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VPROJECT MATIS16 / 28
PROJECT MATIS
또 다른 소녀의 세계 : B
[SCENE START]
와구와구-
라플라스가 정신없이 케이크를 먹기 시작했다.
···되게 잘 먹네.
···웅?
밥도 못 먹고 왔어?
!! 어떻게 알았지?
··· ···.
맞다! 어제부터 아무것도 먹지 못했다!
어제부터 여기에 숨어 있었기 때문이다!
···어제부터라고?
보기만 해도 배고픈 것까지 알다니, 역시 히어로를 만드는 사람은 다르군!
···됐고, 얼른 먹기나 해.
슈엔은 라플라스를 다시 바라보았다.
왜소한 체격.
병색이 가득한 얼굴.
의지는 좋으나 얼마 버티지 못하고 곧 죽어 버릴 것 같았다.
···쯧.
푸하···! 배부르다···!
케이크 잘 먹었다! 나눠줘서 고맙다!
너는 정말 좋은 사람이구나!
먹는 사람 앞에서 침을 질질 흘려놓고 말은 잘하네.
···그래서 너 뭔데?
라플라스다!
아니 이름 말고.
면접은 봤어?
봤다!
그리고 떨어졌다!
내가 못 본 거 보니까, 1차에서 떨어졌나 보네.
당연히 그렇겠지~ 그 몸으로 어떻게 붙겠어.
히어로가 되려면 건강해야 하는 건가?
당연한 거 아니야?
히어로 니케가 되는 게 어린애들 장난 놀음인 줄 알아?
왜지? 니케는 머리만 건강하면 될 수 있다고 했는데?
이건 일반적인 니케가 되는 게 아니니까.
실험 과정은 고통스러울 거고,
견디지 못하고 죽을 수도 있어.
그래서 최대한 몸도 마음도 건강한 사람을 받으려는 거야.
우리도 누굴 죽일 생각으로 이걸 하려고 하는 게 아니니까.
몸도 마음도··· 건강한.
그런데 그 몸으로···.
뭘 어떻게 버티겠다는 건지 모르겠네.
그럼 버티기만 하면 될 수 있다는 건가?
그래. 근데 넌 안 될 거 같아.
그러니까 이거나 먹고 가.
다신 여기에 오지 말고.
슈엔이 라플라스를 둔 채 떠나갔다.
버티기만··· 하면 된다니···!
정말 쉽군!
좋아! 그럼 지금부터 열심히 버텨보겠다!
다음날.
아~ 짜증나. 오늘도 괜찮은 놈이 없···.
왔나, 슈엔!!
아이 씨, 깜짝이야!
너, 너 뭐야?
라플라스다!
누가 네 이름 물었어? 여기 왜 있냐고!
히어로가 되기 위해서 있었다!
네가 말하지 않았나! 버티면 된다고!
뭐?
그래서 히어로로 만들어줄 때까지 버틸 생각이다!
하, 그래서 여기서 시위를 해보시겠다?
누가 네 맘대로 해줄 줄 알아?
시위라니? 아니다! 난 버티는 거다!
그게 그거지!
그래서 말인데, 오늘은 케이크를 먹지 않는 건가?
내가 미쳤다고 너 여기 계속 있으라고 그걸 주겠냐?
어디 아무것도 안 먹고도 버텨 보시든가.
슈엔이 떠나갔다.
하지만 그 다음날도.
왔는가, 슈엔!!
아직도 안 갔어?
그렇다!
아무것도 안 먹고··· 버텼다고?
꼬르륵-
괜찮다! 안 먹고 버티는 것 정도는 익숙하니까!
여기까지 걸어올 때도 아무것도 먹지 않고 왔었다!
그래서, 오늘도 케이크는 없는 건가?
없어!
또 그 다음날도.
아직 있다. 슈엔!
있지 마!
또 그 다음의 다음날도.
버티고 있다··· 슈엔!
너 정말 죽으려고 작정했어?!
죽으려고 한 적은 없다···!
그런데 아무것도 안 먹고 버티고 있다고?
아무것도 안 먹진 않았다. 화장실에 물은 나오고 있더군!
···뭐?
너 설마···! 그걸 마신 거야?
?? 그렇다!
물을 많이 마시면 배가 안 고파진다!
히어로를 만드는 곳이라서 그런가 여긴 화장실 물도 참 깨끗하더군! 아무리 마셔도 배가 안 아팠다!
이, 이 미X 놈···!
라플라스는 슈엔의 아지트를 떠나지 않았다.
