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VMEMORIES TELLER21 / 34
MEMORIES TELLER
자부심을 위해
[SCENE START]
프리바티는 품에서 수첩을 꺼내 앞으로 내밀었다.
처음 뵙겠습니다. 중앙 정부 방주 수비군 휘하.
방주 위협 제어 부대 트라이앵글의 프리바티라고 합니다.
아··· 반갑습니다. 헤르민입니다.
현 시간부로 당신은···.
저의 보호를 받으며 방주로 이동할 겁니다.
선택지
저 녀석···!
건강 상태가 염려되니 최대한 빠르게 움직일 겁니다.
갑작스럽겠지만, 최소한의 짐을 최대한 빨리 챙겨주세요.
준비가 완료되면 바로 이동을 시작할 겁니다.
···방주···.
방주로 이동 후 정밀 검진은 물론, 필요시 치료까지 책임지겠습니다.
그 후, 안정되었다고 판단되면 조사를 진행할 겁니다.
물론 제 감독 하에 진행할 것이며, 조사 과정에서 그 어떤 물리적 피해나 정신적 피해가 없을 것을 약속드립니다.
이후 원하신다면 이터널 라이프의 추가 지급 및, 주거 지역 확보까지 약속드립니다.
··· ···.
쟤, 쟤 너무 허풍 치는 거 아냐?
아니. 트라이앵글의 권한은 생각보다 커. 저 정도는 충분히 가능해.
높으신 분이었군요···! 메이드가 취미인 공무원인줄만 알았어요···!
제 신원은 이곳에 있는 모두가 증명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 함께 이동해 주세요. 부탁드립니다.
··· ···.
저는···.
예. 원하시는 것이 있다면 얼마든지 말씀해 주세요.
···저는, 방주를 믿을 수 없습니다.
···예?
방주는 우릴 버렸습니다.
그렇게나 우릴 추켜세워 놓고는, 우릴 마치 대항의 상징처럼 써먹어놓고는.
구하러 온다고 약속해 놓고는.
우리가 그렇게나 외롭게 죽어가고 있을 때 구하러 오지 않았어요.
얼마나, 얼마나 바랬는지 모릅니다.
방주가 나를 구하러 올 거다, 방주가 나를 잊었을 리가 없다.
그렇게 수십 년을 버텼습니다.
당신은, 당신들은 저를 구하러 오긴 한 겁니까?
··· ···.
당신들은 거짓말쟁이들입니다.
물론 당신의 탓은 아니지요.
사정이 있을 수도 있었겠지요.
그렇다고 해서 우리의 그 시간이 위로되지는 않습니다.
그러니 저는 가지 않습니다.
이곳에서··· 이젠 제 고향이 되어버린 이곳에서.
떠날 수 있게 해 주십시오.
··· ···.
헤르민님.
당신이 하는 말 모두 이해합니다.
방주가 당신의 기대를 배신한 것도 맞고, 당신들을 구하러 오지 않은 것도 맞아요.
그 마음은 어떤 방식으로도 위로할 수 없겠지만
우리에게 기회를 주셨으면 해요.
··· ···.
당신도 방주의 사람이지요?
···예.
제가 당신을 어떻게 믿어야 할까요?
··· ···.
저는 제가 몸담은 곳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어요.
계속 자부심을 가지고 싶어요.
그러기 위해서라도, 저는 전력을 다해 당신을 보호하고.
당신에게 진심으로 사과하고 싶어요.
··· ···.
저는 가지 않습니다.
··· ···.
이곳에 있는 데이터.
수많은 예술 자료들을 모두 방주로 옮길게요.
···!!
당신이, 아니 당신들이.
그 긴 시간 동안 지켜낸 것들 모두.
단 하나도 빠트리지 않고 방주로 가져가겠습니다.
그러니 함께 가주세요.
당신의 그 숭고함에, 당신을 버린 방주가 존경을 표하게 해 주세요.
부탁합니다.
··· ···.
예술이··· 우리가 지켜온 것들이··· 이어질 수 있는 건가요?
물론입니다.
응당, 그렇게 되어야 해요.
아아···.
그래··· 그래요···. 우리는··· 이걸 위해···.
··· ···.
알겠습니다.
방주로 가겠습니다.
우리가 지켜온 것들과 함께.
전력을 다해 모시겠습니다.
선택지
···야. 너 괜찮은 거 맞아?
괜찮지 않겠죠.
반역죄가 적용될 수도 있고, 그로 인한 기억 소거까지 각오하고 있어요.
그래도, 이게 맞아요.
···예. 이게 맞아요. 그건 확실해요.
··· ···.
벙커 안에서 그 긴 시간 동안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확실한 건 방주에서 구하러 오지 않았고, 이들은 그 시간 동안 여기에···.
버려져있었어요.
그러니 구해야 해요.
이로 인해 일어날 수많은 문제들이 있겠지만, 솔직히 말해서 엄청 골치 아플 테지만.
중앙 정부의 체면이 바닥에 떨어질 수도 있겠지만.
내가 믿는 중앙 정부가, 중앙 정부로서 응당 해야 할 일을 했으면 좋겠어요.
일단 구해야 해요. 뒷일은 나중에 생각하더라도.
제법이잖아.
흥.
들이받아버리는 거군여?
저는 자부심을 계속 가지고 싶으니까요.
···믿고 있던 것이 잘못되었다고 생각하면, 부숴버리는 건가요?
부술 생각은 없어요.
보고 싶은 거에요. 제가 이렇게 행동했을 때 중앙 정부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더 믿고 싶어서 하는 행동이에요.
그럼.
믿고 있던 것이 끝까지 나를 실망시키면.
잘못되었다고 판단되면.
부술 건가요?
··· ···.
대답이 필요할까요?
···아뇨.
대답을 들은 거나 마찬가지니까요.
··· ···.
지휘관.
선택지
이곳의 데이터를 옮기는 걸 도와주세요.
큰소리는 쳐놨지만, 솔직히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거든요.
선택지
···고마워요.
[SCENE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