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VMEMORIES TELLER19 / 34
MEMORIES TELLER
그래야만 한다 : A
[SCENE START]
저장 장치에 들어있는 건 정말 예술품 데이터네여. 진짜 어마어마하게 많아여.
저는 예술에 대해 잘 모르지만, 이거 꽤 큰 파장을 일으킬 건 확실할 것 같아여.
인류의 잃어버린 예술혼, 이곳에서 다시 태어나다. 이런 제목 붙이기 최고지 않을까여?
비록 데이터긴 하지만 이런 게 전부 보존되어 있다니, 대단하네요.
여기에 BOOM 깔면 좀 그럴까여?
어··· 그게 뭔진 잘 모르지만 하면 안 될 것 같은 느낌이 강하게 들어요.
그렇져? 아쉽네여.
저장 장치 상태는 어때요?
굉장히 좋아여. 믿기지 않을 정도로 상태가 좋네여.
벙커의 자체 발전기 전력 대부분이 저장 장치를 보호하는데 쓰이고 있어여. 그래서 상태는 최상이에여.
그리고 신경 쓰이는 게 있는뎨···.
벙커 내부를 녹화한 영상들이 있는 것 같아여.
40년 전쯤에 멈추긴 했지만여.
데이터가 망가지진 않은 것 같죠?
녜. 데이터는 풍화되지 않으니까여.
그럼 역시 하드웨어가 노화되었을 가능성이 높겠네요.
아마도 그럴 거라 생각해여.
고칠 수 있을까요?
릴리 씨가 도와준다면여.
좋아요. 그럼 고쳐봐요. 전력으로 도울게요.
히히. 좋아여.
일이 좀 커지는 느낌인데.
그러게.
이브. 네 생각에 반대하는 건 아니지만···.
우린 우리 할 일이 있어.
알아. 그렇다고 해서 이 상황을 못 본 척 넘어갈 순 없어.
··· ···.
빠르게 해결되지 않으면?
··· ···.
그때 생각하자.
···뭐, 좋아. 그렇게 하자.
이브. 이 일, 이브의 일 아니다.
이브. 시간 많나?
시간이··· 많진 않아.
이브. 심심한가?
그것도 아냐.
대가를 바라나?
후후. 그건 아냐.
이브. 시간 없다. 심심하지 않다. 대가를 바라지도 않는다.
그런데 왜 도와주나?
그러게 말이다. 하루 이틀 일이 아냐.
···잘 설명할 순 없지만, 그래야 할 것 같아서.
------.
이브는 기분파.
··· ···.
하하. 이 로봇 친구는 맞는 말만 골라서 하는군.
아담. 얼굴에 검은곰팡이 아직 안 지워졌다. 롬이 지워줘도 되나?
···맞는 말만 한다는 건 취소야.
솔직히 말해도 될까?
의심의 눈초리가 한층 더 짙어지셨네요.
얘기해 봐요. 아니스의 불신으로 빚어낸 의심 가는 부분들을요.
···칭찬, 고~맙습니다.
어휴. 별말씀을요.
일단 여기가 어떤 곳인지도 잘 알겠어.
···믿기 힘들지만, 1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지상에서 살아남은 인간이라는 것도 알겠어.
이곳에 예술품 데이터들이 가득하다는 것도 알겠어.
그것과는 별개로, 난 헤르민 할아버지가 의심스러워.
그, 그런 거 아닐까? 극악무도한 범죄자라서.
밖에서 문도 용접해 버리고, 전기가 흐르는 물까지 채워놓은 거.
그렇게 보이진 않던데요. 되게 쇠약해 보이셨고.
젊었을 때 말하는 거야. 지금을 말하는 거겠냐.
효율이 너무 떨어지지 않을까.
그건··· 그래. 무슨 슈퍼 빌런도 아니고.
선택지
선택지
그렇겠죠? 무려 지상에서 지금까지 살아남은 분이니까요.
방주에서 행사나 방송 같은 거 엄청 많이 하시겠죠?
아, 헤르민 할아버지한테 우리 이름 알려드려야겠다.
··· ···.
··· ···.
응? 두 분은 왜 그렇게 표정이 안 좋으시나요?
···아냐. 그냥.
나도 별일 아니야.
??
··· ···.
프리바티는 자신이 상신한 문서를 다시 읽어보았다.
지상에서 살아남은 인간의 중요성과, 이를 보호하고 케어해야 할 이유에 대해 간략하지만 확실하게 쓰여 있었다.
제대로 된 장비도 없는 상황에서, 이 정도의 보고서를 작성한 자신에 게 프리바티는 뿌듯함마저 느꼈다.
율하가 봤으면 어땠을지 모르지만, 프리바티는 이 보고서의 문제점을 찾을 수 없었다.
프리바티가 핸드폰을 조작한다.
프리바티의 보고서에 대한 답신을 읽는다.
중앙 정부의 디지털 인장이 찍힌 문서다. 의심할 여지없는 공식 문서다.
긴 내용이다.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내용이 길고 복잡해서가 아니라, 가장 아래에 쓰인 단 한 줄의 문장 때문이다.
··· ···.
프리바티는 눈을 수 번 껌뻑인 후 다시 문서를 읽는다.
처음부터 정독한 후, 가장 아래줄을 읽는다.
[지상에 남은 인간의 수는 0명이어야 한다.]
[SCENE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