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페퍼03 / 05

페퍼

사랑받은 이의 자부심

[SCENE START]

입원 일주일째···.

오늘 내내 사람들의 시선을 피해 병실 안에만 있었더니 잠이 오지 않는다.

선택지

이 시간대면 밖에 사람이 없을 것 같다.

산책이라도 다녀와야겠다.

병원 앞 정원까지 걸어 나왔다.

선택지

숨을 크게 들이마셨다 내쉬었다.

답답한 게 좀 사라지는 것 같다.

페퍼

지휘관, 여기서 뭐 하세요?

선택지

페퍼

잠이 안 오나요?

선택지

페퍼

낮에 너무 병실에만 계셨던 거 아니에요?

선택지

페퍼

헤헤. 지휘관이 남자친구라니 정말 복받은 사람이네요!

선택지

페퍼

순찰도 돌 겸. 저도 산책을 하고 싶어서요.

선택지

페퍼

누구처럼 병원에 있기 답답해하시면서.

페퍼

병실을 뛰쳐나오시는 환자분들이 계시거든요.

선택지

페퍼

오늘은 날이 차서.

페퍼

밖에 오래 나와있으면 몸에 좋지 않으니까.

페퍼

이렇게 돌아보다가 오래 계시는 분이 있으면 모시고 돌아가려고 했죠.

페퍼

그런데 다행히도 오늘은 지휘관을 빼곤 밖에 나와계신 분들이 없네요.

선택지

페퍼

헤헤. 뭘요. 당연히 해야 하는 일인 걸요.

선택지

페퍼

음··· 처음에는 이런 점 때문에 엄청 혼났었어요.

페퍼

환자들이랑 너무 가깝게 지내지 말라고.

선택지

페퍼

가깝게 지내다가 정이라도 들어버리면.

페퍼

헤어질 때 더 괴로워진다고요.

선택지

페퍼

그럼 헤어지지 않게 만들면 되죠!라고 했더니.

페퍼

실력도 없는 주제에 건방지다고 더 혼났어요.

선택지

페퍼

그렇죠?

페퍼

그런데··· 요즘은 그 말이 이해가 되기도 해요.

페퍼

헤어지지 않게 만든다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페퍼

시간이 지날수록 더 알게 되니까요.

페퍼

··· ···.

선택지

페퍼

아뇨. 그냥···.

페퍼

이왕지사 니케가 된 거였다면.

페퍼

사람들을 살릴 수 있는 능력이라도 탑재되었으면 좋았을텐데!

페퍼

···같은 허무맹랑한 생각을 하게 돼서요.

선택지

페퍼

음··· 아무리 의사여도 살리지 못하는 사람이 있으니까요.

선택지

페퍼

아, 너무 우울하게 만들었죠. 죄송해요.

페퍼

수술 전날에는 이렇게 좀 불안해져서 괜히 지휘관께 어리광을 부렸네요.

선택지

페퍼

저번에 그 애 있잖아요.

페퍼

이 남자친구 소동의 원인···.

페퍼

그 애 수술이 내일이거든요.

선택지

페퍼

지난번에 말했듯, 살 수 있는 가능성이 1%만 있어도.

페퍼

수술하는 게 맞는 거라고 생각하고.

페퍼

그 애한테 나만 믿으라고 반드시 고쳐주겠다고도 했는데···.

페퍼

그 애가 그러더라고요.

페퍼

너무 부담 갖지 않아도 된다고.

페퍼

세상에, 이게 어린애가 할 말이라고 생각하세요?

선택지

페퍼

병원에 있는 애들은.

페퍼

특히나 테러 사고를 당해서 병원에 온 애들은.

페퍼

입원할 때 중앙 정부에서 이런저런 조사를 받고 와서 그런지.

페퍼

좀 조숙해지는 경향이 있고.

페퍼

그 애는 그게 좀 심한 편이라는 것도 잘 아는데.

