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VGODDESS FALL05 / 28
GODDESS FALL
머리 없는 여신 : B
[SCENE START]
···여긴.
여기야. 여기에 뒀어.
···방주 입구 인근의 민간 캠프···.
뭘 중얼거리고 있는 거야. 빨리 찾아.
어디 있는 것이오.
··· ···.
유사 인간들의 시체 산 아래 파묻었다.
따라와라.
··· ···.
이 앞에 가면 있다.
니힐리스타의 뒤를 나유타가 따른다.
잠시 후, 둘이 도착한 곳은
니케의 시체로 만들어진 산이 가득한 장소였다.
···이게··· 대체···.
···방주 밀봉 이후 지상에 남아있던 유사 인간들이 어떻게 행동했을 것 같아?
혹시나 열릴지도 모를 방주의 입구를 두드렸다.
그 결과가 이거야.
문은 열리지 않았고, 다 죽었다.
코어가 모두 뜯겨 나갔소. 무슨 연유요.
코어가 없는 유사 인간의 바디는 랩쳐에게 아무런 가치가 없으니까.
죽은 이후에라도 농락당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 누군가가 그렇게 했겠지.
··· ···.
화룡 소저.
그래. 내가 했다.
기억하는구려. 과거를.
지우고 싶은 약해빠진 과거지만 말이지.
릴리스의 바디는 이 밑에 있다.
찾아.
···좀 거들어 주지 그러오.
그럴 기분 아니야.
그리고 네놈들이 날 산송장으로 만들어놔서 힘도 없어.
너무 많지 않소.
몰라. 알아서 해.
하아···. 몸을 쓰는 건 자신 없소만.
나유타는 시체의 산을 향해 걸어간 후, 아래에 깔려있는 니케를 끄집어냈다.
팍팍 끄집어 내. 뭘 신줏단지 모시듯 그러냐.
쉽지 않소. 부수거나 상처를 입히고 싶지 않으니.
··· ···.
나유타는 조심스럽게 시체를 꺼낸 후, 옆에 반듯하게 눕혔다.
그리고 짧은 합장으로 명복을 빌어준 뒤 다시 시체의 산으로 향했다.
날 새겠군.
조용히 하시오.
··· ···.
쯧.
니힐리스타가 나유타에게 다가간다.
거기 잡아.
···고맙소.
나유타와 니힐리스타의 옆에 반듯이 눕힌 시체들이 나열되었다.
어디에서 손에 넣은 것이오. 릴리스의 바디는.
북부 아래다. 빙하에 갇혀 있었어.
찾는다고 고생 좀 했지.
···릴리스의 머리를 퀸에게 올려 보낸 건 인자 사례자 소저가 맞소?
그래. 위대하신 어머니의 바램이었으니까.
그 일만 아니었으면 일찌감치 퀸은 죽었을 것이오.
맞아. 뇌가 죽어가고 있었으니까.
어째서인지는 모르겠지만 퀸이 머물고 있던 스테이션이 궤도 엘리베이터에서 분리되고.
퀸은 스테이션과 함께 우주 공간을 떠돌았지.
그때 이미 퀸은 뇌가 맛이 가고 있었어.
하하. 얼마나 살고 싶었으면 우주에서 [머리 좀 올려보내 줘~] 라고 했겠어?
그런 주제에 최고급 유사 인간을 원하다니, 위대하신 어머니는 욕심도 참 많으셔. 응?
··· ···.
리버렐리오는 릴리스의 머리를 잘라 퀸에게 쏘아 보냈다.
그런데 웬걸, 나중에는 바디까지 원했지.
릴리스의 바디를 찾아라. 릴리스의 바디를 찾아라. 노래를 불렀어.
허둥지둥 릴리스의 바디를 찾으러 간 리버렐리오는 허탕을 친 거야.
원래 있던 곳에 없었거든.
