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VGODDESS FALL03 / 28
GODDESS FALL
미쳐있는 자들 : B
[SCENE START]
다들 자리는 잡은 것 같으니, 이제 소인의 차례요.
네 전투 능력은 신용하지 않는다.
소인도 알고 있는 사실을 다시 상기시켜 주어 감사하외다.
소인, 화룡 소저와 동행할까 하오.
···니힐리스타와.
그래. 릴리스의 바디를 찾으러 가겠다는 거로군.
퀸은 떨어질 것이외다.
우리의 손이 닿는 영역까지 반드시 떨어지외다.
그때를 위한, 독잔을 준비해야 하오.
··· ···.
반대다.
랩쳐들의 수가 보통이 아니다.
인헤르트와 파이오니아라면 막아낼 순 있겠지만···.
문제는 저 위에 있는 것이다.
옳은 말씀이오. 퀸이 무슨 짓을 할지 알 수 없소.
지금 당장 급강하해 내려올지도 모를 일이지.
예상외의 상황이 벌어졌을 때 전력은 조금이라도 있는 편이 좋다.
그것도 그렇소만···.
가장 심려되는 것은, 화룡 소저의 상태요.
니힐리스타는 지금 아무런 해를 끼칠 수 없다. 걸어 다니는 송장과 다르지 않지.
하지만 너는 쓸만하다.
퀸이 어떤 존재라 생각하오?
갑자기 무슨 질문이냐 승려. 얘기를 계속해라.
퀸이란. 랩쳐의 여왕. 랩쳐의 정점이란 말이외다.
100여 년 만에 내려온 여왕.
화룡 소저가 그 모습을 보고 마음이 흔들리지 않을 것이란 보장이 있소?
배신할 가능성을 말하는 건가.
···아니지. 애초에 동맹도 아니었으니.
그런 만큼 믿을 수 없소.
그러니 화룡 소저에게 무슨 일이 생기기 전에.
릴리스의 바디를 우리가 확보해야 하오.
··· ···.
승려.
릴리스의 바디를 찾은 후 니힐리스타를 어떻게 할 생각이지?
··· ···.
쯧.
너도 다를 바 없군.
소인은 이기기 위해서라면 무슨 짓이든 할 것이외다.
···좋다.
릴리스의 바디를 찾아와라.
이 정도 높이의 통로라면 어때?
흠. 나쁘지 않네. 조금 무리는 해야겠지만 뛰어내리는 것도 뛰어오르는 것도 가능하겠어.
이사벨 낭자는 공중전이 특기인데, 괜히 나와 엮여 손해를 보는 것 아닌가?
무장의 사거리가 짧아 반쯤은 접근전을 해야 해. 손해 볼 것까진 아니니 걱정 마.
뭐 몸으로 같이 구르는 처지에 함께 힘내 보세.
···그래. 잘 부탁해.
··· ···.
··· ···.
궁금한 게 많은 얼굴이군.
잠시 동안의 동맹이겠으나 궁금한 게 있다면 괘념치 말고 물어보시게.
퀸을 쓰러뜨리면 어떻게 할 거야?
이런. 시작도 하지 않은 싸움의 뒤를 이야기하는 건가.
죽기 십상일세, 그런 비빌 언덕을 만들어 놓는 것은.
작은 잡담이라고 생각해 줘.
뭐··· 아마 밭이나 일구며 살아가지 않겠나.
검을 버리고 농기구를 손에 들 걸세.
지금까지는 왜 그렇게 하지 않았어?
··· ···.
왜 인류를 위해 싸우지?
왜 검을 멈추지 않아?
작은 잡담이 아니지 않은가.
지금이 아니면 물어볼 기회가 없을 것 같아서.
··· ···.
좋아하는 이들과 술 한 잔 하고 싶어서네.
술이라면 얼마든지 마실 수 있잖아.
아무런 걱정 없이.
그저 느긋하게 마시고 싶네.
··· ···.
괴로움을 잊기 위해서도 아니고, 외로워서도 아니고, 과거가 그리워서도 아닌.
