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루드밀라 : 윈터 오너01 / 05
루드밀라 : 윈터 오너
부치지 못한 편지
[SCENE START]
로열은 고귀하다.
고귀하기에, 베풀어야 한다.
[노블레스 오블리주]
그것이야말로 로열이 지켜야 할 가치라고 배웠다.
하지만 가르침을 실천하는 건 어려운 법.
로열은 나날이 고귀함을 잊어갔고.
의무와 신념을 잃어갔다.
그러니, 저 찬사는 당연하리라.
누구보다 앞서, 베풂을 실천한.
많은 아이에게 행복을 선사한.
우리 가문이야말로 저 찬사를 받아 마땅하리라.
당연하게도, 이 몸은 자부심을 느꼈다.
이 몸이야말로 어엿한 로열이자,
고귀한 로열이라고.
그랬던 몸이기에···.
고귀한 루드밀라는,
고귀한 로열 루드밀라는,
편지를 보낼 자격이 없는 거겠지.
루드밀라?
루드밀라!
··· ···.
으음···.
루드밀라가 눈을 비비며 일어났다.
시종? 깨어 있었나?
왜 여태 잠들지 않고···.
선택지
선택지
이 몸이···?
이마를 짚는 루드밀라의 얼굴에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
선택지
꿈이라···.
물음에 루드밀라는 답하지 않았다.
오래된 종이를 만지작거리며, 생각에 잠겨 있을 뿐.
그러다 무언가 쫓듯 시선을 저 멀리 향하더니.
번뜩 정신이 들었는지 쓴웃음 지으며 말했다.
···쌀쌀하군.
선택지
··· ···.
잠시 머리 좀 식힐 겸 열어두었다가,
그만 잠들었나 보군.
창문을 닫자 루드밀라가 물었다.
시종, 보아하니 잠들 생각이 없어 보이는데.
이 몸과 함께 티타임을 즐기는 게 어떤가?
선택지
선택지
그럼 잠시만 기다리고 있거라.
달그락- 소리와 함께 산뜻한 향이 풍겼다.
루드밀라가 차를 달이는 동안, 자리에 앉았다.
테이블 위에는 여전히 오래된 종이가 놓여있었다.
곱게 접힌 종이 윗부분엔 이렇게 적혀 있다.
[수신인 : 천사 고아원 일동]
선택지
그 아래, 살짝 보이는 내용을 읽을지 말지 갈등할 때.
여기 있다.
루드밀라가 찻잔을 내려놓았다.
자연스럽게 종이를 자신 쪽으로 끌어당기며, 루드밀라는 차를 따랐다.
이윽고 책상 위엔 모락모락 김이 피어오르는 찻잔 두 개가 놓였다.
선택지
따뜻한 차가 방안을 맴도는 찬 기운을 눌러줬다.
그렇게 우린 서로 마주한 채, 한동안 차만 홀짝였다.
속을 간질이는 고요함에 먼저 지친 건 내 쪽이었다.
선택지
···편지다.
선택지
오래전에 부쳤어야 할 편지지.
얼마나 됐으려나···.
이젠 기억도 안 나는군.
선택지
··· ···.
처리하지 못해 갖고 있을 뿐이니.
시종이 신경 쓸 건 아니다.
신경 쓸 건 아니라지만, 아까의 표정이 걸린다.
잠든 루드밀라는 무척이나 지친 표정이었다.
매일 같이 설온장을 순찰하며 관리하고 있으니, 피곤한 게 당연하긴 하다만.
그렇다기엔···.
선택지
선택지
선택지
그대가 맡겠다고?
굳이 그럴 것까진···.
선택지
선택지
선택지
선택지
··· ···.
피로가 쌓이긴 했나 보군.
그래, 그대가 그렇게까지 말하는 데 거절하는 것도 도리가 아니겠지.
편지를 곱게 접어 품 안에 넣으며 루드밀라는 말했다.
당분간, 이 설온장을 부탁하지.
[SCENE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