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VGODDESS FALL27 / 28
GODDESS FALL
GODDESS FALL : B
[SCENE START]
도무지 쓰러질 생각을 하지 않는군···!
공격을 멈추지 마라!
재생 능력은 분명히 멈췄는데···! 이렇게나···!
···크으···!
송구하나, 조금만 시간을 끌어주시오!
이럴 때 마저 게으름을 피우는겐가? 그것 참 태평해서 부럽군!
열심히 좀 해라!
조금만 쉬고 오세요! 아시겠죠!?
···소인이 쉬려고 그러겠소? 응?
비장의 수가 남아있소이다!
결정적일수는 없겠으나, 틈 정도는 만들어낼 수 있소!
셋은 대답 없이 고개를 끄덕인 후, 퀸에게로 달려갔다.
나유타는 뒤를 돌아 달렸다.
평평한 위치를 찾아 정좌를 틀고 앉는다.
요란스러운 소리가 들려오는 와중, 나유타는 애써 정신을 가다듬는다.
눈을 감고 정신을 집중했다.
지상에 퍼져있는 자신의 분신들과 의식을 잇는다.
그리고 제안한다.
···그대들의 목숨. 태우겠소.
그로 인한, 모든 죄는
소인이 짊어지겠소.
이어져 있던 의식이 삽시간에 끊어진다.
나유타는 자신에게로 다가오는 금색 입자의 무리들을 바라보며 눈물을 흘렸다.
릴리바이스의 모습을 한 그것이 마리안을 바라본다.
마리안은 비틀거리는 몸을 추스르며 그것을 본다.
그것은 마리안에게로 천천히 다가간다.
마리안은 알 수 없는 기운에 짓눌려 꼼짝도 하지 못한다.
그것이 마리안의 가슴에 손을 댄다.
콰직-!
그것의 손이 마리안의 가슴을 꿰뚫는다.
마리안이 쓰러진다.
붉게 빛나는 코어를, 그것은 만족스럽다는 듯 바라본다.
GODDESS : FALL
탕-!
그것의 머리가 살짝 흔들린다.
그것이 고개를 돌린다.
파피용은 거친 숨을 몰아쉬며
지금껏 느껴보지 못한 공포를 맛보았다.
뭐··· 야 너.
너 뭐야! 대체 뭐야!
그것이 파피용에게로 다가간다.
파피용은 발악하듯 총을 갈겨댔지만, 그것은 미동도 하지 않는다.
그것이 점점 다가오고 있을 때.
파피용과 그것 사이에 도로시가 착지했다.
도로··· 시. 왔구나···.
··· ···.
릴리··· 바이스···.
그것은 도로시를 바라본다.
도로시는 눈물이 터져 나올 것 같은 감정을 느꼈다.
당장에라도 달려가 그것을 끌어안고 싶어 했다.
하지만.
···아니야.
릴리바이스는 죽었어요.
죽은 자는 다시 돌아올 수 없어요.
당신, 누군가요?
그것은 말이 없다.
누군데 감히 그 모습을 하고 있는 건가요.
대답해요.
그것은 말이 없다.
···대답해요.
대답하라고!
그것은 말이 없다.
도로시의 총구가 빛을 내뿜는다.
그것의 머리가 젖혀진다.
그것은 손을 들어 자신이 이마를 짚는다.
붉은색 액체 한 방울이 장갑에 묻어났다.
대답할 생각이 없다면, 좋아요.
죽어요.
그 모습을 한 채, 내 앞에 섰다는 것만으로도.
당신이 죽을 이유는 충분하니까.
그것은 도로시를 바라본다.
그것은 자신의 장갑에 묻은 붉은 액체를 바라본다.
그것은 지면을 박차며 단숨에 도약했다.
그리고 지평선 너머로 사라졌다.
··· ···.
도로시.
세실. 무사했군요.
부상자들을 수습한다.
···사망자가 있을지도 모르겠군.
나도, 나도 도울게.
···부탁하지.
에덴의 광학미채는 정상 가동하고 있는 상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워낙 큰 소란이 있었으니 랩쳐들이 몰려올거다.
잔존 병력은 에덴을 방위해라.
이틀 정도 막아낸다면 문제없을 거다.
아, 알겠습니다.
···믿을 수 없는 일들이 벌어졌군요.
···우린, 이긴 걸까요? 아가씨.
아직 모릅니다. 속셈하긴 일러요.
속단··· 입니다요.
···다들 어떻게 됐어?
··· ···.
···인헤르트는 전멸했다.
!!
···전멸.
노아의 뇌만 브레인 셀터에 보관 중이다.
이사벨과 하란은··· 전사했다.
··· ···.
그렇··· 구나.
마리안은 코어가 소실되어 혼수 상태다.
죽진 않았지만, 언제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
헬레틱이다 보니 치료도 쉽지 않다.
자연 치유력을 믿을 수밖에.
라푼젤은 두부 일부를 제외하고는 산산조각 났다.
뇌만 보관 중이다.
홍련은 대파됐다. 너무 심하게 망가져 아직 뇌를 꺼내지 못했다.
가장 위험한 상태다.
나유타는 중파 상태다.
힘을 해방한 이후 신체 강도가 높아져 치명적인 부상을 입진 않았다.
곧 복귀 가능하다.
스노우 화이트는 몸이 깨끗하게 절단됐다.
너무 깨끗해서 오히려 부상의 정도가 가장 적다.
세실이 수리 중이니, 곧 복귀 가능하다.
···이상이다.
요한.
말하지 마라. 도로시.
지금 너와 대화를 나누고 싶지 않다.
··· ···.
10분만 쉬겠다.
요한은 비틀대며 어디론가 걸어갔다.
도로시는 그 모습을 말없이 지켜봤다.
접합은 완료됐어요.
이상하게 들리겠지만, 너무 깔끔하게 잘려 나가서 쉬웠어요.
··· ···.
···이봐요. 괜찮아요?
···모두, 기억났다.
기억났다니, 뭐가요?
언니에 대해.
···?
세실.
예.
나에게 무장과 장비를 다오.
지금의 무장과 장비로는 언니를 이길 수 없어.
··· ···.
···돈은 없다. 외상하겠다.
···그거 아시나요?
에덴에는 당신들, 그러니까 파이오니아의 전용이라고 부를만한 장비와 무장에 대한 플랜이 있어요.
언젠가, 그 언젠가 당신들과 힘을 합치는 날이 올 때.
선물로 주기 위해 준비해 놓았던 것이죠.
요한이 준비했어요.
왜 진작 주지 않았지?
플랜이라니까요.
··· ···.
언제 완성할 수 있지?
당신이 잘 협조한다면, 2주면 가능해요.
그래.
부탁하지.
저야말로 잘 부탁해요.
··· ···.
스노우 화이트는 눈을 감는다.
그리고 기억을 더듬는다.
새하얀 풍경이 아른거린다.
들판을 가득 채운, 바람에 흔들리는
아름다운 릴리바이스.
···언니.
붉은 풍경이 아른거린다.
갈대밭, 타는 듯한 태양.
들려오는 오래된 노래.
그녀와의 마지막 이별을 떠올린다.
스노우 화이트는 눈물을 흘린다.
···레드 후드.
[SCENE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