그렇게 일주일이 되는 날.
···야.
라플라스다!
그래, 라플라스.
불렀나?
너 도대체 언제까지 여기 있을 생각이야.
나를 히어로로 만들어줄 때까지다!
면접도 다 끝났어. 모집 기간 끝났고 모집 인원도 다 찼다고!
그렇군! 그럼 다음 기회가 열릴 때까지 기다리겠다!
··· ···.
야. 내가 너 히어로 후보로 안 받는 게, 날 위해서인 것 같아?
다 너를 위한 거야, 알아?
나를 위해서라고?
너같이 허약한 애들이 실험에 참여했다가 죽을 수도 있어서 이러는 거라고.
니케는 머리만 제대로 있으면 만들 수 있는 것 아니었나?
내 머리는 건강하다!
누가 머리 때문이래?
고통을 못 견디고 죽을 수도 있다고!
위험을 솔직히 말해줘서 고맙다.
하지만 난 괜찮다. 버틸 수 있다!
아으, 그놈의 버티기는 그만 좀 말해!
아프다니까? 건강한 사람도 못 버틸 정도로 아플 거라고!
괜찮다!
그것이 히어로가 되는 과정이라면 얼마든지 참아낼 수 있다!
라플라스가 눈을 빛냈다.
지금의 내 신체는 나약할지 몰라도.
내 마음은 건강하다!
그러니 난 할 수 있다.
히어로가 될 수 있다!
··· ···.
문득 슈엔은 그 눈에서 눈을 떼지 못하겠다고 느꼈다.
그러니 내게 한 번만 기회를 다오.
나를 믿어준다면,
어떤 고난과 역경이 덮쳐온다고 하더라도,
반드시 네 앞에서 히어로가 되어보이겠다.
··· ···.
하아··· 내가 졌다.
!!
그래. 붙여줄게.
붙여줄 테니까, 어디 한 번 제대로 굴러봐.
네가 상상한 거 이상으로 반드시 고통스러울 테니까.
어디 한 번 X돼 봐. 그때 가서도 히어로가 되고 싶다느니 버틸 수 있다느니 하는지 보자.
정말 고맙다, 슈엔!!
나중에 가서 나 원망하지 마.
네가 죽어도 난 책임 안 질 테니까.
하하! 물론이다!
···따라 와. 내 권한으로 실험실에 넣어줄 테니까.
이 은혜는 언젠가 꼭 갚겠다!
살아남고서나 이야기 해.
너 걔 뭐야?
앞뒤 다 자르고 뭐라는 거야.
라플라스라는 애! 걔 뭐냐고.
뭐긴 뭐야, 실험 후보지.
그 몸을 가지고 실험 후보라니···.
네 친구야?
무슨 그런 애랑 친구를 해! 내가 직접 면접 보고 뽑은 거거든?
그 병약한 몸을 봤는데도 뽑았다고?
난 분명히 경고 했어.
다 말해줬는데도 선택한 건 그녀석이야.
경고해도 한다고 하겠지! 그러니까 그 몸을 하고도 면접실에 들어왔었겠지.
안 그래도 면접관들이 하도 뭐라고 하길래 나도 1차 면접 영상 봤어.
딱 봐도 네가 좋아할 만한 말을 한 건 알겠는데, 그래도 신체 스펙이 최악이야.
딱 봐도 제대로 된 실험에 들어가기도 전에 고꾸라질 것 같았다고.
그래서 면접관들도 떨어뜨린 거야.
그래서 뭐. 내가 총 책임자잖아.
그럼 내 마음대로 한 놈 정도는 붙여도 되는 거 아니야?
그렇게 약한 애를 데려다 실험했다가, 잘못해서 도중에 죽기라도 하면 어떡하려고 그래.
어떡하긴, 그냥 여론 망치고 마는 거지.
슈엔!
아, 정말 되게 뭐라고 하네.
지가 죽어도 하고 싶다잖아. 그냥 내버려둬!
나라고 걜 붙이고 싶어서 붙였는 줄 알아? 그자식이 일주일이나···!
일주일?
···아니야, 됐어. 어쨌든 걘 그냥 내가 뽑은 애니까, 뒷말 붙이지 말고 그냥 합격시켜.
이걸로 더 왈가왈부 하지 마.
···하아.
그래~ 알겠어.
대신, 그녀석이 못 견디고 뛰쳐나가면 그땐 어쩔 수 없는 거야. 알겠지?
마음대로 해.
[SCENE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