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루드밀라 : 윈터 오너03 / 05
루드밀라 : 윈터 오너
꼬여버린 끈
[SCENE START]
로열은 고귀하다.
고귀하기에, 베풀어야 한다.
[천사 고아원··· 학대로 사망···.]
[후원하던 로열 측··· 전혀 모르던 일···.]
[후원 끊고 더 좋은 곳에···.]
하지만 가르침을 실천하는 건 어려운 법.
로열은 나날이 고귀함을 잊어갔고.
의무와 신념을 잃어갔다.
멍청한 루드밀라.
멍청한 로열 루드밀라.
··· ···.
함께 산책을 나서고 한 시간 정도가 흘렀다.
우린 그간 있었던 일들을 이야기하며 설온장을 산책했고.
루드밀라는 꽤 즐거운 기색으로 이야기에 응했다.
그러다 미카와 벨로타 이야기가 나온 순간.
루드밀라의 표정은 급격히 어두워졌고.
··· ···.
선택지
··· ···.
저렇게 생각에 잠기게 되었다.
선택지
···시종.
아까부터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었는데 말이다.
선택지
흠, 일단은···.
점심때가 되었으니 식사라도 하겠나?
여기 있다.
변변찮지만, 입에 맞았으면 좋겠구나.
루드밀라가 건넨 그릇엔 묽은 수프가 담겨 있었다.
몸을 녹이기엔 좋을 거다.
수저를 들어 수프를 한 입 떠먹자,
따스한 온기가 온몸을 감돌았다.
어떤가?
선택지
후후, 그대 마음에 들었다니 다행이야.
··· ···.
좋아.
시종, 아까 이 몸이 하고 싶다던 이야기 말인데.
혹시 그대는 오늘 설온장에 감도는 분위기가 평소와 다르다는 걸 눈치챘느냐?
선택지
당장에 이 식당부터 이상하지 않나?
너무나 조용해.
루드밀라 말대로 식당엔 우리뿐이었다.
평소엔 엠마를 필두로 다른 니케들이 여러 소동을 피우던 공간인데,
어쩐지 적막해 보인다.
산책로도, 온천도, 폭포도.
너무나 조용했지.
선택지
기억을 더듬어보니, 산책하던 와중 다른 니케를 마주한 적은 없었다.
이 몸과 시종, 단둘이 덩그러니 남아 조용해진 설온장이 이질적이라고 여겨져 아까부터 이야기하고 싶었다.
선택지
··· ···.
일단은 조금 더 지켜보지.
그러나···.
밤이 될 때까지, 우린 다른 니케를 마주할 수 없었다.
··· ···.
이쯤 되면 다들 의도적으로 우릴 피하고 있다 봐야겠군.
한동안 루드밀라는 바람에 흔들리는 대나무 숲을 날카롭게 응시했다.
그러다 마음을 다잡은 듯, 숨을 고르고 말했다.
시종, 숙소로 돌아가지.
숙소로 돌아오자마자, 루드밀라는 미카와 벨로타가 머무는 방 앞에 다가갔다.
똑- 똑-
노크 이후, 방 안에선 잠시 소곤거리는 소리가 들리더니.
끼이익-
문을 열고 미카가 조심스럽게 얼굴을 내밀었다.
루, 루드밀라?
···그리고 아저씨?
미카, 늦은 시간에 미안하다.
미안하다뇨, 괜찮아요. 무슨 일이신가요?
오늘 설온장이 너무 조용한 듯싶어서 말이다.
그, 그랬나요?
··· ···.
미카, 이 몸을 배려하는 거라면.
이만 그 이유를 말해주지 않겠나.
··· ···.
···우우.
실은 루드밀라가 우리 때문에 너무 고생만 한 것 같아서.
오늘만큼은 아저씨랑 단둘이 시간 보낼 수 있도록 다 같이 배려하기로 했거든요.
그래서 다들 자기 방에서 나오지 않는 거예요.
···역시 그랬나.
네, 항상 저희는 루드밀라에게 도움받기만 했으니까요.
루드밀라에게 말했다간 거절할 것 같아서, 비밀로 하기로 했는데···.
우우··· 제가 말했단 건 비밀로 해주세요.
그건 걱정하지 말거라.
헤헤, 그럼 아저씨랑 즐거운 시간 보내세요.
미카는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다시 방안으로 돌아갔다.
방문이 닫히고, 다시 나와 루드밀라만이 남았다.
조용하군.
··· ···.
요즘 들어 무언가 이상한 기분이 들더니···.
루드밀라는 품에서 편지를 꺼내 들며 허탈한 웃음을 지었다.
···이제야 그 이유를 알겠군.
··· ···.
시종, 차 한잔하겠느냐?
그대가 궁금해했던 편지에 관해 이야기해주지.
[SCENE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