데 힘 빼기 싫으니,

엔메

막지 마.

에닉

··· ···.

엔메

너와 한 거래는 모두 완료되었을 거다.

엔메

지상 위까지 네 영향이 닿을 수 있도록, 통신을 열어놓았으니까.

에닉

예. 지상 위까지 제 통신이 닿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에닉

감사합니다. 엔메.

에닉

그럼 차기 CEO는 슈엔으로 확정인 것입니까?

엔메

그래.

엔메

큰 것의 발이 M.M.R.에 닿는 순간, 기사를 뿌려.

엔메

미실리스의 CEO가 바뀐다는 것을 모두가 알 수 있게.

뉴스 앵커

[속보입니다.]

뉴스 앵커

[엘리시온에 이어 미실리스 인더스트리의 CEO 승계가 이루어진다는 소식입니다.]

뉴스 앵커

[차기 CEO로는, 엔메 CEO의 차녀 슈엔으로 결정되었···.]

슈엔

저, 저게··· 무슨 말이야?

슈엔

내가··· 뭐가 됐다고?

슈엔

CEO···?

맥스웰

사장님!!

쾅-!

엔메

CEO를 내려놓은 지 얼마나 됐다고, 벌써부터 허락도 없이 방을 들어오네.

맥스웰

지금 무슨 생각을 하시는 거예요?

맥스웰

CEO를 내려놓는다고요···?

맥스웰

슈엔을··· 차기 CEO도 아니고 지금 바로 승계를 한다니···!

맥스웰

저 어린애한테?

엔메

그래.

엔메

큰 것보다 작은 것이 지금의 미실리스에게 더 적합하니까.

맥스웰

당신도 알잖아요.

맥스웰

저 애가 바라던 게 뭔지!

맥스웰

그저 아버지가 자길 한 번만 더 봐주길 원했다는 거, 당신도 알잖아!

맥스웰

그런데 어떻게··· 이런 방식으로···!

엔메

그래. 애정.

엔메

그게 그 애가 원하는 거겠지. 그 앤 옛날부터 그랬으니까.

엔메

그래서 주지 않는 거야.

엔메

만족한 것들은 정체되기 마련이니까.

맥스웰

···뭐라고요?

엔메

내가 그 설계도를 마음에 들어하지 않았을 거라고 생각해?

맥스웰

지금 무슨 말을···.

엔메

그건 진짜가 맞아.

엔메

훌륭하지. 그 나이에 [진짜] 니케 설계도를 만들어낼 재능이라니.

엔메

2세대 페어리테일 이후로, 정말 오랜만에 보는 것이었어.

엔메

역시 미실리스의 피답더군.

엔메

그 정도 재능이라면 어려도 괜찮아. CEO 정도야, 할 수 있어.

엔메

성질이 좀 나빠져도, 애처럼 굴어도.

엔메

타고난 실력으로 성과를 낼 테니까.

맥스웰

그런데 왜 그 자리에선 그런 말을···!

엔메

말했잖아. 만족한 건 정체되기 마련이라고.

엔메

굶주리고 갈망해야 성장이 있는 법이지.

맥스웰

그래서 애한테 그딴 말을 했던 거라고?

맥스웰

형편없다면서 민폐를 끼쳤다는 것처럼 말한다고?

맥스웰

고작 그런 이유 때문에?

엔메

그래. 결국 그게 그 애한테 더 큰 성장을 가져올 테니까.

엔메

가장 원하는 게 애정이라면 더욱 쉽겠지.

엔메

곁에서 키울 수 있는 상황이었다면야,

엔메

조금씩 줄 듯 말 듯 애태우면서 더 자극시킬 수 있었겠지만, 상황상 불가능하니 어쩔 수 없지.

엔메

평생 주지 않는 수밖에.

맥스웰

엔메-!!

맥스웰이 엔메의 책상을 내리쳤다.

맥스웰

당신은 도대체 자신의 아이를 뭐로 보는 거야!!

엔메

괴물.

맥스웰

···뭐?

엔메

또는 괴물이 될 훌륭한 재목.

엔메

괴물을 잡기 위해 만든 회사의 주인인데,

엔메

괴물 정도는 되어야, 이 미실리스의 CEO 자리에 오를 수 있지 않겠어?

