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VTERMINUS TICKET05 / 28

TERMINUS TICKET

첫 번째 역 : B

[SCENE START]

노라

사슴.

노라

사슴 맞지?

노라

아직 어려 보이는구나.

네로

맞다냥.

네로

보자마자 눈치채다니, 제법이다냥.

노라

옛날에 여행할 때, 사슴 공원이라는 곳이 있었어.

노라

그 안에 입장료를 내고 들어가면,

노라

사슴들에게 먹이도 줄 수 있고, 같이 교감도 할 수 있는 그런 곳이었지.

네로

아, 들어본 적 있다냥.

네로

동물원과 비교했을 때 좀 더 친화적인 곳이 있다고 말이다냥.

노라

··· ···.

노라

이런 곳에서 동물을 보다니, 이제 지상에 왔다는 게 실감이 좀 나는구나.

노라는 사슴을 쓰다듬기 위해 손을 뻗다가, 멈추었다.

노라

이 아이, 다쳤구나.

네로

그렇다냥.

네로

가족과 함께 이동하던 중에, 다른 동물의 공격을 받아 상처를 입었고.

네로

본인은 간신히 몸을 숨겨서 살았지만, 다른 가족들은 모두 목숨을 잃었다고 했다냥.

노라

하, 야생이로구나.

노라

혼자만 살아남은 게로군.

네로

냥.

메어리

일단 치료를 먼저 할까요~?

메어리

제가 동물을 다루는 데는 서투니까, 네로가 좀 도와주세요~

네로

알았다냥.

솔린

우리는 슬슬 밖에 나가볼까?

노라

흠···.

노라

사슴이 조금 신경 쓰이는구나.

노라

기다려 보자.

솔린

엥? 밖에 안 나가?

솔린

엄청 기다렸잖아.

노라

이따가 나가면 되지.

노라

다음 역으로는 언제쯤 넘어가는 게냐?

디젤

큰 문제가 없으면, 사흘 뒤에 출발 예정이에요.

노라

여유 있네!

노라

나는 사슴 먼저 보고 나갈 게다.

솔린

이해가 안 가.

솔린

지상을 보고 싶었던 것 아니었어?

노라

쯧, 솔린 이 애송아.

노라

사슴도 지상의 일부 아니냐.

노라

문을 열자마자 살아있는 동물을 마주쳤어.

노라

그것만으로도 난, 지상을 만끽하는 중이라고.

솔린

??

솔린

디젤이랑 브리드는 저 말이 이해가 가?

디젤

음~ 글쎄요.

디젤

아마 여기에 있는 그 누구도 이해할 수 없을 거예요.

디젤

저 정도로 깊은 감정을, 지상을 보며 느끼지 않으니까요.

브리드

오래 기다려 오신 만큼.

브리드

아주 작은 부분도 온전히 느끼고 싶으신 거겠죠.

솔린

···흐, 흐흥~

솔린

그, 그래! 그런 거지~! 다 이해했어.

노라

전혀 이해 못 했구먼! 하하하!

출입문 앞에 모여서 수다를 떨던 사이.

옆 객실의 문이 열리고, 네로와 메어리가 들어왔다.

지잉-

노라

오! 왔구나.

노라

치료는 잘 끝난 게냐?

네로

냥, 메어리가 고생해 줬다냥.

메어리

동물을 치료해 본 건 처음이라, 즐거웠어요~

노라

심하게 다친 건 아니였고?

네로

다친 곳도 다친 곳인데, 너무 오래 굶었다냥.

네로

먹을 걸 줘야 할 것 같은데냥···.

네로

흠냥.

네로

근데 노라는 왜 안 나가고 여기에 있었던 거냥?

노라

살아있는 동물을, 자연의 생명을 너무 오랜만에 봤는데.

노라

다쳐있다는 게 조금 신경이 쓰여서 말이다.

네로

··· ···.

네로

노라가 사슴에게 밥을 줘보겠냥?

노라

···뭐?

노라

내, 내가 말이냐?

네로

냥, 별거 아니다냥.

네로

그냥 젖병을 들고 있으면 된다냥.

노라

그런 거라면 네가 하면 되잖아.

네로

나보단, 노라가 더 잘 봐줄 것 같다냥.

네로

그리고 난 고양이들 말고 다른 동물들이랑은 별로 친한 편이 아니라서냥.

네로는 노라에게 우유를 건네준 후, 통로에 있는 사슴이 보이도록 자리를 비켜주었다.

노라

으음···.

노라

갑자기 달려들거나 하지는 않겠지?

네로

공격성이 적은 초식 동물이니까 걱정하지 마라냥.

네로

마음에 안 들면 머리로 치는 정도가 다일 거다냥.

노라

···그래, 저 조그마한 게 머리로 쳐봤자 얼마나 아프겠어.

노라는 사슴을 향해 우유를 내밀었다.

솔린

킥킥···! 할매, 손 떨리는데?

노라

나이 먹어서 그런 게다!

선택지

노라

··· ···!

저 멀리서 나를 바라보던 사슴은.

젓가락 같던 다리를 펴고는, 몸을 비틀 거리며 천천히 다가왔다.

새끼 사슴의 눈을 정면으로 본 적이 있는가.

솔직히 사슴 공원에 갔던 기억만 있지, 사슴에 대한 자세한 건 기억나지 않는다.

노라

눈이···.

노라

올곧구나.

노라

···마치-

툭-

데구르르···.

노라

··· ···?

노라

이 녀석, 우유를 쳐버렸는데?

네로

냥···.

네로

역시 그런가냥···.

노라

뭐야, 왜?

네로

이 사슴, 죽음을 기다리는 것 같다냥.

노라

··· ···!

노라

이렇게 어린놈이, 왜?

네로

가족을 잃었으니까, 살 의지도 잃은거겠지냥.

노라

하.

노라

이봐, 사슴아.

노라

고작 살아도 몇 개월 살았다고 이런 일로 죽음까지 생각해?!

노라

그렇게 힘들었던 게냐? 응?!

노라

버텨보지도 않고, 근성도 없이!

네로

지, 진정해라냥.

네로

그렇다고 화를 내는 건-

텁!

꿀꺽! 꿀꺽!

네로

냐앙···?!

선택지

꿀꺽! 꿀꺽!

노라

캬!!

노라

맛 죽인다!!

노라 할머니는 우유를 다 마셔버렸고.

사슴은 놀란 눈으로 그런 할머니를 바라보았다.

[SCENE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