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아니스01 / 05
아니스
방주 나들이
[SCENE START]
나 방주에 잠깐 갔다 올 건데, 혹시 필요한 것 있어?
나는 없어.
저는 오는 길에 잡지 좀 사다 주세요. [건 파이어] 이번 호를 못 사서.
잡지를 뭐 하러 사? 그냥 디지털 버전으로 보면 되는 것 아냐?
디지털에는 로망이 없거든요.
허이구. 종이도 아닌 합성 플라스틱엔 로망이 있고?
그럼요. 형태가 있는 것엔 모두 로망이 있어요.
그래그래. 알겠어. 사다 줄게.
지휘관님은 뭐 필요한 것 없어?
선택지
하하. 방주에 그런 게 있을 리가.
나는 지금껏 방주에 살면서 그런 걸 접해본 역사가···.
··· ···.
어··· 혹시 지휘관님은 부유한 집안의 자식?
선택지
방주 출신인 건 맞지?
선택지
흐음···. 아니야.
지휘관님이 지금까지 했던 행동이나 이런 걸 보면.
전형적인 세상 물정 모르는 도련님 같은 느낌이란 말이지.
그런데 방주 출신에 부유한 집안의 자식도 아니었다는 건.
거짓말을 하고 있거나 뭔가 사정이 있다는 얘긴데.
아니스.
지휘관을 너무 그렇게 몰아붙이지 마.
몰아붙이는 게 아니라 정말 궁금해서 그래.
사실 저도 궁금해요.
··· ···.
것 봐. 너도 궁금할걸?
···궁금하긴 해.
들었지 지휘관님? 미녀 셋이 지휘관님에 대해 궁금해하고 있다고.
말해줄 생각 없어?
선택지
···응?
선택지
선택지
선택지
··· ···.
··· ···.
··· ···.
기억 상실 같은 건가? 아니면 기억 소거?
사고를 당한 적은 없으십니까?
선택지
음···.
세상 물정 모르는 도련님이 아니라, 정말 아무것도 모르는 바보였다는 건가···.
아니스.
···안되겠어.
지휘관님. 외출 준비해.
선택지
오늘 방주 투어 한 번 가자.
세상 물정 모르는 우리 지휘관님을 위해, 미녀 1인이 동행하며 방주에 대해 알려주겠다는 말이야.
···뭐 이런저런 걸 보고 듣다 보면 뭐라도 생각날지도 모르고.
나도 같이 갈게.
저도 갈래요.
어허. 남녀 간의 데이트를 방해하려 하다니 눈치 없는 녀석들.
나 혼자서 충분하니까, 둘은 여기서 볼일 보고 있어.
자, 가자 지휘관님.
아, 혹시 가는 김에 나 목걸이 하나만 사줄 수 있어?
비싼 건 아니고, 그냥 내가 개인적으로 모으는 건데···.
··· ···.
저게 목적이었군요.
자, 새삼스러우시겠지만 이곳이 방주입니다.
이곳은 방주의 대표적인 거리로, 무슨 스트리트라고 하던데 보통은 시내라고 부르죠.
소감이 어떠십니까?
선택지
아무튼 지하라고는 믿기지 않지?
인간들은 활기차고, 하늘도 엄청 맑으니까.
랩쳐한테 져서 지하로 숨어들어온 주제에 아주 잘 먹고 잘 산다니까.
선택지
아, 저건 다 화면이야.
엄청 큰 디스플레이로 방주 전체를 감싸고 있는 거지.
거기에 하늘의 모습을 출력하고 있는 거야.
[이터널 스카이]라고 부른다나 뭐라나.
제법 신경을 많이 써서, 밤낮 구분도 되고 구름이나 해랑 달의 상태도 매일 달라.
지상의 환경을 최대한 재현하려 했다고 해.
선택지
응. 없어.
예전에 딱 한 번 있었지.
언제인지는 기억이 잘 안 나는데, 3대 회사에서 이터널 스카이에 하루 1분 광고를 출력했었는데.
그때 완전 난리가 났었어.
아이들은 하늘인 줄 알았던 것이 화면이라는 사실에 엄청 충격을 먹어서 단체 패닉이 왔었고.
성인들은 이곳이 지하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인지해버려서 우울증 환자들이 폭증하게 됐지.
··· ···.
그 해가, 방주 내의 사망자 수가 가장 많던 해였어.
선택지
어쨌든, 그 난리가 난 이후로는 하늘은 하늘로서만 존재해.
선택지
아, 그건.
툭.
엇.
툭. 투둑. 투두두둑.
온다.
쏴아아아아--
하늘에서 빗방울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선택지
일단 좀 피할까?
아니스와 가게의 처마 밑에서 비를 피했다.
그때 이상한 것이 눈이 들어왔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비를 피하며 이곳저곳으로 움직였지만.
양 팔을 벌리고 하늘을 바라보고 있는 사람들이 있었다.
···기억하고 있는 인간들.
지상에서 비를 맞아본 적이 있는 인간들이야.
봐봐. 다들 나이가 좀 있어 보이지?
선택지
저 인간들을 위한 것인지, 언젠가 지상을 탈환했을 때의 예행연습인지는 모르지만.
가끔씩 비나 눈을 뿌려줘. 물론 모두 다 인공인 데다가···.
지하다 보니 배수 시설이 시원찮아서 뒤처리에 애를 먹긴 하는데···.
비를 맞고 있는 사람들의 표정은 묘했다.
웃는 듯, 우는 듯했다.
···꼭 필요한 것이라고 생각하나 봐.
선택지
관심 없다라고 대답할게. 어차피 가짜니까.
어디 보자···.
음··· 앞으로 한 시간은 더 내릴 거라는데?
그동안 여기에 서 있을 수도 없으니, 어디 비를 피할 만한 곳으로 가자.
선택지
···뭔가 묘한 시추에이션을 상상하고 있다면 헛발질이야.
배 안 고파?
뭐라도 좀 먹자.
[SCENE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