맥스웰

그런 게 되지 않아도 랩쳐를···!

엔메

방심의 결과가 저 우주에 버젓이 남아 있는데도,

엔메

아직도 인간으로 덤벼도 이길 수 있으리라 생각하는 멍청한 놈이 있군.

엔메

그게 내 부하직원이었다니.

엔메

제법 똑똑한 줄 알았더니, 결국 너도 방주에 안주한 인간일 뿐이었나.

맥스웰

그렇게나 괴물을 원한다면, 지엔에게 자리를 줬으면 됐잖아.

맥스웰

그 애가 원하는 건 그 자리이니···.

맥스웰

!!

맥스웰

설마···.

엔메

그래. 그래서야.

엔메

큰 것이 원하는 건 이 자리이니까.

엔메

절대 줄 수 없지.

엔메

만족할 테니까.

엔메

지금도 봐. 자신이 작은 것을 언제든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니까,

엔메

같잖게 아가라 부르며 여유를 부리지.

엔메

괴물은 굶주리게 해야 해.

엔메

만족한 괴물은 성장을 멈추거든.

엔메

그래선 안 되지.

엔메

그래서야, 미실리스고 방주고 정체될 뿐일 테니까.

엔메

미실리스도 방주도 더 커나가야지.

엔메

괴물들에게 잡아먹히지 않도록.

맥스웰

···그래. 당신의 그 괴물론이 맞다고 치자.

맥스웰

그런데 그건 이론일 뿐이잖아.

맥스웰

슈엔이 괴물이 되지 않고 인간으로서 안주하면, 그땐 어쩌려고?

엔메

그럼 큰 것이 올라와서 작은 것을 잡아먹겠지.

맥스웰

!!

엔메

미실리스가 무너지는 꼴은, 에닉이 절대 두고 보지 않을 테니까.

엔메

그러니 작은 것은 내내 두려워할 거야.

엔메

자신의 손에 있는 게 언제 괴물의 아가리에 들어갈지 모를 거라 생각할 테니까.

엔메

그럼 더 성과를 내려 필사적이 되겠지.

엔메

괴물이 되든, 되지 않든.

맥스웰

정말··· 미쳤어. 어떻게 자기 자식을···!

맥스웰

괴물은 지엔도 슈엔도 아니야. 당신이야!

엔메

알아.

엔메

미실리스에서 태어난 건 모두 그렇지.

엔메

괴물이거나 괴물이 되다만 것들 뿐이야.

엔메

작은 것이라고 다를 것 같아?

맥스웰

슈엔은 달라. 그 앤 정말로···!

엔메

그래? 어디 시간이 흐른 뒤에도 그 말을 할 수 있을지 궁금하군.

엔메

네가 작은 것의 곁을 떠나지 못한다면,

엔메

언젠가 이 말을 통감할 때가 올 거다.

맥스웰

내가 절대 그렇게 만들지 않을 거야.

엔메

그래? 내가 보기엔 네가 가장 적합한데.

맥스웰

적합하다고?

엔메

이렇게나 애정이 가득하니,

엔메

작은 것을 괴물로 밀어넣는데, 가장 큰 트리거가 될 수 있겠어.

맥스웰

뭐?

엔메

말했잖아? 그 애가 굶주리는 게 애정이라면.

엔메

그것을 평생 갖지 못하게 할 거라고.

픽-

맥스웰의 어깨에 가느다란 침이 날아와 꽂혔다.

맥스웰

이게··· 무슨···!

맥스웰이 고개를 들었다.

빈 허공에 총구가 띄워져 있었다.

맥스웰

스텔··· 스?

어지러움을 느끼며 맥스웰이 바닥에 쓰러져 내렸다.

맥스웰

욱···!

엔메

안 그래도 찾아가려고 했는데, 먼저 찾아와 줘서 고마워.

엔메

넌 절대 작은 것의 취임식에 오면 안 되거든.

맥스웰

엔··· 메···!

맥스웰이 의식을 잃었다.

삑-

엔메

끌고 나가.

엔메는 쓰러진 맥스웰을 둔 채, 밖으로 걸어나갔다.

그리고 그날 저녁. 미실리스의 2대 CEO, 엔메가 방주에서 자취를 감췄다.

[SCENE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