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VGODDESS FALL02 / 28
GODDESS FALL
미쳐있는 자들 : A
[SCENE START]
피해 상황을 파악해라.
다 작살났어요. 더 상세한 설명이 필요할까요?
충분하다. 하란. 이사. 노아.
무사하단다.
저도 괜찮아요.
와 이거 뭐야? 우리 다 죽는 거야?
죽지 않는다.
뭐야! 뭐야 뭐야 뭐야 뭐야! 뭔데 이거!? 우리 다 죽는 거야!?
죽지 않는다.
이, 이거 한 방 더 맞으면 죽는 거 아냐?
그땐 죽겠지.
로봇들을 총동원해서 수리에 들어갈게요. 일단 기본 시설부터 살려놔야 해요.
부탁하지. 실드는?
지금 천장의 형광등도 안 들어오는 마당에 실드가 켜지겠어요?
맞는 말이군.
기본 시설 이후에는 에덴의 창을 수복하는 걸 서둘러라.
알겠어요.
아니 한 방 더 날아오면 어떡할 건데!?
날아오지 않을 거다.
지하, 지하로 도망가자!
잠깐, 니힐리스타 걔 뛰쳐나온 거 아냐?
니힐리스타는 아틀라스 케이지에 무사히 보관 중이다.
위에선 빔이고 밑에선 불이라고!? 좀 봐 줘 제발!
둘 다 조용히 해라.
··· ···.
··· ···.
포격 거리나 사거리로 봤을 때 퀸이 공격한 것이라 봐도 무방하겠지.
맞아요.
이정도 규모의 빔 포격이다.
퀸이 어떤 것인지는 모르지만 48km 상공에서 대규모 빔 포격을 쏟아붓는 바보 같은 짓을 연속으로 할 순 없다.
모, 모른다면서 어떻게 아는데?
간단한 일이다.
다시 빔 포격이 온다면 우린 모두 죽을 것이고, 그럼 내 예상이 틀린 것일 테지.
하지만 그걸 후회하거나 원망을 들을 수 없다. 이미 죽은 후일 테니까.
그러므로 내 판단이 옳다.
잘 모르겠지만 말 같지도 않은 소릴 하는 건 알겠네.
파피용. 너무 무례하게 굴지 마.
인질인데 좀 무례할 수도 있지. 안 그래?
맞는 말이구나.
다들 집을 잃은 것 치곤 한가해 보여 다행이외다.
···모두 무사하오?
그래. 모두 무사하다.
에덴은 말 그대로 작살이 났지만요.
···그래도 소저들과 소협만이라도 무사해서 다행이외다.
선구자 소저들이 도착했소.
얘기를 나누고 싶어 하오.
··· ···.
···요한아.
들이자꾸나.
그들이 원한다면, 에덴 안으로 들어와도 좋다.
이제 에덴이라 부르기엔 좀 민망한 꼴이지 않소?
··· ···.
···농담이외다. 농담. 너무 그렇게 쳐다보지 말아 주시오.
··· ···.
··· ···.
··· ···.
어서 와요.
··· ···.
··· ···.
··· ···.
··· ···.
되게 조용하네.
고수끼리는 검을 맞대기 전 수백의 합을 가상으로 겨룬다고 하지 않소. 그런 것 아니겠소?
쟤들 싸워? 사이 안 좋나 봐?
한쪽은 옹졸한 고집쟁이고, 한쪽은 오만하고 의심병을 앓고 있기 때문이외다.
누가 옹졸한 고집쟁이라는 거지.
누가 오만한 의심병 환자라는 거냐.
오, 한 번에 알겠어.
하하. 바로 알려주는군.
··· ···.
··· ···.
자, 이대로 가만히 뒀다간 서로 노려보다가 시간을 다 죽일 것 같으니 소인이 중재하겠소.
··· ···.
퀸이 내려오고 있소.
퀸이 지상에 있지 아니하고, 우주 정거장 일부와 함께 궤도를 떠돌고 있음은 모두가 알고 있을 것이라 믿소.
···!!
그러길 백여 년에 가까운 시간이 지난 것으로 추정되며
어찌하여 지금까지 지상으로 내려오지 않았는지는 불명이었소.
허나 얼마 전 있었던 일로 인해 그 이유가 명확히 밝혀졌소.
퀸의 앞을 가리고 있던 액체 금속으로 추정되는 장막 때문이었소.
이 액체 금속은 어떠한 이유에서인지 퀸을 따라다니며 그 시야를 가리고 있었고
이 때문에 퀸의 시야가 매우 한정적이거나 제 기능을 하지 못하였다고 판단하고 있소.
그랬으나.
얼마 전 인자 살해자 소저가 에덴의 창을 사용, 퀸의 앞을 막고 있던 장막을 치워버렸소.
