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VUNBREAKABLE SPHERE15 / 28
UNBREAKABLE SPHERE
수면 위로 : A
[SCENE START]
[처음 이곳에서 눈을 떴을 때를 기억해.]
[끝이 보이지 않는 검은 공간에,]
[글러트니가 집어삼킨 차가운 바닷물과 수많은 지상의 잔해들,]
[나를 바라보고 있는 붉은 코어가 존재하고 있었어.]
[처음엔 내 능력을 어떻게든 이용해서 탈출해 보려고,]
[코어에 물거품을 날려 보기도 했고,]
[언령을 사용해 보기도 했어.]
[하지만··· 잘 안됐지.]
[글러트니는 일반적인 랩쳐랑 달랐거든.]
[오로지 [본능]이라 부르는, 태초의 명령으로만 움직이는 존재였지.]
[그래서 내 언령은 글러트니에게 아무런 영향을 주지 못했어.]
[글러트니는 다른 어떤 판단보다, [먹는다]라는 본능을 가장 우선순위로 두고 있는 듯했으니까.]
[그렇게 모든 수단이 좌절되고 나자,]
[문득 무서워졌어.]
[이렇게 죽는 것일까?]
[내가 소화되어 버리면, 글러트니는 바깥에 어떤 공격을 하게 될까?]
[글러트니가 물거품에 대해 알아버리면 어떡하지?]
[이렇게 또 아무것도 이루지 못한 채, 실패해 버리는 걸까··· 하고.]
[그때, 친구와 했던 약속이 떠올랐어.]
[지금부터 우리들의 이야기는.]
[실패한 이야기가 아니라, 해피 엔딩으로 끝날 동화가 될 거라고 했었지.]
[그래서 나도 포기하지 않기로 했어.]
[그때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분명히··· 친구들도 열심히 하고 있을 테니까.]
[나도 포기하지 말고 열심히 발버둥 쳐보자. 라고 생각했어.]
[그때부터 이곳에서 버텨내기 위해, 더 많은 물거품을 만들어내기 위해.]
[물거품을 크게 확장해서, 글러트니의 코어로부터 시선을 가렸어.]
[주변에 있던 지상의 잔해들을 끌어모아서 생활할 공간을 만들고,]
[물거품 나무를 만들고, 물거품 공방을 만들고,]
[너희와 함께 생활했던 모든 공간을 만들었지.]
[그리고··· 물거품으로 친구들을 닮은 인형을 만들어서,]
[하늘로 쏘아 올려, 지상으로 내보냈어.]
[언젠가··· 친구들이 자신을 닮은 물거품을 찾아서,]
[나를 찾아와 와주길 바라면서.]
[그렇게 계속 물거품을 만들고··· 쏘아 올리고.]
[또 만들고··· 쏘아 올리면서.]
[정말··· 오랜 시간을 기다렸던 것 같아.]
[···그 시간이 때로는 너무 외로워서,]
[몇 번이고 포기할까? 라고 생각했어.]
[그럼에도 친구들이 보고 싶어서.]
[그날의 약속을 지키고 싶어서,]
[수없이 마음을 다잡고, 견뎌내고 있을 때.]
[너희가 온 거야.]
[글러트니에게 잡아먹힌 너희가 너무 걱정되었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오랜만에 누군가를 만났다는 것이 기쁘기도 했어.]
[혼자 있는 동안 언령을 조절하는 방법을 알아내서,]
[너희와 함께 말하고 웃고, 생활할 수 있는 것이 너무나도 즐거웠어.]
[그 정도로··· 너희는.]
[내게 선물 같은 존재였어.]
[너희를 만나서 다행이야.]
[···이제는 끝이 다가온 것이 두렵지 않아.]
[더는 무섭지 않고,]
[외롭지 않아.]
[그러니 자책하지 말고,]
[잘 지내야 해.]
세이렌!!
모리는 눈을 떴다.
여긴···.
의무실의 천장이 보였다.
일어나셨습니까?
···!!
누구···?
처음 뵙겠습니다.
M.M.R. 스쿼드 소속의 마나라고 합니다.
[SCENE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