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VICE DRAGON SAGA23 / 28
ICE DRAGON SAGA
용사 길로틴 실패담 : B
[SCENE START]
미안하다.
다치진 않았나?
··· ···.
많이 놀란 듯 보이는군.
하긴.
같은 니케조차 공포에 질리게 하는 사신의 실체를 봤으니,
두려워하는 게 당연하겠지.
방금은 인간인 널 해치려는 이레귤러를 쓰러뜨린 거다.
네게 해를 가할 일은 없으니 안심···.
우와아.
우와아?
바, 방금 무얼 한 것이냐!
눈짓 한 번만으로 [조직]의 개를 쓰러뜨리다니.
멋지지 않은가!
머, 멋지다고···?
설마···.
그대, [즉사의 마안]을 갖고 있는 건가.
음··· [즉사의 마안]? 그게 뭐지?
크큭. 벗이여, 모르는 척할 필요 없다.
이 몸은 이미 그대가 [편익의 마왕]의 봉인자라는 걸 꿰뚫어 봤으니!
그러니까··· 편익의··· 음?
잘 이해가 안 간다만···.
그보다 넌 내가 두렵지 않은 건가?
두렵다?
··· ···큭.
크큭. 크하하하하!
[협회]의 일원인 내가 벗을 두려워할 이유가 어디 있느냐.
우린 이미 한배를 탄 거나 다름없는데.
흠.
뭐, 됐나.
집까지 바래다줄 테니, 따라와라.
후하하핫!
[편익의 마왕]의 봉인자를 만나다니.
참으로 역사적인 날이야!
벗이여, 계속 그렇게 망설일 건가?
그러지 말고 들어와라.
난 집 앞까지만 바래다준다고···.
이 몸은 지금껏 기다리고 있었다.
[즉사의 마안]을 보유한 자가 나타나기만을!
운명의 데스티니가 그대와 날, 이 장소로 불렀어.
이제 와서 그를 거스를 순 없다!
아까부터 영문 모를 소리만 늘어놓는데,
그러니깐 난 네가 기다린 사람이···.
크크큭. 그럴 리가.
[즉사의 마안]을 보유한,
[편익의 마왕]의 봉인자가 [조직]으로부터 우릴 구해줄 거라고 이야기할 때마다,
다들 그런 건 존재하지 않는다며,
헛소리는 그만하라며 날 무시했다.
몇몇은 날 때리고 괴롭히기까지 했지.
아까도 그런 이유로 뒷골목에 데려가 날 괴롭히다가···.
··· ···뭣?
흠흠. 이 이야기는 그만하도록 하지.
아무튼 오늘 그대는 [조직]의 개로부터 날 구해줬어.
[즉사의 마안]으로 말이지!
큭. 오랜 핍박 끝에 드디어 기다림이 보답받은 거야.
··· ···.
그, 그리고 말이다.
날 구해줬는데 아무런 대접도 없이 돌려보낼 순 없지 않나.
··· ···그렇다면야.
잠시 실례하겠다.
크큭. 역시 벗이라면 내 마음을 알아줄 줄 알았어.
그보다 클로이, 평소에도 그런 괴롭힘···
아니, 핍박을 견뎌온 건가?
··· ···뭐, 그런 거다.
이 몸의 힘을 인간 따위가 견뎌낼 순 없을 테니.
더 큰 참극이 벌어지지 않도록 인내하고 있는 거지.
흠.
당분간은 말이다.
[즉사의 마안]이니, [편익의 마왕]이니.
그런 이야기는 아무 데서나 하지 말아라.
아무리 벗이라도 그런 이야기는···!
그···.
음.
그래, [조직]한테 들킬지도 모른다.
클로이가 [조직]에 대해 알고 있다는 걸··· 말이지···.
그러니까 당분간은 나한테 이야기해라.
종종 이야기를 들어주러 올 테니.
후우··· 후우···.
우리가 만난 지 일 년 짼가.
벌써 이 몸을 뛰어넘다니.
훌륭하다, 벗이여.
··· ···큭.
크큭. 크하하하하!
당연한 거다.
이 몸은 [편익의 마왕]의 봉인자!
[타격 가상화 필드] 안에서 이 몸을 이길 자는 없다!
좋다.
세계를 관조하는 [균형의 수호자].
이 칭호는 이만 벗에게 넘겨주도록 하지.
!!
[하비 인스트럭터]여, 봤는가.
나의 활약상을 말이다!
[균형의 수호자]란 칭호를 짊어지기에 충분하지 않나!
··· ···.
버, 벗이여. 느껴지는가?
음? 무엇이 말이지?
때가 도래했어.
숨겨온 오의, 텔레포트를 알려줄 때가.
···뭣?
벗이여, 잘 보고 배워라. 그럼.
엘.
텔레마.
솔루스.
클로이는 전속력으로 달려갔다.
흠.
벗은 항상 내게 새로운 것을 가르쳐 주는군.
··· ···길로틴.
음?
제군이 이상한 단어를 배워오는 건 상관없다.
친구가 생긴 것만으로도 긍정적인 변화라 생각하니까.
그런데···.
급한 일이라고 해서 회의까지 무르고 왔다만!
고작 이런 일로 날 여기까지 부른 건가!