누가 어떤 의도로 그 먼 북부까지 가서 릴리스의 바디를 숨겼는지는 모르지만.
지금 와서는 참 잘된 일이지.
화룡 소저는 어떻게 릴리스의 바디를 찾을 수 있었소.
글쎄. 감?
···협력자가 있겠군. 퀸의 멸망을 바라는 다른 헬레틱이.
하하. 마음껏 상상해 봐.
아무튼 리버렐리오는 아주 안달이 났어.
릴리스의 바디를 찾기 위해 온갖 곳을 헤집고 다녔지.
그러던 중 갑자기 퀸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게 된 거야.
너희가 [장막]이라 부르는 그것 때문이다.
그 이후 우리는···.
버려진 채 지상을 떠돌았지.
그런 것 치곤 아주 날뛰고 다니지 않았소.
어머니가 부재중인 아이들이니 어쩔 수 없지 않겠어?
···인자 살해자 소저의 목적은 퀸이 내려오기 전에 정리를 하는 것이라 [기억]하오.
이게 무슨 의미인지 아시오?
간단해.
너무나 사랑했지만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어머니가 집으로 돌아올 수 있는 길을 닦아놨어.
그 어머니가 집으로 돌아왔을 때, 집이 엉망이면 어머니의 기분이 얼마나 나쁘겠어?
깨끗하게 만들어놓고 어머니를 맞이하고 싶은 거야. 그 놈은.
··· ···.
미친 놈이라는 얘기다.
동의하외다.
여기다. 여기 있어.
시체들 사이, 낡은 석관이 보였다.
나유타는 천천히 걸어가 조심스럽게 석관의 뚜껑을 열었다.
하얀색 옷을 입고 누워있는 가냘픈 몸.
가지런히 모아져 있는 손.
관을 가득 채우고 있었을 것이 분명한 꽃들은 작은 바람에도 바스러졌다.
머리 없는 여신.
릴리바이스의 몸은 그곳에 있었다.
릴리··· 바이스···.
우리의··· 승리의··· 여신···!
윽···! 으흑···!
질질 짜고 난리야.
미, 미안하오. 꺼내는 걸 도와주시겠소?
최대한 소중히 다루고 싶소.
이렇게 하면 되겠군.
니힐리스타가 허리를 숙여 릴리바이스의 몸을 끌어안는다.
그리고 그대로 몸을 일으켰다.
릴리바이스의 몸이 힘없이 흔들린다.
···소중히 다룬다는 말의 의미를 모르시는구려.
잘~ 알지.
우득! 우드득!
릴리바이스의 몸이 니힐리스타의 몸으로 빨려 들어가듯 사라졌다.
드드드드득-!!
!!
하아···! 됐다.
네 이놈-!!
아아. 너무 흥분하지 마.
흡수한 거 아니야. 말 그대로 몸 안에 보관만 하고 있을 뿐이라고.
뭐··· 뱉어냈을 때 조금 부서져 있긴 하겠지만 안전하잖아? 분실 위험도 없고.
네 말대로 [소중히] 다뤄야 하니까. 안 그래?
당장에 명줄을 끊어버리겠다! 이 외도 놈!
내가 죽으면 릴리스의 바디도 가루가 될 뿐이야.
그래도 괜찮겠어?
···!!
나도 살아야지. 안 그래?
릴리스의 바디를 넘겨주면, 나는 너희 입장에서는 불안 요소일 뿐이잖아.
내가 무사할 것이라는 보장이 없다고.
··· ···.
운반 케이스가 달라진 것뿐이야. 간단하게 생각하라고.
아직 우리 [협력]은 유효해. 아무것도 바뀌지 않았어.
··· ···.
···후우.
좋소. 에덴으로 돌아가겠소.
그래그래. 흥분을 가라앉히니 상황 파악이 냉정하게 되지?
제발···!
좀 닥치시오···!
하하. 그렇게나 말 시키더니만 이젠 닥치라 하네.
[SCENE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