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VGODDESS FALL12 / 28
GODDESS FALL
지상 최강의 방패 : B
[SCENE START]
정말 모르나요?
모른다고. 내가 어떻게 알아.
다시 한번 잘 생각하는 게 좋을 거예요. 검을 쓰는 유사 인간에 대해 정말 아는 게 없나요?
홍련인가 뭔가 하는 놈이겠지.
그럴 리가요. 제가 그분을 못 알아볼 리가 없어요.
모른다고. 저기 가서 물어보던가.
··· ···.
뭐 좋아요. 그래봤자 유사 인간 하나가 더 늘어난 것뿐이니까요.
둘 다 대가리를 겨우 붙이면서 온 주제에 허세는.
···기습을 당했을 뿐이에요. 경계하면 다시 일어나지 않을 일이죠.
[마리안을 잃은 건 좀 크군.]
그러게요. 한 입 크게 베어 물었으면 좋았을 텐데.
[그 얘기가 아니다. 퀸의 다음 바디가 되어야 하는데, 그걸 놓쳤다.]
놓치기는. 칼 한 방 맞았다고 줄행랑친 거지. 말은 똑바로 해야 하지 않겠어?
···뭐 상관없어요. 시간은 충분해요.
저 위에 계신 퀸께서는 아직 정정해 보이니까.
하하. 코빼기도 안 보이는 퀸께서 말이지.
···그래서. 다시 퀸의 품 안으로 들어온 기분이 어떤가요?
니힐리스타.
··· ···.
어머. 좀 전까지 그렇게 떠들어대더니 오늘따라 조용하네요.
송장이나 다름없어서 그런 건가요?
닥쳐라 전갈 자식.
싫다면요? 당신이 뭘 할 수 있는데요?
네놈의 입을 뜯어버릴 순 있겠지.
안타깝지만 저는 당신이 랩쳐들을 포식하게 두지 않을 거예요. 그 송장 같은 꼴로는 할 수도 없겠지만.
그리고 저나 토커티브를 먹을 수도 없죠. 지금의 당신은 손가락 하나로도 죽일 수 있으니까.
자, 그럼 어떻게 제 입을 뜯을 생각이신가요?
··· ···.
알아요 알아. 당신을 잡아먹은 저나 토커티브와 같이 있기 싫다는 거.
그런데 퀸께서 명령하셨잖아요. 다 함께 에덴을 파괴하라고.
그러니 사이좋게 잘 지내봐요. 알겠죠?
너··· 내가 반드시 죽여버린다.
안된다니까 자꾸 그러시네.
퀸의 지배를 받는 사이에, 우리끼리는 싸울 수 없어요.
그리고··· 송장과 싸우는 건 제 취미도 아니고요.
···빌어먹을.
[그만해라. 더 이상 자극하지 마라.]
왜요? 재밌잖아요.
[그건 동의하지만 전투를 앞두고 있는 상태에서 불안 요소를 만들 필요는 없다.]
불안 요소는 없어요, 토커티브.
퀸의 지배 아래에서 우리의 의지는 중요하지 않으니까.
니힐리스타도 말은 저렇게 하지만, 정작 우릴 공격할 수 없어요.
뭐, 우리도 마찬가지지만.
그렇게, [명령받았으니까]요.
엿같은 지배력.
그러니 뭐, 서로 섭섭하거나 아쉬운 게 있어도 잘 지내봐요 우리.
아, 일단 저기 가서 물 한 잔만 떠와 주실래요?
협력해야죠. 안 그래요?
열심히 싸우게 될 우리를 위해, 아무것도 못 할 당신이 협력 좀 해주세요.
··· ···.
그런데 저 진짜 궁금한 게 하나 있는데.
방주에서 저힐 꺼낸 이유가 뭔가요?
뭔가 다른 꿍꿍이가 있고, 그걸 위한 동료가 필요했던 건 아닐 테고.
특식이 먹고 싶어졌다던가? 본인이 특식이 되어버렸지만요.
··· ···.
··· ···.
설마 진짜인가요? 동료가 필요해서?
후, 후후. 아하하하.
니힐리스타, 니힐리스타. 바보 같은 화룡.
우리 사이에 그딴 게 성립될 리가 없잖아요.
우리 모두는 그저.
인디빌리아가 하늘을 본다.
저것의 찌꺼기일 뿐인데.
···노아는?
코어의 동력을 너무 과하게 써서 오버히트가 일어났어요.
···코어는 소실, 바디까지 타버릴 정도로.
뇌··· 는 무사하지?
···브레인 쉘터로 옮겼어요.
다, 다행이네. 응.
새 바디만 있으면 다시 살아날 수 있는 거잖아.
··· ···.
뇌까지 가열되어서, 힘들 수도 있어요.
··· ···.
지잉-
다들 준비해라. 전투가 시작될 거다.
요한.
뭐지.
··· ···.
아냐. 아무것도.
다들 나가봐라.
···예.
···응.
지잉-
라푼젤과 파피용이 의무실을 나갔다.
··· ···.
요한은 몸의 절반이 타버린 노아의 바디와.
맞은 편에 있는 브레인 쉘터를 번갈아 쳐다봤다.
···하아.
