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VGODDESS FALL05 / 28

GODDESS FALL

머리 없는 여신 : B

[SCENE START]

나유타

···여긴.

니힐리스타

여기야. 여기에 뒀어.

나유타

···방주 입구 인근의 민간 캠프···.

니힐리스타

뭘 중얼거리고 있는 거야. 빨리 찾아.

나유타

어디 있는 것이오.

니힐리스타

··· ···.

니힐리스타

유사 인간들의 시체 산 아래 파묻었다.

니힐리스타

따라와라.

나유타

··· ···.

니힐리스타

이 앞에 가면 있다.

니힐리스타의 뒤를 나유타가 따른다.

잠시 후, 둘이 도착한 곳은

니케의 시체로 만들어진 산이 가득한 장소였다.

나유타

···이게··· 대체···.

니힐리스타

···방주 밀봉 이후 지상에 남아있던 유사 인간들이 어떻게 행동했을 것 같아?

니힐리스타

혹시나 열릴지도 모를 방주의 입구를 두드렸다.

니힐리스타

그 결과가 이거야.

니힐리스타

문은 열리지 않았고, 다 죽었다.

나유타

코어가 모두 뜯겨 나갔소. 무슨 연유요.

니힐리스타

코어가 없는 유사 인간의 바디는 랩쳐에게 아무런 가치가 없으니까.

니힐리스타

죽은 이후에라도 농락당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 누군가가 그렇게 했겠지.

나유타

··· ···.

나유타

화룡 소저.

니힐리스타

그래. 내가 했다.

나유타

기억하는구려. 과거를.

니힐리스타

지우고 싶은 약해빠진 과거지만 말이지.

니힐리스타

릴리스의 바디는 이 밑에 있다.

니힐리스타

찾아.

나유타

···좀 거들어 주지 그러오.

니힐리스타

그럴 기분 아니야.

니힐리스타

그리고 네놈들이 날 산송장으로 만들어놔서 힘도 없어.

나유타

너무 많지 않소.

니힐리스타

몰라. 알아서 해.

나유타

하아···. 몸을 쓰는 건 자신 없소만.

나유타는 시체의 산을 향해 걸어간 후, 아래에 깔려있는 니케를 끄집어냈다.

니힐리스타

팍팍 끄집어 내. 뭘 신줏단지 모시듯 그러냐.

나유타

쉽지 않소. 부수거나 상처를 입히고 싶지 않으니.

니힐리스타

··· ···.

나유타는 조심스럽게 시체를 꺼낸 후, 옆에 반듯하게 눕혔다.

그리고 짧은 합장으로 명복을 빌어준 뒤 다시 시체의 산으로 향했다.

니힐리스타

날 새겠군.

나유타

조용히 하시오.

니힐리스타

··· ···.

니힐리스타

쯧.

니힐리스타가 나유타에게 다가간다.

니힐리스타

거기 잡아.

나유타

···고맙소.

나유타와 니힐리스타의 옆에 반듯이 눕힌 시체들이 나열되었다.

나유타

어디에서 손에 넣은 것이오. 릴리스의 바디는.

니힐리스타

북부 아래다. 빙하에 갇혀 있었어.

니힐리스타

찾는다고 고생 좀 했지.

나유타

···릴리스의 머리를 퀸에게 올려 보낸 건 인자 사례자 소저가 맞소?

니힐리스타

그래. 위대하신 어머니의 바램이었으니까.

나유타

그 일만 아니었으면 일찌감치 퀸은 죽었을 것이오.

니힐리스타

맞아. 뇌가 죽어가고 있었으니까.

니힐리스타

어째서인지는 모르겠지만 퀸이 머물고 있던 스테이션이 궤도 엘리베이터에서 분리되고.

니힐리스타

퀸은 스테이션과 함께 우주 공간을 떠돌았지.

니힐리스타

그때 이미 퀸은 뇌가 맛이 가고 있었어.

니힐리스타

하하. 얼마나 살고 싶었으면 우주에서 [머리 좀 올려보내 줘~] 라고 했겠어?

니힐리스타

그런 주제에 최고급 유사 인간을 원하다니, 위대하신 어머니는 욕심도 참 많으셔. 응?

나유타

··· ···.

니힐리스타

리버렐리오는 릴리스의 머리를 잘라 퀸에게 쏘아 보냈다.

니힐리스타

그런데 웬걸, 나중에는 바디까지 원했지.

니힐리스타

릴리스의 바디를 찾아라. 릴리스의 바디를 찾아라. 노래를 불렀어.

니힐리스타

허둥지둥 릴리스의 바디를 찾으러 간 리버렐리오는 허탕을 친 거야.

니힐리스타

원래 있던 곳에 없었거든.