돌아가서 당장 시말서 제출하도록!
Yo, Mother-Lovers~♫
볼륨 터지게 외쳐봐~~!
가슴이 뜨거워지는군.
그래, 피가 끓어오르는 기분이야.
흠흠. 길로틴.
혹시 볼륨과 친분이 있다면, 이 종이에 스스로 [진명]을 각인하도록 유도할 수 있나.
벗이여, 그대도 알고 있지 않나.
이 몸은 니케를 죽음으로 이끄는 사신.
[즉사의 마안]을 지니고 있는 한, 다른 니케와는 친분을 쌓을 수 없다는 걸 말이다.
큭. 고독한 운명이야.
가능하다면 엘리시온 사의 최강이라고 불리는,
연옥을 지키는 케로베로스나 다름없는,
앱솔루트와도 언젠가 전장에서 어깨를 나란히 해보고 싶었는데.
특히 그 [벽안의 작은 야차]···.
그 녀석을 볼 때마다 내 오른쪽 눈에 봉인된 [편익의 마왕]이 날뛴단 말이다!
하아··· 벗이라도 곁에 있어 다행이야.
··· ···음.
벗이여.
타격 가상화 필드에서의 전투엔 익숙해졌으니,
이제 새로운 훈련을 시작할 때가 된 것 같다.
새로운 훈련···?
크크큭. 기대하고 있어라.
잠시 준비가 필요하니, 내일 이 장소에서 다시 접선하도록 하지.
후후. 기대하고 있겠다.
음.
아니, 접선은 이틀 뒤로 변경한다.
내일은 부모님이 집에 계시는 날이란 걸 잊고 있었군···.
준비는 됐겠지.
후··· ···.
그래, 모든 준비는 끝났다.
좋아. 그럼 [소울 전송 서클]을 설치하겠다!
클로이는 붉은색 크레파스로 마법진을 그렸다.
자, 길로틴이여. [소울 전송 서클]에 손을 얹고 눈을 감아라!
이제 그대의 영혼은 이세계로 떠나게 된다.
[조직]에 의해 멸망해 가는 세계가 그대를 부르고 있다!
용사, 길로틴을 말이다!
큭. [조직]놈들, 다른 세계까지 위험에 빠뜨리고 있는 건가.
지체할 시간이 없겠군.
클로이! 당장 날 이세계로 보내라!
그럼.
클로이가 노트를 펼쳤다.
노트엔 클로이의 글씨체로 무언가 빼곡히 적혀 있었다.
흠흠.
오래전, 멀고 먼 은하계에···.
꽃이 흐드러지게 핀 봄의 나라가 있었습니다.
따스한 바람이 실어다 주는 꽃향기를 맡으며,
봄의 나라 사람들은···.
오늘도 준비는 됐나?
그래.
자, 클로이여!
[벽안의 작은 야차]와 동료가 되어 몬스터를 토벌하는 시점으로 날 전송해라!
크큭. 다른 니케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다니.
이세계 모험, 나름 즐겁군.
··· ···후후, 다행이야.
열심히 준비한 보람이 있어.
좋아, 길로틴! 이세계 모험을 이어가지!
훗날 [백빙룡 대서사시]로 기록될 우리의 모험을 말이다!
그럼 시작할까?
음. 클로이여, 질문이 있는데.
왜 오늘은 야외에다 [소울 전송 서클]을 설치한 거지?
크큭. 어리석은 질문이군.
길로틴, 그대의 영혼은 지금 마왕성 앞에 도달해 있다!
이제 곧 백빙룡과의 마지막 싸움이 펼쳐질 터인데,
당연히 그에 어울리는 넓은 무대로 이동해야 하지 않겠는가!
··· ···후후.
후후후후후하하하.
미처 거기까진 생각이 닿지 않았군.
역시 클로이, 이 몸의 스승다워.
그러고 보니, 길로틴.
모험을 시작하기 전에 벗이 알아둬야 할 게 있는데.
뭐지?
마왕성의 입구는 앞으로 나아갈 용기 있는 자에게만 열린다.
누구나 마왕성에 들어갈 수 있는 건 아니야.
이 점은 알고 있어라.
앞으로 나아갈 용기 있는 자.
명심하겠다.
좋아, 그럼 모험을···!
삐삐삐-
음? 잉그리드인가?
클로이, 잠시 전화 좀 받겠다.
··· ···지금은 모험을 떠나야 해서 바쁜데.
윽. 알겠다. 빨리 가면 되지 않나.
음? 이레귤러가 이 근처에 있단 말인가?
어디지?
큭. 알겠다. 바로 가지.
길로틴?
클로이, 안전한 곳에 들어가 있어라.
모험은 잠시 미뤄두지.
다음 소식입니다.
지난밤 9시경, 도심에서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현재까지 시민 8명이 숨지고, 20여 명이 중상을 입은 것으로 파악된 가운데.
시민들은 사건이 발생한 거리에 모여 규탄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길로틴.
클로이는 지금 혼수상태에 빠져 있다.
노트를 놓고 왔다며 밖에 나갔다가 사고를 당했다더군.
[백빙룡 대서사시]라고 적힌 노트를 말이다.
··· ···미안하다.
이런 소식을 가져와서.
[SCENE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