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VMEMORIES TELLER33 / 34
MEMORIES TELLER
그렇게 이어지기를 : B
[SCENE START]
얘, 얘 안 멈추는데!?
거기다 점점 빨라지고 있어요!
전투 설정에 문제가 생긴 모양이야! 탑승자가 강제로 끌 수밖에 없어!
그런데 릴리 씨 기절해 있잖아여!
으··· 으음···!
으··· 머리 아파···.
??
자, 잠깐! 여러분! 지금 뭐 하시는 건가요? 왜 프로비던스를 공격하는 건데요!
반대야.
···예?
어? 어어? 이게 왜···!
자, 잠깐만요! 금방 해결할게요!
으, 으아아 얘가 왜 갑자기···!
쿠우우우---
전원이 셧다운 되는 소리와 함께 프로비던스의 움직임이 멈췄다.
후우···!
크, 큰일 날 뻔했다.
··· ···.
그런데 이상하네. 랩쳐를 대상으로 지정해 놨는데 왜···.
다른 세팅도 안 해놨고···. 동력원 고유 파장만 체크하게끔···.
뭐 해? 빨리 나와.
아, 예. 지금 나갈게요.
··· ···.
에이. 내가 뭐 실수했나 보지 뭐.
아~ 다행이다. 다친 사람 없어서. 큰일 날 뻔했네 진짜.
···사소한 트러블이 있었지만 이제 모두 해결되었습니다.
방주로 복귀하시죠.
선택지
테트라포드는 준비되어 있어. 바로 출발하면 돼.
서두르죠.
테트라포드 내부.
히야~ 진짜 날아다니는군여!
아~ 이거 도면이라도 좀 그려주면 안 될까여···. 너무 탐나는데여.
여러 번 해봤는데 안 됐잖아요. 이제 그만 미련을 버려요.
히잉··· 미련이 마구마구 솟아나는데 어떡하나여···.
그건··· 저도 그래요.
아담. 목적지까지 남은 시간은?
이대로 가면 10분 이내로 도착해.
···방주에 요격당하는 건 아니겠지?
그건 걱정 마세요. 방주에는 미리 연락을 해놨어요.
그으리고, 지휘관이 크게 부상을 당했으니 의료팀도 대기해 달라고 부탁해 놨고요.
선택지
그게···.
···헤르민을 데려가는 게 들통나면 치료는 뒷전이 될 게 뻔하니까요.
인간용 의료팀이 대기하고 있다면, 일단 밀어붙일 수는 있습니다.
이야. 프리바티 너 백수 되고 싶구나?
뭐, 그렇게 되면 카운터스에서 받아줘요.
아 공무원 출신이 우리 열악한 환경을 버틸 수 있을까 몰라.
흥.
롬 방주에 가는 것 처음.
선택지
기대된다.
방주···.
···헤르민님. 방주에 도착하면 잠시동안 소란스러울 수 있어요.
하지만 잠시 뿐일 테니, 너무 스트레스받지 말아 주세요.
알겠습니다.
가는 것만 해도 감지덕지군요.
사실 벙커의 데이터가 모두 보존되었다는 것만으로도 지금 죽어도 여한이 없습니다.
···농담으로라도 그런 말 하지 마세요. 농담 아닌 것 같아서 겁나니까.
아··· 주의하겠습니다.
···이거 안 좋은데.
놈들이 따라붙었어.
···랩쳐가?
많아. 속도도 빠르고. 곧 따라 잡히겠어.
··· ···.
괜찮아여! 테트라포드에 결전 병기 같은 거 있을 테니까여!
결전 병기까진 아니더라도 무기는 있지.
헉! 진짜여!? 어, 얼른 쏘져!
저 녀석들을 한 번에 쓸어버릴 정도는 아니라서 말이야.
흐음··· 이건 안 좋은데.
아담은 헤르민을 빤히 쳐다봤다.
