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VMEMORIES TELLER31 / 34
MEMORIES TELLER
돌아가는 이들 : B
[SCENE START]
치지지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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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는 니케가 되었다.
아트는 나를 기억하지 못한다.
벙커도 기억하지 못한다.
모두 잊어버렸다.
벙커의 이야기는 아무도 믿어주지 않는다.
나의 데이터를 제공했지만 믿어주지 않는다.
데이터를 지우려고 했다.
나는 지상으로 도망쳤다.
헤르민을 구해야 한다.
지금쯤이면 물이 다 빠졌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헤르민과 함께 방주로 돌아가 벙커의 일이 사실임을 알려야 한다.
이렇게 잊히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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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까지 오는데 너무 오래 걸렸다.
랩쳐와 전투 시 승률 0%. 조우를 모두 회피. 이동시간이 급상승했다.
벙커의 위치 확인.
물은 전혀 빠지지 않았다.
물에 전기가 흐른다.
방법을 찾아봤다.
찾지 못했다.
방법을 계속 찾아봤다.
방법을 계속 찾지 못했다.
방법을 찾아봤다.
찾지 못했다.
시간이 많이 흘렀다.
헤르민은 인간이다.
당시 연령과 지금까지의 시간을 합산했을 경우
사망했을 가능성 매우 높음.
벙커로 진입할 방법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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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주는 우리를 사지로 내몰았다.
방주는 벙커의 예술가들을 구출하러 오지 않았다.
방주는 우리 모두가 죽어갈 때 돕지 않았다.
방주는 아트를 니케로 만들었다.
방주는 아트의 기억을 빼앗았다.
방주는 헤르민을 구출하러 오지 않았다.
방주는 헤르민을 죽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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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주는 나의 가장 값진 재산을 부쉈다!
나에게는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
방주로 돌아간다!
방주의 재산을 부순다!
나는 그래야 한다!
카앙-!
레이븐이 밀려나며 바닥을 긁는다.
그리고 눈앞의 게이트 키퍼를 노려본다.
칫···! 번거롭군···!
고전하는 것처럼 보이네만.
···뭔가요 이 랩쳐는?
처음 보는 타입이군.
크큭. 마침 잘 됐어. 1대 1은 좀 시시하던 참이었거든.
한꺼번에 덤벼.
그것도 즐거울 것 같으나 지금은 눈앞의 랩쳐에 집중하세.
돕겠습니다.
도움 같은 건 필요 없어.
그럼 마음대로 싸워라. 우린 우리 마음대로 싸울 테니.
··· ···.
오는 길에 뭔가 보지 못했나?
로봇 형제님이라면 안전한 곳에 모셔놨어요.
그건 걱정하지 않아도 돼요.
걱정이라니 헛소리를.
다시 한번 말하지만, 날 방해할 생각은 하지 마.
저건 내거니까.
뭐, 그러시게나. 옆에서 연습하는 이들이라 생각하게.
간다.
예.
게이트 키퍼가 검은 공간에 빨려 들어가듯 사라졌다.
···쓰러뜨린 건가?
대체 뭘까요. 저 랩쳐는.
···아무래도 이 낭자와 관계가 있어 보이네만.
난 저딴 것 몰라.
저걸 잡으면 돌아갈 수 있다고만 들었을 뿐이···.
···음?
레이븐의 몸에서 황금색 입자가 흩날리기 시작했다.
이건···.
···그래. 돌아가는 건가.
아까부터 영문모를 소리만 늘어놓고 있군 그래.
여기서 이럴게 아니라 도시로 함께 돌아가세나.
보아하니 우리가 아는 이방인과 같은 일행인 것 같으니.
···이방인?
그렇다네. 낭자와 비슷한 복식의 이방인들이 도시에 머물고 있네.
예. 성함이 아마 이브 자매님. 릴리 자매님. 아담 형제님이었죠?
그랬던 것 같다.
···뭐.
그렇지 않아도 낭자의 검이 이브 낭자와 검술이 매우 닮아 있는 게 내내 신경 쓰였···.
이브···!?
이브가 여기 있나?
오, 역시. 아는 사이였군.
그리고··· 그분도···.
어째서··· 또 내가 아니라··· 그딴 것과 함께···.
··· ···.
어디냐.
??
어디에 있는지 말해.
··· ···.
말하지 않는 게 좋겠군.
레이븐이 돌진해 홍련에게 검을 휘둘렀다.
카앙-!
홍련이 레이븐의 검을 받아낸다.
