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VMEMORIES TELLER34 / 34
MEMORIES TELL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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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ENE START]
헤르민 사후 며칠 뒤, 파이오니아 스쿼드에게서 콤을 인계받았다.
콤은 이전의 난폭해 보였던 태도가 조금도 남아있지 않았다.
무례하게 굴고, 프리바티와 롬을 공격한 것에 사과했다.
그리고 자신의 모든 데이터를 백업해 주기를 원했다.
콤의 모든 데이터는 백업되어 나와 중앙 정부 데이터 센터에 보관되었다.
중앙 정부 관계자는 이 데이터를 공개하는 것에 난색을 표했다.
헤르민과 같은 이유로 치부가 드러나는 것이 두려웠기 때문이겠지.
콤은 말했다.
공개하지 않아도 좋다. 대신 이걸 목격한 이들이 모두 기억해 주길 바란다.
우리는 그곳에 있었고, 그곳에서 살아있다는 것을 기억해 다오.
그렇게 이어지면 된다.
···그리고 콤은 헤르민의 위령비 앞에서 며칠 동안 움직이지 않았다.
조금만 더 기다렸다면 좋았을 걸. 포기하지 말 걸. 이라는 말만 계속해서 반복했다.
그리고 또 며칠의 시간이 지났다.
지휘관. 가죠.
선택지
응? 못 받았나요?
에닉이 보내준 초대권.
선택지
예. 여기···.
- 개인전 [MEMORIES TELLER] 커플 입장권 - 이라고 쓰인 E-티켓이 프리바티의 핸드폰에 출력되어 있다.
지휘관이랑 같이 가라고 하던데요?
선택지
아, 그런 시스템이군··· 요···.
커, 커플 입장권이요? 커플?
아, 아니잖··· 아요? 우리.
선택지
···아.
그런 거였군요.
선택지
선택지
글쎄요. 저도 자세한 건 전달받지 못했어요.
지휘관이랑 같이 가라는 말만 전달받았어요.
그, 그래서 같이 갈 건가요? 바쁘면 어쩔 수 없고요.
선택지
선택지
어··· 그, 그래요?
그··· 시간이 정말 조금도 안 나나요?
아니, 제가 뭐 지휘관이랑 오붓하게 가고 싶어서 하는 말이 아니라. 그냥 궁금해서요. 전시회라는 거.
선택지
그, 그럴래요? 그래요 그럼.
바로 출발하죠.
나한테도 티켓 왔다.
···예?
선택지
너희와 동행하라고 했다.
···에닉이요?
그렇다.
···뭐야, 데이트가 아니잖아 이러면···.
나는 다 들린다.
조, 조용! 조용히!
그, 그럼 가볼까요?
전시회장 내부는 한산했다.
넓은 공간 곳곳에 걸린 그림과, 그 앞에서 이야기를 나누는 소수의 인파만 보였다.
흠··· 그림 전시회네요.
저는 그림에 대해 잘 모르지만 잘 그린 것 같아요.
잘 모르지만 어떻게 잘 그린 줄 알지?
···느낌이 그렇다는 거예요, 느낌이.
잘 모르면 보통 그렇게 얘기한다.
아 머리 아파. 꼭 전투 보조용 로봇이 들이받은 것 같은 느낌이네요.
---그때 일은 진심으로 사과한다.
흥.
선택지
음··· 그러게요. 에닉은 왜 우리한테 여길···.
··· ···.
지휘관. 콤.
여기.
프리바티가 가리킨 그림을 바라본다.
최소한의 조명만 비추고 있는 검은 공간.
떠난 이들을 기리는 재단.
···그리고 비석처럼 자리하고 있는 저장 장치들의 모습.
벙커의 모습이다.
선택지
이게··· 어떻게···.
------.
제목이··· [집]이에요.
---집.
안녕하세요?
이 그림에 관심이 있으세요?
아··· 예. 익숙한 느낌이 들어서···.
어머. 그래요?
저 이거 있잖아요. 갑자기 뭔가 신들린 듯 그리게 됐어요.
얼마 전에 중앙 정부에서 공개한 지상의 예술 데이터들 있죠?
그거 전시회 한번 갔다 오고 난 뒤부터 머릿속이 막 뒤죽박죽하더니.
이 이미지가 팍 하고 떠올랐죠.
그래서 급하게 그려서, 억지로 밀어 넣었어요.
선택지
아, 예. 아트라고 해요.
양산형 니케지만 이래 봬도 예술에 재능이 있어서 그림 그리는 걸로 활동하고 있죠.
아트라면··· 콤의···.
선택지
둘 다 아무 말하지 마라.
이번에 운 좋게 개인전을 열 수 있게 되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몰라요.
------.
제목이 왜 집이지?
우와. 로봇분도 오셨네요? 역시 예술은 종족마저 뛰어넘는다니까요.
제목이 왜 집이지?
음··· 그냥요.
눈을 감으면 아른거리는 장소라서요.
그렇다고 어색하거나 무서운 느낌이 아니라.
···너무 편안한 느낌이라서요.
하하. 이상하죠? 이런 어두컴컴한 장소가 편안하다니.
그런데 그런 느낌이에요.
그리고 요즘 부쩍 이런 일이 많아요.
흐릿한 얼굴이 떠올라요.
잘 자라고 불러주던 노래가 떠올라요.
이상하리만치 화려했던 이불.
나를 웃으며 바라보는 많은 얼굴들. 따뜻한 얼굴들.
차갑지만 따뜻했던 상자 위에 올라가 보던 풍경.
그런 것들이 떠올라요.
제 기억인지, 뭔지는 잘 모르겠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뚜렷해지고 있어요.
그 모습들을 캔버스에 담아내고 싶어요.
---그래.
꼭 담아내면 좋겠다.
보러 오겠다.
하하. 고마워요.
그런데 이 로봇분. 되게 익숙한 느낌이네요.
나랑 닮은 로봇은 많으니까.
아··· 그렇군요.
그런데··· 외형이 익숙하다던가 그런 느낌이 아닌데.
··· ···.
------.
아트.
나를 기억하나?
··· ···.
아트는 벙커가 그려진 그림을 바라보았다.
아트는 콤을 바라보았다.
그러기를 수 번 반복 했다.
아트의 시선이 콤에게 멈췄다.
··· ···.
콤.
콤이군요.
아트.
나를 기억하나?
기억··· 해요.
나··· 기억··· 나요?
------.
나는 단 한순간도 너를 잊은 적이 없다.
콤···!
아트가 콤을 끌어안았다.
콤은 떨리는 팔을 들어 올려
부드럽게 아트를 끌어안았다.
기억났어··· 기억났어요.
아아··· 어째서··· 잊어버렸던 걸까···.
내 가장 소중한 보물을···.
------.
아--- 아아아---.
우리의--- 예술 작품---.
나의--- 재산.
드디어--- 돌려--- 받았다---.
··· ···.
··· ···.
벙커가 그려진 그림 앞에서 끌어안은 둘의 모습은.
조금의 어색함 없이 완벽하게 어울렸다.
···그래.
말 그대로 하나의 예술 작품을 보는 듯했다.
···보고 있습니까. 벙커의 예술가들.
당신들의 기억은
지금 이곳에서 이어졌습니다.
MEMORIES TELLER : END
[SCENE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