라피. 도보로 간다면 방주까지 얼마나 걸리지?
···2시간 이내에 도착해.
좋네.
아담···.
어··· 분위기가 그런 분위기인데요?
우리가 막을 테니까 먼저 가. 이런 거.
정답이야.
··· ···.
··· ···.
방주의 친구들. 미안해할 필요 없어.
여기 있는 누군가가 그렇게 하자고 우겼을 테니까. 사실상 우리한텐 선택지가 없지.
그건 맞아요.
···후후.
착륙한다.
바로 뛰어가. 뒤는 우리한테 맡기고.
···고마워. 부탁할게.
선택지
좋아. 기다릴게.
방주. 엘리베이터 허브.
엘리베이터의 문이 열린다.
눈앞에 많은 이들이 보인다.
의료팀과 군복을 입은 인간들 수 명.
군복을 입은 이들의 눈에 경악이 떠올랐고, 이후 분노로 가득한 표정으로 바뀌었다.
프리바티가 앞으로, 강하게 한걸음 내디뎠다.
트라이앵글 스쿼드의 프리바티입니다!
지금 당장 이 민간인을 의료 시설로 옮기세요!
쇠약해져 있는 상태이므로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회복시켜요!
군복 차림의 남자가 험악한 표정으로 뭔가를 말하려 한다.
질문 및 반박은 받지 않습니다!
또한! 이에 따른 모든 책임은 제가 집니다!
중앙 정부 방주 수비군 휘하!
방주 위협 제어 부대 트라이앵글의 프리바티가 책임집니다!
선택지
선택지
들으셨죠?
뭐 하고 있어요! 빨리 움직여요!
그 시간. 지상.
얼마나 남았어?
잔기 열다섯!
금방 마무리할게.
이브가 달린다.
단숨에 거리를 좁혀 내지른 검격이 코어를 꿰뚫고, 멀리서 점프로 접근하는 랩쳐를 사격으로 격추한다.
검에서 뻗어 나온 검격이 지면을 가르며 두 동강내고
거체를 앞세운 랩쳐의 공격을 푸른 섬광과 함께 피한 후 주위를 휩쓸듯 검격을 흩뿌린다.
휘유~ 검을 마음껏 휘두를 수 있으니 말 그대로 날아다니네.
이브는 마치 춤추듯 랩쳐들 사이를 휘젓는다.
그러던 중, 자신의 몸에 이상을 느낀다.
금색 입자가 이브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기 시작했다.
아담과 릴리, 그리고 테트라포드까지.
다른 세계의 존재들에게서 금색 입자가 뿜어져 나온다.
어? 이건···.
잘은 모르겠지만 돌아갈 시간인 것 같군.
어떻게 알아요?
글쎄. 감이랄까.
게이트 키퍼인가 뭔가를 해치워야 한다고 하지 않았나요?
다른 누군가가 해치웠거나, 그 녀석의 변덕 때문일지도 모르지.
이브는 계속해서 검을 휘두른다.
금색 입자가 더욱 짙어진다.
이브는 직감했다. 곧 자신을 비롯한 모두가 사라질 것이라고.
마지막 랩쳐의 코어를 두 동강 낸 후, 이브는 가만히 서서 호흡을 가다듬었다.
이브. 돌아갈 시간이야.
응. 그런 것 같네.
그래도 마지막에 얼굴이라도 봤으면 좋았을 텐데요.
괜찮아.
우리는 그들의 기억을 가지고 있고, 그들 역시 우리의 기억을 가지고 있을 테니까.
이브는 말없이 방주의 니케들이 사라진 방향을 바라보았다.
잿빛 하늘. 황폐한 대지.
무너져 내린 지 오랜 시간이 지난 건물들.
낯익지만 반갑지 않은 주위의 풍경들.
힘내. 다들.
황금색 입자가 더욱 짙어진다.
당신들과의 기억이 이어지기를.
