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VMEMORIES TELLER32 / 34

MEMORIES TELLER

그렇게 이어지기를 : A

[SCENE START]

릴리

2분 남았어요!

일레그

빨리빨리빨리빨리!

릴리

그렇게 재촉한다고 빨리 되는 게 아니라고요!

선택지

일레그

녜! 빠짐없이 다 했어여! 릴리 씨가 챙기는 것만 마무리되면 진짜 끝이에여!

콰과과과과--!!

갈라진 벽과 천장에서 물이 마구 쏟아지고 있다.

벌써 낮은 곳은 물에 잠겨있는 상태다.

···이대로 가다간 벙커 전체가 잠기고 말 거다.

릴리

일레그! 물! 물! 물이 이쪽으로 와요!

일레그

으아아! 오지 마여! 쉿! 쉿쉿쉿!

릴리

그런다고 안 오겠어요!?

선택지

릴리

3···! 2···! 1···!

릴리

끝났어요!

일레그

바로 뽑지 마여! 하드웨어 안전 제거 꼭 해야 돼여!

릴리

아으 낡아빠진 기계!

릴리

···됐어요! 진짜 끝!

일레그

달려여!

릴리

으아아아--!!

일레그

헤엑···! 헤엑···!

릴리

후우···! 후우···!

일레그

···그래도··· 다 건졌어여. 하나도 빠짐없이여.

릴리

아슬아슬했네요.

롬

벙커. 전부 잠겼다.

헤르민

··· ···.

도시의 고지대로 올라온 우리는 다시 생겨난 호수를 망연자실하게 쳐다보았다.

100년을 견뎌온 벙커는, 이제 물에 잠겨 그 기능을 잃었고.

수면 아래에서 길었던 역사를 마무리하겠지.

아니스

···진짜 100년을 버티는 벙커네.

네온

그런데 물이 어디서 들어온 걸까요?

아니스

글쎄. 어딘가에서 들어오지 않았을까? 지상에 어디 멀쩡한 게 있겠어?

프리바티

···이동하죠. 헤르민님.

헤르민

아···.

헤르민

···예, 예. 가시죠.

헤르민

잘··· 부탁드립니다.

롬

------.

롬

이브.

이브

응?

롬

------.

이브

···?

이브

··· ···.

이브

···아.

이브

다들 미안해. 조금만 기다려 줘.

이브

금방 갔다 올게.

선택지

첨벙!

···이브는 호수 속으로 뛰어들었다.

물에 잠긴 벙커는 어둡다.

하지만 대충의 윤곽은 확인할 수 있다.

갑자기 쏟아져 들어온 물살 때문에 유속이 빠르다.

뭐라도 잡고 있지 않으면 바로 유속에 휘말려 여기저기 부딪힐 것이 확실했다.

이브는 벽면을 짚은 채, 시선을 집중했다.

찾고 있는 것이 보였다.

그것들은 마치 기적처럼, 이 빠른 유속 안에서 한 곳에 자리하고 있었다.

이브는 벽을 강하게 밀어내며 수면을 가르며 나아갔다.

릴리

··· ···.

아담

··· ···.

릴리

아, 안 올라오는데요?

아담

조금만 더 기다리자.

릴리

그, 그런데 갑자기 왜 들어간 걸까요?

아담

··· ···.

아담

아마···.

첨벙!

이브

후우···! 후우···!

릴리

이브!

이브

처음으로···! 후우···! 숨이 차네···!

이브

유속에 휘말려서 큰일 날 뻔했어.

릴리

뭐 하는 거예요 대체! 갑자기 거긴 왜 들어가요!

이브

찾을 게 있었어.

롬

성공했나?

이브

응. 가져왔어.

이브가 호수에서 나온다.

···이브의 품 안에, 여럿의 액자가 안겨있었다.

헤르민

···!!

이브는 천천히 헤르민에게 다가가 액자들을 건네주었다.

이브

···미안. 젖는 것까지는 어떻게 할 수가 없었어.

헤르민

아아···! 이럴 수가···!

헤르민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이브

예술 데이터는 인류의 기억이지만, 이 사진은 당신만의 기억이니까.

이브

가장 소중한 것일 거라 생각했어.

헤르민

···예.

헤르민

이것은··· 제 가장 소중한··· 기억입니다.

이브

···다행이네.

롬

이브.

이브

응?

롬

이브는 열심히 한다.

롬

왜 그렇게 열심히 하나?

롬

관찰 결과 이브는 지나치게 열심히 한다.

롬

목숨을 자주 건다.

롬

이브는 죽고 싶은 건가?

이브

···아냐.

롬

열심히 하는 것, 목숨을 거는 것과는 다르다.

롬

그런데 왜 그렇게 목숨을 자주 거나?

이브

··· ···.

이브

옳은 일들이라고 믿으니까.

이브

목숨을 걸만할 정도로, 옳은 일들이라고 믿으니까.

롬

이해 불가.

릴리

그렇죠? 사실 저도 그래요.

아담

그러게 말이야.

이브

그리고 나라고 해서 그렇게 목숨을 자주 걸진 않아.

이브

할만해서 하는 거야.

아담

어련하실까.

네온

저, 여러분. 훈훈한 분위기에 이런 말은 좀 그런데···.

네온

진동 같은 게 느껴지지 않나요?