그저 마시며 웃고 떠들기 위한 술을 마시고 싶네.
그거 알고 있나?
미래에 대한 걱정을 끌어안은 채 술을 마시면, 그 맛이 그렇게도 끔찍하기 짝이 없다네.
그런 의미에서, 나는 아직 제대로 된 술맛을 모르는 것일지도 모르지.
이해가 잘 안 가는데.
낭자, 술은 좀 하는가?
별로.
그럼 이거 한 잔 받게.
···전투 직전에 술이라니 무슨 생각이야.
응? 모르는 건가. 술 한 잔 하면 혈액 순환에 도움이 되네.
그 말이 무엇이겠는가.
피가 끓는다 이 말일세.
더 잘 싸울 수 있다는 이야기와 일맥상통하는 것이지.
난··· 됐어.
거절해 줘서 고맙네. 좋은 술이거든, 이거.
꿀꺽, 꿀꺽.
후우~ 일품이로세.
···미쳤네, 역시.
노아 자매님은 지상 최강의 방패라고 불리고 있다죠?
오. 그 진실로 가득한 소문이 거기까지 흘러 들어갔어?
숨기려 했는데 어쩔 수 없네.
맞아. 내가 바로 그 지상 최강의 방패야.
후후. 대단하네요.
근데 넌 뭘 잘해?
저요? 저는··· 회복이랑 방어에는 자신 있어요.
푸훕-! 방. 어. 에. 자. 신. 이. 있. 어. 요?
그럼요. 뭐든 막아낼 수 있어요.
그 낡아빠진 바디로 뭘 어떻게 다 막아낼 수 있다는 건데?
후후. 노아 자매님. 그거 아시나요?
소중한 것을 지키기 위해 펼쳐지는 방패는.
뭐든 막아낼 수 있어요.
뭔데 그게.
너 막 이상한 종교 같은 거 전도하려는 거 아냐?
후후. 노아 자매님. 인헤르트 분들은 좋아하시나요?
뭐, 뭐래 갑자기.
에덴도 좋아하죠?
··· ···.
그럼 언젠가, 그 지상 최강의 방패를 그분들을 위해 들어봐요.
그 방패는, 말 그대로 그 무엇도 뚫을 수 없는 최강의 방패가 될 테니까요.
···그런 낯 뜨거운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하네.
미쳤나 봐 진짜.
여기로 하지.
이곳이면 고지를 점령할 수 있으면서 전방위를 커버할 수 있다.
바닥이 불안정하지만, 그 정도는 감안할 만하다.
용케 도와줄 마음이 들었구나.
퀸을 잡아야 하니까.
너는 우릴 싫어하지 않니?
싫어한다.
나는 예전부터 그것이 궁금했단다.
퀸을 잡고 인류에게 지상을 돌려준다는 목적은 같지 않니.
너희는 인류에게 복수하는 것이 목적이니까.
··· ···.
인류가 하지 못한 일을 너희가 해낸 다음, 인류를 깔아뭉개는 것이 목적이니까.
우리 모두는 방주에 배신당했단다.
하지만 그건.
너희도 마찬가지지 않니?
··· ···.
오히려 우리보다 지독하게 당했더구나.
도로시가 이야기해 주던가?
그렇단다.
말이 많은 성격인 줄은 몰랐군.
왜 복수하지 않니?
우리보다 인류가 중요하니까.
그럼 왜 방주로 돌아가지 않니?
우리는 아무것도 이루지 못했다. 이대로 돌아가면 방주가 곤란해질 테니까.
어째서니.
우릴 그렇게 쳐낸 것에는 이유가 있을 거다.
그 이유는 궁금하지만, 굳이 찾아가서 따지고 싶지는 않다.
너흴 배신한 방주지만, 너희는 방주가 곤란할까 봐 찾아가지도 않고.
방주를, 인류를 위해 퀸을 잡으러 지상을 떠도는 것이니?
그래.
스노우 화이트야.
아직도 인류를 사랑하니?
그래.
후후.
역시 너흰 미쳤구나.
[SCENE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