니힐리스타

누가 어떤 의도로 그 먼 북부까지 가서 릴리스의 바디를 숨겼는지는 모르지만.

니힐리스타

지금 와서는 참 잘된 일이지.

나유타

화룡 소저는 어떻게 릴리스의 바디를 찾을 수 있었소.

니힐리스타

글쎄. 감?

나유타

···협력자가 있겠군. 퀸의 멸망을 바라는 다른 헬레틱이.

니힐리스타

하하. 마음껏 상상해 봐.

니힐리스타

아무튼 리버렐리오는 아주 안달이 났어.

니힐리스타

릴리스의 바디를 찾기 위해 온갖 곳을 헤집고 다녔지.

니힐리스타

그러던 중 갑자기 퀸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게 된 거야.

니힐리스타

너희가 [장막]이라 부르는 그것 때문이다.

니힐리스타

그 이후 우리는···.

니힐리스타

버려진 채 지상을 떠돌았지.

나유타

그런 것 치곤 아주 날뛰고 다니지 않았소.

니힐리스타

어머니가 부재중인 아이들이니 어쩔 수 없지 않겠어?

나유타

···인자 살해자 소저의 목적은 퀸이 내려오기 전에 정리를 하는 것이라 [기억]하오.

나유타

이게 무슨 의미인지 아시오?

니힐리스타

간단해.

니힐리스타

너무나 사랑했지만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어머니가 집으로 돌아올 수 있는 길을 닦아놨어.

니힐리스타

그 어머니가 집으로 돌아왔을 때, 집이 엉망이면 어머니의 기분이 얼마나 나쁘겠어?

니힐리스타

깨끗하게 만들어놓고 어머니를 맞이하고 싶은 거야. 그 놈은.

나유타

··· ···.

니힐리스타

미친 놈이라는 얘기다.

나유타

동의하외다.

니힐리스타

여기다. 여기 있어.

시체들 사이, 낡은 석관이 보였다.

나유타는 천천히 걸어가 조심스럽게 석관의 뚜껑을 열었다.

하얀색 옷을 입고 누워있는 가냘픈 몸.

가지런히 모아져 있는 손.

관을 가득 채우고 있었을 것이 분명한 꽃들은 작은 바람에도 바스러졌다.

머리 없는 여신.

릴리바이스의 몸은 그곳에 있었다.

나유타

릴리··· 바이스···.

나유타

우리의··· 승리의··· 여신···!

나유타

윽···! 으흑···!

니힐리스타

질질 짜고 난리야.

나유타

미, 미안하오. 꺼내는 걸 도와주시겠소?

나유타

최대한 소중히 다루고 싶소.

니힐리스타

이렇게 하면 되겠군.

니힐리스타가 허리를 숙여 릴리바이스의 몸을 끌어안는다.

그리고 그대로 몸을 일으켰다.

릴리바이스의 몸이 힘없이 흔들린다.

나유타

···소중히 다룬다는 말의 의미를 모르시는구려.

니힐리스타

잘~ 알지.

우득! 우드득!

릴리바이스의 몸이 니힐리스타의 몸으로 빨려 들어가듯 사라졌다.

드드드드득-!!

나유타

!!

니힐리스타

하아···! 됐다.

나유타

네 이놈-!!

니힐리스타

아아. 너무 흥분하지 마.

니힐리스타

흡수한 거 아니야. 말 그대로 몸 안에 보관만 하고 있을 뿐이라고.

니힐리스타

뭐··· 뱉어냈을 때 조금 부서져 있긴 하겠지만 안전하잖아? 분실 위험도 없고.

니힐리스타

네 말대로 [소중히] 다뤄야 하니까. 안 그래?

나유타

당장에 명줄을 끊어버리겠다! 이 외도 놈!

니힐리스타

내가 죽으면 릴리스의 바디도 가루가 될 뿐이야.

니힐리스타

그래도 괜찮겠어?

나유타

···!!

니힐리스타

나도 살아야지. 안 그래?

니힐리스타

릴리스의 바디를 넘겨주면, 나는 너희 입장에서는 불안 요소일 뿐이잖아.

니힐리스타

내가 무사할 것이라는 보장이 없다고.

나유타

··· ···.

니힐리스타

운반 케이스가 달라진 것뿐이야. 간단하게 생각하라고.

니힐리스타

아직 우리 [협력]은 유효해. 아무것도 바뀌지 않았어.

나유타

··· ···.

나유타

···후우.

나유타

좋소. 에덴으로 돌아가겠소.

니힐리스타

그래그래. 흥분을 가라앉히니 상황 파악이 냉정하게 되지?

나유타

제발···!

나유타

좀 닥치시오···!

니힐리스타

하하. 그렇게나 말 시키더니만 이젠 닥치라 하네.

[SCENE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