아니스

그거야 물이 이렇게 갑자기 들어왔으니까 당연히···.

라피

···땅울림인데.

라피가 빠르게 움직여 높은 지대로 올라갔다.

라피

···지휘관.

라피

전투 준비를 해야 할 것 같습니다.

라피

대량의 랩쳐 부대가 접근 중입니다.

라피

규모가 큽니다. 타일런트 급 3기 이상으로 추정.

선택지

선택지

프리바티

알겠어요.

라피

왼쪽이 밀리고 있어! 화력 집중!

네온

오른쪽도 밀리는데요?

아니스

중앙도 마찬가지야!

네온

와우! 다 밀리는군요! 이렇게 된 이상 화력 레벨을 올려서···!

일레그

전선을 조금 뒤로 빼는 건 어떤가여?

라피

··· ···.

라피

이 도시를 부수고 싶지 않아.

일레그

··· ···.

일레그

어쩔 수 없져! 더 열심히 할 수밖에 없겠네여!

라피

최대한 못 밀고 들어오게 막···!

슈우우우--!!

쿠웅-!!

거대한 뭔가가 우리 앞을 가로막으며 착지했다.

인간의 실루엣을 가진 거대한 강철.

압도적인 존재감을 가진 그것은 우리에게 등을 보인 채, 랩쳐를 마주 보고 있었다.

이브

왔구나···!

일레그

히, 히이···!

릴리

엑소슈트 [프로비던스]! 참전할게요!

일레그

리, 릴리 씨? 릴리 씨가 거기 타고 있는 건가여!?

릴리

예! 랩쳐 상대로 얼마나 잘 먹힐지는 모르겠지만···!

릴리

그래도 어디 가서 맞고 다닐 애는 아니니까, 걱정 마세요!

아담

귀한 재산인데, 함부로 막 써도 되나 모르겠네.

릴리

저희 이분들한테 신세 엄청 졌으니까, 이 정도는 보답해도 되지 않을까요?

아담

릴리 너. 그냥 자랑하고 싶은 거잖아.

릴리

히힛. 그것도 맞아요.

아담

···뭐 좋아.

아담

한번 보여주자고.

일레그

내, 내려여! 당장 내려여!

릴리

예? 왜, 왜요?

일레그

제가! 제가 탈게여! 제가 타서! 타서 막! 랩쳐를 막!

네온

아, 아뇨! 제가! 제가 타는 게 맞는 것 같은데요!

선택지

릴리

···제가 탈 건데요.

릴리

아무튼, 갑니다!

라피

전원! 릴리를 엄호!

아니스

좋아! 거대 병기가 우리 편이면 지는 게 힘들지!

릴리

이야아아압-!!

···압도적이다.

프로비던스는 지상과 공중을 자유자재로 이동하며, 온갖 무장들을 퍼붓는다.

폭발과 화염, 광선과 스파크가 끊이지 않는다.

하지만 어째서인지···.

네온

···저기, 보기에는 엄청 화려한데 전혀 맞추지를 못 하시는데요?

일레그

···그러게여. 명중률이 너무···.

꽈앙-!

랩쳐의 미사일이 프로비던스에 명중한다.

릴리

아윽!

네온

회피율도 좀···.

일레그

그러게여···.

이브

릴리···.

릴리

자, 잠깐만요! 그게, 적 타입이 달라서 그래요!

릴리

세, 세팅을 네이티브용으로 해놨었거든요! 그래서 그래요!

릴리

어, 어디 보자··· 이걸··· 이렇게···!

릴리

··· ···.

릴리

좋아요! 대상을 랩쳐로 설정 해놨···!

꽈앙-!

릴리

!!

랩쳐의 미사일이 다시 한번 프로비던스를 두드린다.

이브

릴리. 괜찮아?

릴리

··· ···.

아담

···기절한 모양인데.

이브

이런! 내가 갈게!

아담

아니. 괜찮아.

아담

이겼어.

이브

??

프로비던스가 움직인다.

좀 전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 움직임으로, 압도적인 화력을 뿜어낸다.

말 그대로 유린에 가깝다.

전장은 삽시간에 정리되기 시작했다.

이브

···굉장해.

아담

공격 대상을 랩쳐로 설정해 놓은 상태에서, 파일럿이 조종 불가 상태가 되어 자동 전투 기능이 활성화된 거야.

아담

제대로 움직이면, 저 정도는 가뿐하지.

라피

그럼 릴리는···.

아담

···음.

아담

뭐, 전원을 켜고 끄는 건 할 수 있으니까.

일레그

온 오프는 중요하져.

프로비던스가 전멸한 랩쳐 사이에 우뚝 서 있다.

주위를 둘러본다. 아마 남은 적기를 탐색하는 것 같다.

탐색이 끝난 듯, 뒤를 돌아 우리 쪽을 바라본다.

일레그

히야~ 멋있네여. 프로비던스 씨.

네온

한 번 태워달라고 떼써볼까요?

일레그

물론, 당연히, 응당 그래야져.

철컹.

프로비던스가 총구를 내민다.

선택지

일레그

이야~ 이런 기능까지 있다니 만드신 분이 뭘 좀 아는···!

키이이잉--!!

일레그

···무기 가동음이 들리는 것 같은뎨, 착각이겠져?

라피

!!

라피

전원! 전투 준비!

이브

이게 대체···!

[SCENE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