어딜 쓰다듬어야 할지도 모르겠군.
요한은 양손을 들어, 하나는 바디의 머리를.
남은 하나는 브레인 쉘터에 가져다 댔다.
스스로 판단해 움직이라는 내 지시를 잘 따라줬다.
네 덕분에 에덴에는 생채기 하나 나지 않았고, 에덴의 창은 순조롭게 수리되고 있다.
성녀와, 스파이의 목숨도 무사하다.
그러니···.
··· ···.
꼭 복수하겠다.
저 위에서 우릴 오만하게 내려다보고 있는 저것에게.
반드시 복수하겠다.
지켜봐라.
···수고 많았다.
···여긴.
에덴이외다. 마리안 소저.
에덴···.
누구신가요?
선구자, 파이오니아의 네 번째 식객, 나유타라 하외다.
···스노우 화이트, 홍련, 라푼젤과 같은···.
그렇소. 모두 여기 있소.
···퀸을 잡기 위해 이곳에 모였소.
마리안 소저와 같은 목적이외다.
!!
자, 마리안 소저.
소인. 마리안 소저와는 초면이오만 제안을 하나 할까 하외다.
소저가 어찌하여 혼자 이곳으로 왔는지, 어찌하여 뇌전 소저에게 난도질을 당했는지에 대해서 누가 묻거든.
이것을 모두 우연의 일치라고 바락바락 우기거나.
소저의 정체와 목적에 대해 밝히거나. 둘 중 하나만 하는 것이 좋을 것이외다.
···제가 어떤 존재인지 알고 계시나요?
알고 있소.
제가 뭔데요.
퀸.
··· ···.
비밀로 해주세요. 부탁이에요.
알겠소. 그것이 소저의 선택이라면 존중하겠소.
허나.
상황이 상황인 만큼 정보가 흘러넘치고 있소.
이런 와중에, 적의 입에서 소저가 어떤 존재인지 듣는다면.
그로 인해 일어난 혼란은 치명적일 수 있소이다.
··· ···.
제가 어떤 존재인지 입 밖으로 꺼낸다면.
모두가 저를 가만히 놔둘까요?
퀸을 죽이기 위해 그렇게 오랜 시간 지상을 떠돌았던 분들이에요.
잠깐 같이 지냈다고 해서, 그 목적이 희석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소인. 선구자 소저들과 같이 지낸 시간은 길지 않소. 에덴은 더욱더 짧다고 할 수 있소.
허나 소인은 사람 보는 눈 하나만은 확실하다고 자부하오.
눈 감고 계신데요.
···이러면 되었소?
예쁜 눈이네요.
아무튼 돌아와서.
마리안 소저가 보기에 그들이, 마리안 소저가 퀸이라 하면 눈이 뒤집혀서 죽이려 들 것 같소?
··· ···.
답은 알지 않소.
···확신이··· 들지 않아요.
좋소. 그럼 소인 약속 하나 드리오.
선구자와 에덴 그 어느 쪽이든, 마리안 소저에게 총이나 칼을 들이댄다면.
소인이 목숨을 걸고 막아주겠소.
···저희는 오늘 처음 만났는데요.
말하지 않았소. 사람 보는 눈 하나는 확실하다고.
소저는··· 그래.
이 세계의 명운을 쥐고 있는 존재임과 동시에.
진정한 의미의 평화를 가져다줄 존재라고 믿어 의심치 않소.
··· ···.
그리고 이건 비밀이오만.
소인, 목숨이 수천 개는 된다오. 그러니 마리안 소저를 수천 번은 지켜줄 수 있다는 얘기지.
푸후-
허허. 농담이 아니거늘.
아무튼, 잘 생각해 보시오.
그리고 멋지지 않겠소?
뭐가요?
모두가 보는 앞에서.
본인이 랩쳐의 퀸이외다.
라고 말하는 것 말이오.
··· ···.
소인은 이만 가보겠소.
몸은 조금 지나면 다 나을 테니, 천천히 나오시오.
저··· 나유타?
말씀하시오.
···고마워요.
···허허.
그것 보시오. 소인, 보는 눈이 좋다 하지 않았소.
하란. 노아가···.
들었단다.
힘냈더구나. 잘 해냈고.
···응.
애도를 표할 시간도, 슬픔에 잠겨있을 시간도 없단다.
알잖니. 지금 그 감정에 휩싸이면 죽을 것이라는 걸.
알아.
대단했다고, 말해주고 싶어서.
공중에서는 더 잘 보였거든.
그렇니. 그거참 장관이었겠구나.
응. 정말 멋졌어.
후후. 지상 최강의 방패라는 것을 증명하고야 말았구나.
···장하기도 해라.
맞아. 장해.
이만 끊겠다.
응. 수고해.
그래.
··· ···.
멍하니 있지 마라.
아, 미안하구나.
···스노우 화이트야. 동료를 잃은 적이 있니?
많다.
시간이 해결해 주더니?
아니.
괴로워하면서 계속 싸웠다.
후후. 쉽지 않구나.
··· ···.
힘내라.
··· ···.
그럴 생각이란다.
하란의 낫이 랩쳐들을 향해 휘둘러졌다.
[SCENE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