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VGODDESS FALL06 / 28
GODDESS FALL
지배력 : A
[SCENE START]
며칠 전, 크라운 왕국.
아! 아가씨-! 아가씨이이이--!!
무슨 일이신가요. 차임.
크, 큰일! 큰일 났습니다요-!
···큰일?
··· ···.
···설마 오늘 저녁 메뉴가 스파이크 코스인가요···?
히, 히이--!! 스, 스파이더 코스라고요-!?
타, 탈로스! 도와줘!
스파이더 코스 회피용 답변 로드 중. 최근 7종에서 12종으로 업데이트되었습니다.
저, 저번에 몇 번으로 대답했더라?
크라운이 2번. 차임이 5번. 킬로가 2번이었습니다.
크라운과 킬로가 같은 답변을 한 탓에, 스파이더 코스를 회피하지 못했습니다.
조, 좋아. 이번에는 잘 정해서···!
그럼 저는 2번으로 하겠습니다.
저번이랑 똑같잖아요!
호, 호호! 역시 킬로는 명석하군요. 기억력이 좋아 아주 든든하답니다.
그 큰일이 아닙니다요 아가씨!
··· ···.
설마··· 신메뉴가···?
마리안이 어디론가 사라졌습니다요!
··· ···.
어, 어디론가는 좋은 곳이죠.
아가씨! 어디론가는 어디인지 모르는 장소라는 뜻입니다요.
모든 지명을 다 외우고 있다니 역시 대단하군요, 차임.
어··· 이번에도 멀리 산책 가신 것 아닌가요?
요즘 좀 잦던데.
산책을 나가더라도 얘기는 하고 가는 녀석인데, 이번엔 그런 것도 없습니다요.
아침부터 보이질 않더니 지금까지 계속 안 보입니다요.
···탈로스.
예. 성벽 밖으로 나가 스캔해보겠습니다.
가시죠 킬로.
응. 가자.
잠깐만요.
···차임. 최근 마리안에게서 특이한 점은 보이지 않았나요?
특이한··· 점이라면···.
··· ···.
얼마 전 어어어엄청 먼 곳에서 빛이 솟아오른 적이 있습니다요.
그걸 보는 마리안의 눈빛이 심상치 않았습죠.
그리고 뭐 가봐야 한다느니, 빼앗아야 한다느니 이런 영문 모를 말들을 했습니다요.
그··· 사랑한다고도···.
그러고 보니 저랑 탈로스한테도 어제 사랑한다고···.
그와 같은 직설적인 애정 표현은 처음 들어봤습니다. 좋았습니다.
좋았냐? 응?
사랑합니다, 킬로.
··· ···.
···차임. 방향이 어디인지 기억하나요?
예. 마리안이 음··· 으음···.
빠, 빵빵 가슴산이라 부르는 곳 있지 않습니까요.
그 사이에서 빛이 솟아올랐습니다요.
··· ···.
그쪽으로 가 봐야겠어요.
···아가씨.
그 방향에는 에덴이 있습니다요.
잘됐네요. 가는 김에 인사도 할 겸 가보죠.
다녀오겠습니다. 크라운 왕국을 부탁해요. 차임, 킬로, 탈로스.
호, 혼자 가시는 겁니까?
예. 저 혼자 트롬베를 타고 가는 게 가장 빠르니까요.
··· ···.
··· ···.
차임과 킬로는 지금 마리안의 안부가 걱정되어 동행하고 싶지만 속도가 느려질 것을 염려해 말을 아끼고 있는 것이라 판단됩니다.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저는 좋은 신하들을 뒀군요. 새삼 느낍니다.
함께 가죠.
아, 알겠습니다요! 금방 정리하고 오겠습니다요!
엇갈릴 수 있으니, 그때를 대비해 놓겠습니다요.
제가 벽보 붙일게요!
그래! 그 굼벵이는 찬장 왼쪽 가장 끝 가장 깊숙한 곳에 있다고 꼭 적어두거라!
길어도 한 5일 정도 걸릴 테니 기다리고 있으라고 적어놓으면 되겠죠?
그래그래! 그 정도면 충분하다! 음식들은 냉동고에 넣어놓고, 수건 내어놓고, 또···.
저는 하이퍼 푸드 창고의 물리적 보안을 강화해 놓겠습니다.
부탁하마!
식수 채워놓을게요!
··· ···.
···마리안.
현재, 에덴 인근의 지상.
쿠웅-!!
토커티브의 거체가 지면에 추락하듯이 착지한다.
지면이 뒤집어지고 흙먼지가 돌덩이가 날린다.
토커티브는 다시 한번 자세를 낮춘 후, 지면을 박차며 도약했다.
마리안은 토커티브의 어깨 위에서 순식간에 스쳐 지나가는 풍경을 넋 놓고 바라보았다.
총성과 폭음이 들리네요.
역시 전투가 벌어지고 있는 걸까요?
퀸이 내려오고 있을테니까요. 유사 인간들이 그걸 막아내려 하고 있을 테고.
[소리가 들려온 방향은 에덴입니다. 에덴과 퀸이 전투 중일지도 모릅니다.]
··· ···.
토커티브. 좀 더 서둘러주세요. 죄송해요.
[분부대로 하겠습니다 여왕님.]
갑자기 우릴 부르길래 무슨 일인가 했는데, 원래의 퀸을 치자고 제안할 줄은 몰랐어요.
훗훗. 실례지만 그럴 것 같은 이미지는 아니었거든요.
어떤 이미지였나요.
퀸 인자를 각성하자마자 가장 처음 한 일이, 왕국을 공격하지 말라는 것이었으니까요.
답 없는 평화주의자··· 라고 생각했었죠.
그런가요.
저도 조금 의외이긴 해요.
당신들은 원래 퀸의 종속이었던 자들이죠.
제가 원래의 퀸을 느꼈듯, 당신들도 그 존재를 느꼈을 텐데.
어째서 제 부탁, 명령을 듣는 거죠?
후후. 글쎄요.
선점 효과 같은 것 아닐까요?
원래의 퀸이 행사하던 지배력이 공석일 때, 당신의 지배력이 우리에게 행사되었다··· 인 것 같네요.
신기하고 불쾌하군요. 마음이라는 걸 이렇게나 편한 대로 부리다니.
랩쳐의 숙명 같은 것이겠죠.
쿠웅-!!
토커티브가 착지 후, 다시 뛰어오른다.
한 가지 물어봐도 될까요?
얼마든지요.
어째서 당신이 머물던 왕국의 유사 인간들에게 협력을 요구하지 않았죠?
그들이라면 응당, 당신을 위해 목숨을 걸 텐데.
···그건.
원래의 퀸을 치고 난 다음에 해도 늦지 않으니까요.
···오.
그렇군요.
당신은 그들에게 알리고 싶지 않은 것이군요.
자신이 랩쳐의 퀸이라는 걸.
··· ···.
후후.그렇게나 자신에 대해 강하게 인식하면서 그걸 동시에 부정하다니.
나약하시군요. 퀸이시여.
··· ···.
한 가지 충고를 드리자면.
그런 나약함으로는 절대.
저 위에 머문 것을 이길 수 없답니다.
퀸으로서 맞서 싸우지 않으면, 승산은 없어요.
···충고. 고마워요.
[SCENE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