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아니스03 / 05
아니스
비공식 계급
[SCENE START]
여기가 로열 로드야.
겉보기에는 시내와 크게 다르지 않지?
그런데 결정적인 차이가 있을 거야.
선택지
응. 엄청 조용하지?
돌아다니는 인간들의 수도 수지만, 전반적으로 조용한 분위기야.
그도 그럴게, 여긴 선택받은 시민인 [로열]들이 돈 쓰러 오는 곳이거든.
선택지
로열에 대해 설명하기 전에, 일단 이 방주 시민들의 내부 등급에 대해 알려줄게.
기본적으로 방주의 시민들 모두는 [인식 칩]이라는 것을 이식해놓고 살아.
이식하는 부위는 뭐 제각각이야. 팔에 하기도 하고 귀에 하기도 하고.
그런데 보통은 목덜미에 많이 하는 편이지.
어쨌든 이 인식 칩이 있어야 방주의 시민으로서 인정돼서.
방주 내의 각종 인프라를 사용할 수 있어.
없으면 아예 못 써. 시민이 아니라는 얘기거든.
즉 모든 시민들이 하나씩 이식해야 한다는 그 이유 때문에.
인식 칩은 기본적으로 무료야.
그런데 짜쟌. 인간이 어떤 생명이야?
남들보다 우위에 서 있고 싶어 하는 게 본능에 박혀 있는 생명이란 말이지.
그러다 보니 인식 칩에 돈을 들이기 시작했어.
성능상으로는 아무 차이가 없는데, 사용한 재료나 디자인 같은 걸로다가 차이를 두기 시작한 거지.
장난 아니었어.
유명 디자이너가 참여하기도 하고, 천연 재료를 쓰기도 하는 등 난리가 났다고.
비싼 건 몇십억 크레디트까지 가고 막 그랬어.
선택지
응.
자기만족의 끝판 대장이라고 할 수 있지.
그런데 있잖아. 여기서 재미있는 일이 생겨.
이식된 인식 칩이 얼마짜리냐에 따라 지들끼리 등급을 나누기 시작했어.
그렇게 해서 생겨난 게 [로열]과 [포멀]이야.
부유한 자들이 로열, 그렇지 않은 자들이 포멀.
인식 칩이 비싸면 로열, 무료거나 적당한 가격이면 포멀.
알기 쉽지?
선택지
말이 안 되지?
그런데 이게 웃기게도 그렇게 굴러가더란 말이지.
로열에게 좀 더 많은 혜택이, 포멀에게 평범한 혜택이 주어졌어.
당연히 여기저기서 반발이 터져 나왔지. 중앙 정부에서도 그러지 말라고 강력히 권고했고.
그런데 로열로 정의된 시민들이 어떤 인간들이겠어?
돈이 썩어나는 이들이란 말이야.
대규모 로비가 벌어졌고, 그 결과 누구도 막을 수 없는.
방주 내의 법칙으로 자리 잡게 돼.
로열이 아닌 자들은 그 박탈감을 이기지 못해 강력히 항의했고.
중앙 정부에서는 로열이 모여 살 수 있는 지역을 지정해 줘.
선택지
응.
지금은 뭐 그저 명품 쇼핑 거리가 되었지만.
선택지
로열끼리 모여 사는 게 무슨 재미가 있겠어?
나도 부자, 너도 부자. 여기를 봐도 부자. 저기를 봐도 부자.
다 부자니까 재미가 없는 거야. 우월감이 상대적으로 덜하니까.
그렇게 로열들은 다시 방주 곳곳으로 퍼져나갔고, 이곳은 텅 빈 거리가 되어버린 거야.
로열을 상대로 들여온 수많은 명품 가게들만 남게 된 거고.
그 이후 로열을 상대로 한 혜택은 절대 금지. 포멀과 동등한 인프라를 누리도록 강제하고 있어.
이걸 어기는 순간 바로 갱생관행이야.
선택지
애초에 그런 건 있지도 않았어. 지들끼리 북 치고 장구 치고 한 거지.
그런데 아직 남아있어.
선택지
계속 구분 짓고 싶은 거지. 가진 인간과 가지지 못 한 인간으로.
뭐, 공식적으로 시민 계급은 아무런 가치가 없어. 생활에도 간접적인 영향만 미칠 뿐이고.
그래서 중앙 정부에서도 그냥 놔두기로 했어.
부자들을 달래는 용도로 칭호 하나라면 싸게 먹히는 거니까.
선택지
하하. 그러게 말이야.
자, 그럼 우린 여기서 쇼핑을 할 거야.
선택지
내가 전초기지에서 말했던 목걸이. 여기서만 팔거든.
선택지
아, 그렇게 안 비싸니까 너무 긴장하지 마.
어서 오세요.
혹시 T.T.스타 신상 들어왔나요?
그럼요. 보여드릴까요?
아뇨. 보여줄 필요는 없어요. 그냥 주세요.
예. 계산은 옆의 지휘관님이?
선택지
예. 계산 도와드리겠습니다.
흐음··· 이번 모델도 잘 나왔네. 갈수록 실력이 좋아져.
선택지
응. 트윙클 트라이 스타라고···.
예전에 활동했던 아이돌 그룹인데. 해체된지는 좀 됐어.
멤버 중 한 명이 액세서리 사업에 뛰어들었는데, 가격이랑 디자인이 괜찮아서 팬이 제법 많아.
···나도 그중 한 명이고.
그럼 볼일은 다 봤으니 이제 그만 돌아갈까?
선택지
··· ···.
음~ 그렇지? 아무리 그래도 투어라고 했는데 몇 군데 안 갔지?
선물만 받고 돌아가기엔 좀 양심 없었네.
그럼 어디 보자···. 다음엔···.
엇. 저거 봐.
체포된다.
아니스가 가리킨 곳엔.
누추한 복장을 한 남자가 무장한 군인 둘에게 연행되고 있었다.
도둑질을 한 모양이네. 하긴 여긴 고가 상품들이 많으니까.
어렵게 들어왔을 텐데 안됐어.
선택지
···응.
선택지
··· ···.
아까 인식 칩으로 로열과 포멀을 구분한다고 했었지?
사실 그거 말고도 하나 더 있어.
[아웃로].
인식 칩이 없는 이들을 부르는 말이야.
선택지
많아.
방주 인구의 10% 정도는 된다고 해.
이것도 공식적인 집계는 아니라 더 많을 거라 추측하고 있지만.
선택지
맞아.
선택지
방주에서 안 살아.
선택지
아웃로들은.
방주의 외곽.
[아우터 림]에서 살아.
[SCENE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