페퍼

뭐랄까···.

페퍼

그런 얘기를 들으니까, 제가 신뢰를 제대로 못 줘서 그 애를 불안하게 만든 건가 싶고.

페퍼

괜스레 내일 수술을 잘 할 수 있을까 걱정도 되더라고요.

선택지

페퍼

정말 그럴까요···?

선택지

페퍼

그건 그렇지만···.

선택지

페퍼

··· ···.

선택지

페퍼

··· ···.

페퍼

···지휘관은 메어리 선배 같네요.

선택지

페퍼

왜 그렇게 놀라세요?

선택지

페퍼

좋은 뜻이에요!

페퍼

선배는 엄청~ 좋은 사람이거든요.

페퍼

의사로서의 능력이 출중한 건 물론이고!

페퍼

감도 좋고 수술 실력도 좋은데.

페퍼

손도 야무져서 흉도 안 지게 마무리까지 잘 하신단 말이에요.

페퍼

그리고 무엇보다 "진짜 의사" 같아서 좋아해요.

선택지

페퍼

의사들 중에 뒷돈을 받아서 의약품을 빼돌리거나. 환자의 재력에 따라서 진료를 다르게 하는 사람들도 있거든요.

페퍼

그런 사람들은 가짜에요. 의사가 아니라고 생각해요.

페퍼

그런 건 범죄자죠. 반드시 잡아서 없애야 할 암적인 존재들.

페퍼

그 정도가 아니더라도 돈이나 명예를 위해 의사가 되는 사람들이 많은데.

페퍼

선배는 아니었어요.

페퍼

정말로 사람을 살리기 위해서 일을 하고 계신다는 게.

페퍼

"진짜 의사" 같다고 해야하나 한치의 더러움 없는 신성한 사람 같달까···.

페퍼

그런 이상적인 모습이 선배의 가장 멋진 점이라고 생각해요.

선택지

페퍼

네! 많이 좋아해요.

페퍼

아까 제가 환자분들이랑 가깝게 지내는 것 때문에 많이 혼났다고 했잖아요.

페퍼

솔직하게 말하면 그때.

페퍼

의사라는 건 이런 거였나 싶어서 그만두려고 했었거든요.

페퍼

그런데 그때 메어리 선배가 그랬어요.

메어리

페퍼가 환자랑 친해지는 거 말고는 능력이 없다고요?

메어리

그럴 리가요~

메어리

환자분들은 바보가 아니에요.

메어리

누가 자신을 살릴 수 있는지.

메어리

누가 자신을 살리려 하는지는.

메어리

다른 누구도 아닌 환자 본인들이 가장 잘 알고 있답니다.

메어리

그러니까 페퍼는 그분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다는 것에.

메어리

자부심을 가져야 해요.

페퍼

이 말을 듣는데, 막 눈물이 나더라고요.

페퍼

제가 했던 일들이 잘못되지 않았다고 말해주는 것 같아서···.

페퍼

그때부터 메어리 선배를 졸졸 따라다니게 되었어요.

선택지

페퍼

후우우~

짝-!

페퍼가 양손으로 자신의 볼을 때렸다.

페퍼

메어리 선배도 지휘관도. 환자분들도 믿어주고 계시는데.

페퍼

저 혼자 제 능력을 의심해선 안되겠죠!

페퍼

이제 더는 불안하다고 생각하지 않을게요.

선택지

페퍼

맞아요! 전 잘할 거예요.

페퍼

수술도 잘 끝내서, 그 애를 꼭 낫게 해줄 거예요.

선택지

페퍼

헤헤, 고마워요. 지휘관.

페퍼

자, 그럼 저도 힘이 났으니까.

페퍼

우리 지휘관도 그만 들어가 볼까요?

페퍼

바람은 충분히 쐬셨죠?

선택지

페퍼

어허. 안됩니다. 환자분.

[SCENE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