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VMEMORIES TELLER16 / 34

MEMORIES TELLER

헤르민 : B

[SCENE START]

텅- 텅- 텅-

우리는 문 아래에 나있는 계단을 한참 내려온 후, 넓은 공간 안으로 들어왔다.

바닥을 걷는 소리가 공간 전체에 울려 퍼진다.

주위는 어둡고 습하다.

몇몇 군대에 있는 조명만이 내부를 밝히고 있다.

일레그

···여기 전력은 어디서 끌어오는 걸까여?

릴리

글쎄요. 딱 봐도 풍족해 보이는 느낌은 아니라서 간이 발전기 같은 것일지도 모르겠어요.

일레그

···위에 도시에서 끌어오는 것 같진 않져?

릴리

예. 벽면이고 천장이고 전기를 끌어올만한 건 안 보이네요.

일레그

휴···. 다행이네여. 저만 그렇게 보이는 줄 알았어여.

찢긴 천, 부서진 나무 조각과 돌덩이들이 곳곳에 굴러다녔고

구석에는 간이침대와 이불, 간단한 식기들로 인해 생활감이 묻어난다.

한쪽 벽면에 쌓여있는 통조림과 식수통은, 절반 이상이 비어져 있었다.

아담

생존에는 딱히 문제는 없었나 보군.

이브

그런데 너무 조용해. 좀 전의 그 노인만 계속 여기 살았던 걸까?

아담

글쎄. 침대로 보이는 게 몇 개는 있는 걸 보니 그렇진 않았던 것 같네.

아담

더 있거나, 더 있었거나 둘 중 하나겠지.

아니스

···라피. 여기 세워져 있는 이것들.

아니스

뭔 것 같아?

라피

··· ···.

벽면은 물론, 바닥 곳곳에 우뚝 서 있는 거대한 사각형의 뭔가가 공간을 가득 채우고 있다.

약한 온기가 느껴지고 소리가 들리는 것으로 봐선···.

라피

기계인 건 확실해. 어디에 사용하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네온

꼭··· 묘비 같네요.

라피

··· ···.

문 너머 공간을 둘러보던 우리의 시선을 뭔가가 사로잡았다.

작은 단상. 수많은 촛불과 녹아내린 촛농.

어두운 공간에서 가장 밝은 곳.

웃고 있는 사람들의 액자들이 놓여있었기에

그곳은 마치 죽은 이들을 기리는 제단처럼 보였다.

이브

··· ···.

이브는 말없이 걸어가 그 앞에 멈춰 섰다.

한참 동안 [제단]을 바라보던 이브는, 천천히 손을 앞으로 뻗었다.

노인

안녕하십니까.

네온

··· ···.

아니스

··· ···.

네온

지, 진짜 놀랐어요.

아니스

나, 나도.

노인

··· ···.

헤르민

반갑습니다. 헤르민이라고 합니다.

헤르민

이곳을··· 지키고 있던 보잘것없는 예술가죠.

[SCENE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