말해라.
더더욱 말할 수 없겠네만.
이브··· 그 가증스러운 것이 그분의 곁에···.
어째서 그분은··· 그딴 것에게···.
··· ···.
나다. 오직 나다.
그딴 아무것도 모르는 인형이 아니라, 나란 말이다.
점점 더 영문모를 소릴 하는군.
말해라.
당장 그것의 숨통을 끊어버려야 하니까!
적당히 하게나.
카앙-!
홍련의 검이 레이븐을 밀어낸다.
레이븐은 바로 홍련에게로 질주했다.
그분에게 어울리는 것은 오직 나뿐이다! 이브 따위가 아니라!
···!
레이븐과 홍련의 검격이 부딪히기 직전.
레이븐은 황금색 입자와 함께 사라졌고, 홍련의 검이 허공을 갈랐다.
모두가 주위를 둘러본다.
하지만 레이븐은 보이지 않았다.
···꿈이라도 꾸고 있는 건가? 귀신이 곡할 노릇이군.
그, 그러게요. 이게 다 무슨 일인지···.
··· ···.
콤을 확보하고 돌아간다.
자네. 좀 더 이 상황에 관심을 가지는 게 어떻겠나.
관심을 가진다고 알 수 있는 방법이 있나?
뭐··· 없겠지.
그럼 우린 우리 할 일을 한다.
이동하자.
···그래. 그럼세.
···예. 가죠.
어디로 가는 거지?
도시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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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주로 가자.
···방주에 복수하려는 녀석을 방주로 데려갈 순 없다.
복수는 끝났다.
···인근의 엘리베이터가 부서진 것 같던데.
형제님이 한 건가요?
그래. 내가 했다.
그게 자네의 복수인가.
그렇다.
방주의 재산을 부쉈다.
··· ···.
방주에 복수할 수 있는 방법은 그것 말고도 많았을 거다.
나는 잊힐 이들의 기억을 이어야 한다.
나만 알고 있으면 안 된다.
내가 방주에 전해야 한다.
그렇기에 나는 계속 존재해야 하며
방주 역시 계속 존재해야 한다.
나는 방주에 복수할 수 없다.
··· ···.
··· ···.
··· ···.
그러니 나를 무사히 방주로 데려다 다오.
후후. 이것 참 뻔뻔한 로봇이로세.
한숨 자겠다.
나는 너무 지쳤다.
응? 이보게. 그럼 우리가 자네를 옮겨야 하지 않나.
콤은 미동도 하지 않는다. 옅은 진동만 느껴질 뿐이다.
···자는군.
뭐··· 정확히는 절전 모드 같은 거겠지만요.
것 참.
···그래도 양심상 궤도의 잠금장치는 풀어놓은 상태네요.
···밀면서 가야 하는 겐가? 방주까지?
···근처에 도착하면 그 녀석에게 연락하도록 하지.
별 일을 다 해보는군.
가요. 한참 걸어야 해요.
먼 길이 되겠군.
치지지직--
이 재단과 닮은 것은 무엇이지?
아··· 이건···.
이 벙커에 머물던 사람들의 사진입니다.
···먼저 떠난 이들을 기리는 곳이죠.
말하고 보니 재단과 다르지 않군요.
왜 이곳에 놔두고 있는 것이지?
글쎄요···.
허허. 막상 그렇게 물어보시니 뭐라 대답하기가···.
안 잊어먹으려고 그런 거 아니에요?
자꾸 보면 안 잊어먹으니까요.
오. 그게 맞겠구나.
데이터에 저장하면 잊어버리지 않는다.
허허. 우리한텐 데이터 저장 능력이 없으니까요.
···우리는 망각의 생물입니다.
언젠가 잊어버리겠죠.
그러지 않기 위해, 잊어버릴 때까지의 시간을 최대한 늦추기 위해.
이렇게 사진으로 남겨두고 계속 눈에 담는 거겠죠.
소중한 기억이니까.
하지만 언젠가 잊는다.
너희는 인간이다. 언젠가 죽는다.
그러면 기억도 모두 사라진다.
···그렇겠죠.
아, 그러면 그러면.
콤이 우리 기억하면 안 잊어버리는 거 아니에요?
음. 그렇겠구나.
그렇다. 나는 계속 기억할 수 있다.
그러면 콤.
우리 잊어버리지 않게 계속 기억해 줘요. 알겠죠?
그래. 기억하겠다.
약속!
약속.
[SCENE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