황금색 입자가 흩어진다.
그리고 그곳엔,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았다.
벙커에 남아있던 수많은 예술 데이터는 방주에 무사히 전달되었다.
그 막대한 양질의 자료들은 방주 곳곳으로 퍼져나갔고
곳곳에서 잃어버린 인류의 예술에 대한 주제로 강연, 공연, 전시 등의 활동이 활발하게 일어났다.
뉴스 및 수많은 매체에서 소식이 끊이지 않았다.
방주 전체가 과거의 예술에 대한 이야기로 가득 찼다.
···프리바티는 그 어떤 징계도, 처벌도 받지 않았다.
헤르민의 신분과 사정을 노출하지 않는다는 조건 하에, 상부의 명령을 거부한 것에 대한 면책이 주어졌다.
헤르민 역시 자신의 신분이 노출되는 것을 바라지 않았다.
자신은 그저 벙커의 예술 자료들을 지키는 사람이었을 뿐, 그것을 수행해 낸 것만으로도 여한이 없다고 했다.
롬은 카운터스 명예 대원으로 임명되었고, 정비 후 다시 지상으로 올라가기로 했다.
방주의 모습을 기억했으니, 제2의 방주 제작에 확고한 방향이 잡힌 모양이었다.
주둔지 01을 베이스캠프로 두고, 제2의 방주 제작에 몰두하도록 결정했다.
···이브 일행의 소식은 들을 수 없었다.
헤어진 곳으로 향했을 때, 랩쳐의 잔해 말고는 아무것도 확인할 수 없었다.
D-WAVE 신호도 모두 사라져 있는 상태였다.
작별 인사를 하지 못한 것이 아쉽다.
···부디, 그들과의 기억이 이어지기를.
그리고···.
정말 감사합니다.
여러분들 덕에, 제 삶은. 우리들의 삶은 무의미하지 않았어요.
··· ···.
삶이라는 건 그 자체로 예술이라 생각합니다.
자신을 표현하며, 타인에게 영향을 미치는 것이죠.
여러분은 살아감으로 인해, 예술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여러분 모두의 삶이, 예술이.
부디 계속 이어져, 후대에 이어지기를.
헤르민은 방주에 도착한 지 1주일 뒤
소중한 액자를 끌어안은 채 편안하게 숨을 거뒀다.
우리는 헤르민의 위령비 앞에 서 있었다.
···지금까지 살아있는 게 기적이라고 했어요.
너무 노쇠한 상태였다고···.
사실상 손을 쓸 수 없는 상태였어요.
···그래도 너. 헤르민 할아버지랑 엄청 돌아다녔지?
···예. 방주 곳곳을 다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얼마··· 못 보여드렸지만요.
엄청 좋아하셨어요.
방주 곳곳에 남아있던 예술의 흔적들을 보며, 많이 좋아하셨죠.
적든 많든, 벙커에 남아있던 분들의 흔적이 남아 있었을 테니까여.
예. 이건 누구의 대표작에서 영감을 받은 거다, 저건 누구의 실패작이었는데 잘 개량했다던가.
···잘 알아듣진 못 했지만 많이 뿌듯해하셨어요.
··· ···.
더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당신들이 지켜온 것은 헛되지 않았다고
당신들 덕에 방주가 좀 더 아름다워졌다고 말해주고 싶었어요
당신들의 시간은, 기다림은, 조금도 헛되지 않았다고
자랑스러워하라고··· 말해주고 싶었단 말이에요.
···알아줄 거야.
그럼요. 분명히 그럴 거예요.
··· ···.
그랬으면 좋겠네요.
선택지
우리는 말없이 헤르민의 위령비에 손을 얹었다.
과거와 현재를 잇는 일에 삶을 바친
그가 끝끝내 평안하기를.
그리고···.
당신의 기억이··· 이어지기를.
MEMORIES : Continued
[SCENE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