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아니스05 / 05
아니스
이상적인 모습
[SCENE START]
다녀왔어~
오셨어요?
별일 없었어?
아, 응.
그냥 관광만 하고 왔어.
에이. 재미없네요. 잡지는요?
저기 책상 위에 올려놨어.
와. 당연히 잊어버렸을 줄 알았는데 대단하네요.
대단해 대단해. 나 좀 씻고 올게.
지휘관님. 샤워실 써도 되지?
선택지
고마워.
아우, 지친다 지쳐.
아니스는 터덜터덜 걸어갔다.
어딜 들르셨습니까.
선택지
선택지
··· ···.
아무 일 없이 돌아와서 다행이군요.
와, 아우터 림까지 갔다 오셨어요?
진짜 이상한 관광 코스네요.
그래서, 뭔가 생각나는 건 있으셨습니까?
선택지
그렇군요.
그래도 고생하셨습니다. 오늘은 푹 쉬십쇼.
소파에 누웠다.
피곤한 하루였다.
지잉-
억.
선택지
뭐야. 지휘관님 벌써 올라왔어?
고개를 들어 쳐다보니 막 샤워를 끝내고 나온 아니스가 서 있었다.
피곤해서 그렇구나.
그럼 씻고 자. 그냥 자면 감기 걸려.
선택지
··· ···.
아니스는 능숙한 동작으로 냉장고를 열어 탄산수를 꺼내들었다.
그리고 내 맞은편 소파에 앉았다.
그래서, 오늘 어땠어?
선택지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이 어땠는지 묻는 거야.
솔직한 감상을 말해줘.
선택지
···그래?
그럼 앞으로 어떻게 하고 싶어?
선택지
그렇구나.
··· ···.
아니스는 말없이 탄산수를 홀짝거렸다.
한참 동안 그러던 아니스는 마침내 입을 열었다.
꺼억-
선택지
하하. 미안미안.
··· ···.
지휘관님. 나는 말이야.
이 세상에 대해 느끼는 바도 없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도 모르겠어.
그냥 태어났으니 사는 느낌?
그렇다고 죽는 건 싫어. 무섭거든.
어떻게 하다 보니 니케가 되었고, 이런저런 일들을 겪으면서 마음이 강해졌다고 생각하는데.
정작 마음만 강해지고 사는 목적은 여전히 모르겠단 말이지.
그 상태에서 마음만 점점 강해지니, 새로운 뭔가를 만나게 되면 벽을 쳐.
바뀌지 않는 거지. 조금도.
··· ···.
그런 의미에서 오늘은 참 뜻깊은 날이었어.
천하의 아니스가 누군가를 위해 안내를 한다?
누가 시키지 않으면 안 할 일이었을 거야.
그게 가능했던 이유는 아마도···.
아니스는 나를 빤히 쳐다보고 있다.
지휘관님.
지휘관님은 아무것도 모르는 것을 겪고.
미지의 세계에 발을 들여놓더라도.
바로 어떻게 해야할지 결심 하고 행동할 수 있는 사람이야.
나는 그게 안되거든.
그래서 말인데.
계속 따라다녀도 될까?
선택지
··· ···.
그렇게 선뜻 대답해 주는 것.
니케를 소중히 대해주는 것.
우리에게 고맙다고 말해주는 것.
권위 의식을 내세우지 않는 것.
모두 내가 상상하고 있던 지휘관의 이상적인 모습이야.
···지금까지 그런 인간은 한 명도 없었어.
어쩌면 나, 지휘관님한테 진즉에 반했을지도.
··· ···.
죽지 마 지휘관님.
지휘관님이 죽으면, 나 정말 슬플 거야.
선택지
나야 뭐. 죽어도 머리만 남아있으면 되니까.
그럼 어서 쉬어.
난 내려갈게.
선택지
응?
선택지
··· ···.
응.
지잉-
아니스는 내 방을 나갔다.
··· ···.
나도 슬슬 씻고 자야겠다.
똑똑.
선택지
그··· 지휘관님?
혹시 그. 많이 안 피곤하면.
둘이서 맥주 한 캔만 할래?
[SCENE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