이제 퀸의 시야를 막는 것은 아무것도 없기에, 퀸은 지금껏 미뤄왔던 일을 하기 위해 내려오고 있소.
현재는 상공···.
48km 부근에 머물고 있어요.
그렇소. 아주 높은 곳에 머물고 있으며
방금 에덴을 향해 말도 안 되는 규모의 빔 포격을 실시했소.
덕분에 에덴은 이제 농담으로라도 낙원이라 부를 수 없는 상태외다.
··· ···.
퀸의 목표는 명백하다 사료되오.
에덴의 창이라는 본인에게 위협이 될 만한 무장을 지닌 에덴을 부수는 것이외다.
그리고 지상으로 내려올 것이외다.
기습에 가까운 상황이라, 우리 측의 준비는 완벽하지 못하오.
선공을 내어주어 큰 피해를 입고 말았소.
···허나.
그토록 염원하던 순간이외다.
나유타는 손을 뻗어 하늘을 가리켰다.
퀸.
랩쳐의 여왕.
저것을 잡아낸다면, 우리는 지상 탈환이라는 대업에 크게 다다를 것이외다.
그러니 서로 간의 아쉬운 마음은 뒤로 두고, 지금 이 순간 퀸을 잡기 위해 힘을 합쳐줄 것을 간청하오.
다시는 오지 않을 기회일지도 모르오.
··· ···.
시설을 안내받고 싶다.
감제 고지로 쓸 법한 위치가 필요하다.
어디에서든 요격을 나갈 수 있고 보급이 용이한 장소가 필요하네.
술도 한 잔 내어주면 더할 나위 없겠고.
··· ···.
준비할게요.
!! 요구해도 되는 건가?
스노우 화이트···.
가능한 선에서는 요구사항에 맞춰드릴게요.
고기와 빵을 원한다.
알겠어요. 준비할게요. 다른 건 더 필요 없나요?
!!
과일도 요구해도 되나?
예. 준비해 드릴게요.
!!
일일이 좀 놀라지 말아 주실래요? 누가 보면 굶기는 줄 알겠어요.
저는 의무실과 방어 시설을 좀 볼게요.
···좋다. 한 명씩 붙어서 안내해 줘라.
하란, 스노우 화이트에게 붙어라.
기꺼이 그러마.
음식은 나눠주지 않을 거다.
···그래. 명심하마.
이사벨, 홍련에게 붙어라.
알겠어요, 지휘관.
날아다니는 낭자라 나와 눈높이가 맞을지 걱정이네만.
걱정 마. 걸어서 안내해 줄 테니까.
노아는 라푼젤에게 붙어라.
켁. 제일 약해 보이는 애한테 내가 붙어?
하긴, 제일 강한 내가 제일 약해 보이는 애한테 붙는 게 맞겠네.
후후. 잘 부탁드려요. 노아.
어쩔 수 없네.
···근데 나 궁금한 게 있는데.
우리 저거 잡아야 하는 거 아냐?
노아는 하늘을 가리켰다.
맞다. 퀸을 잡아야 하지.
그럼 올라갈 방법을 찾거나 저걸 떨어뜨릴 생각을 해야지 왜 자리를 잡아?
에덴의 창이 수리되기 전에는 불가능하다.
그러니 수리되기 전까지 방위전에 집중해야 한다.
방위전? 무슨 방위전?
랩쳐가 몰려올 거다.
그만한 소동이 났으니 많이 몰려오겠지.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전방위에서 엄청 몰려오고 있어요.
다들 부탁할게요.
그, 이야기 중에 미안한데.
저 위에서 퀸이 엄청 큰 빔을 언제 쏠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여길 방어하는 게 맞아? 랩쳐도 몰려오고 있고.
도망가야 하는 거 아냐?
아니다.
왜?
에덴의 창을 잃으면 방법이 없으니까.
그리고 그 정도 규모의 공격을 쓰고 싶을 때 쓸 수 있을 리가 없다.
맞네. 시설··· 이라기보단 작은 도시 하나를 집어삼킬 정도의 포격이었네.
그런 걸 마구 쏜다는 건 어불성설일세.
아니 지금 다들 그럴 거라 믿는 것뿐이잖아. 진짜 쏘면 어떡하려고 그래?
다시 빔 포격이 온다면 우린 모두 죽을 것이고, 그럼 우리 판단이 틀린 거다.
하지만 그땐 우린 죽어 있을 테니 이론상 후회할 수 없다.
하하. 요한 소협과 똑같은 소릴 하는구려.
··· ···.
···미쳤네 다들.
오, 모르셨소?
지금 이곳에 있는 자들은, 모두 미친 자들이외다.
[SCENE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