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VMEMORIES TELLER30 / 34
MEMORIES TELLER
돌아가는 이들 : A
[SCENE START]
치지지직--
··· ···.
아트. 나를 기억하나?
···예?
나는 콤이다.
이곳은 방주다.
우리는 복귀하는 과정에서 로드 급 랩쳐와 마주쳤다.
너와 나만 생존했다.
너는 부상이 심했다.
니케가 되었다.
양산형 니케가 되었다.
양산형 니케의 경우 낮은 확률로 과거를 기억하고 있을 수도 있다고 했다.
아트. 나를 기억하나?
어··· 기억 안 나요.
------.
너의 이름. 내가 지어줬다.
방주에 오자마자 내가 이름 지어줬다.
나는 콤이다. 우린 벙커에서 함께 지냈다.
헤르민과 함께 벙커에서 지냈다.
아트. 나를 기억하나?
아니··· 요.
너는 벙커의 아이다.
벙커에서 태어났고 벙커의 사람들에게 사랑받으며 큰 모두의 아이다.
너는 모두에게 가장 소중한 재산이다.
나의 가장 소중한 재산이다.
아트. 나를 기억하나?
그··· 죄, 죄송해요. 전혀 기억이···.
------.
아트. 나를 기억하나?
저, 저기···.
아트. 나를 기억하나?
아트. 나를 기억하나?
아트. 나를 기억하나?
죄, 죄송합니다! 가, 가볼게요!
---아트.
---나를.
---기억하--- 나---.
콤과 레이븐은 방주로 향하는 엘리베이터를 바라보았다.
···이건 엘리베이터인가?
그렇다.
이걸 타고 가면 방주로 갈 수 있다.
··· ···.
방주에 복수한다고 했었나.
어떻게 할 생각이지?
------.
크큭. 그래. 계속 고민해.
어쨌든 거래는 완료다.
그 게이트 키퍼라는 랩쳐의 위치를 말해.
북쪽으로 1km 이동해라. 무너진 빌딩들 사이에 공터가 있을 거다.
그곳에 게이트 키퍼가 있다.
그래.
그럼 열심히 해보라고. 복수.
레이븐이 콤을 지나쳐 걸어갔다.
------.
콤은 엘리베이터를 바라보았다.
------.
콤은 한참 동안 움직이지 않았다.
연산 시의 기계음만이 흘러나왔다.
콤은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주위를 둘러보다 뒤를 돌아보았다.
조금 떨어진 곳에서, 레이븐이 콤을 바라보고 있었다.
뭐 해. 빨리 해.
---나는.
어떻게 해야 하지.
네가 결정해.
복수 방법에 남의 의견을 묻지 마.
---원래 계획은.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가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을 공격하려 했다.
나의, 우리의 것을 빼앗아간 방주에 복수하려 했다.
그렇게 파괴당할 때까지 싸울 예정이었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그들은 모두 사라진다.
그들은 그저 아무도 기억하지 못한 채, 원래부터 없던 이들처럼 되어 버린다.
모두 사라진다.
그들은 내가 기억하고 있다.
나만이 기억하고 있다.
나는---.
그들의 기억을 이어야 한다.
··· ···.
큭큭. 쇳덩어리 주제에 기억을 잇는다니···.
뭐, 좋아. 나쁘지 않아. 지금 여기서 결심을 하건 말건 내 알 바 아니지.
다만 여기서 복수를 포기하겠다면, 철저하게 해.
창조주란 것들이 다 죽고 썩어 문드러질 때까지 백 년이건 천 년이건 네 고철 깡통 속 데이터를 지켜라.
그리고 그놈들의 먼지를 짓밟으며 비웃어.
------.
너는---.
너라면 어떻게 할 것인가.
너는 복수하기로 했나? 복수에 성공했나?
···내겐 진실을 깨우치게 해 주신 분이 계신다. 그분이 아니었다면 아직까지 신의 멍청한 노예로 살고 있었겠지.
그 사람이 네게 복수할 방법을 알려 주었나?
아니. 내 의지로 선택하라고 하셨다.
··· ···.
그래, 내 의지로···.
모든 건 그분을 위한 일이야···. 그분을 위해서라면···.
------?
···하, 내가 어쩌자고 이런 이야길···.
어쨌든 그분이 내게 그러셨듯, 난 그냥 한 가지 일깨워주려는 것뿐이다. 고철 로봇.
네 고통은 누구도 대신 겪어줄 수 없다.
오직 너만이 너의 고통을 없앨 수 있다.
네 기억을 잇기 위해 어떻게 해야 되는지는, 네가 제일 잘 알 거야.
하지만 그럴 경우 나의 울분은 해소되지 않는다.
나는 복수를 포기하고 싶지 않다.
그렇다면.
네 의지로 선택해라.
콰앙-!!
콤의 손이 엘리베이터를 후려쳤다.
------.
··· ···.
콰앙-!! 콰앙-!! 콰앙-!!
콰앙-!!
파지지직--!
엘리베이터는 곳곳이 찌그러진 채 스파크를 뿜어내고 있었다.
------.
그게 네 복수인가?
고작 이런 걸로 복수라니 웃긴가.
하지만 이것 말고는 할 수 있는 복수가 없다.
나는 기억을 이어야 하기에 기능정지할 수 없다.
비웃으려면 비웃어라.
뭐 하는 거지?
아직 숨통이 남아있잖아.
확실하게 마무리해.
------.
콰앙-!! 콰앙-!! 콰앙-!!
멀었어. 아직 살아있어.
콰앙-!! 콰앙-!! 콰앙-!!
더 몰아붙여.
콰앙-!! 콰앙-!! 콰앙-!!
콰앙---
------.
완전히 박살 났군.
그래서, 복수를 이룬 소감은?
만족했나?
만족--- 했다.
그래.
··· ···.
너의 복수는 하찮지 않았다.
애초에 하찮은 복수 따위 존재하지 않지.
모든 복수는 그 자체만으로도 긍지 있는 것.
너는 너의 기분을 전했고, 네가 할 일을 했다.
그러므로 너의 복수는 완성되었다.
너는 더할 나위 없는 완벽한 복수를 이뤄냈다.
훌륭해.
------.
나는 돌아간다.
너는 여기 있어라.
그 하얀 녀석들이 너를 찾으러 올 테니.
나의 복수를 도왔으니 내가 너를 돕겠다.
크큭. 깡통 로봇에게 도움받을 일 따윈 없어.
··· ···.
너는 기억을 이어라.
나도 기억을 이을 테니.
레이븐은 사라졌다.
콤은 사라져 가는 레이븐의 뒷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
[SCENE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