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루마니02 / 05
루마니
머슬 스피릿
[SCENE START]
체육관의 열기는 도무지 식을 줄을 몰랐다.
에어컨을 틀어놨음에도 느껴지는 특유의 후끈함은.
말 그대로, 육체를 가꾸는 이들의 성지와 같았다.
회원님! 하나 더!
선택지
온 힘을 다해 레그 프레스를 밀었다.
좋아요! 하나만 더!
선택지
사력을 다해 레그 프레스를 밀었다.
진짜 하나만 더!
선택지
눈앞이 새하얗게 될 정도로 레그 프레스를 밀었다.
하지만 레그 프레스는 움직이지 않는다!
힘내요! 할 수 있어요!
자···! 호흡···!
···밀어요!
선택지
레그 프레스를 밀었다.
··· ···.
해냈다.
루마니와 함께 운동을 시작한 지 3일.
오늘, 나는 또 한 번 한계를 넘었다.
진짜 진짜 하나만 더!
선택지
1시간 후.
자, 여기 있어요.
루마니가 건네준 프로틴 셰이크를 마셨다.
마시면서 들으세요.
[머슬 오브 아크 페스티벌]의 개최는 2달 뒤.
우리의 목적은 그곳에 출전해 입상하는 거예요.
우승하면 더 좋겠지만, 그 대회는 말 그대로 근육의 향연.
세월이 쌓은 근육의 무게는 쉽사리 이길 수 없어요.
입상은 15위 까지니까, 지금부터 열심히 한다면 승산이 없는 건 아니죠.
제 트레이닝과, 회원님의 타고난 피지컬이 있다면요.
물론.
도저히 안되겠다 싶으면 약물을 사용하는 방법이 있어요.
검사에서 절대 걸리지 않는 약물이 있는데, 효과도 아주 좋은 편이에요.
혹시 생각 있으세요? 제가 싸게 해 드릴 수 있어요.
선택지
스스로 땀 흘리고 노력해서 일궈내야 하는 것!
그것이 진정한 의미의 근육이죠!
생긴 거부터 몸매까지 다 만든 니케가 잘도 말하네.
··· ···.
자! 이제 다 쉬었죠?
가죠! 등으로 넘어가요!
3시간 후.
오늘은 여기까지 하죠.
힘들죠?
선택지
어쨌든 수고하셨어요. 오늘은 들어가서 푹 쉬세요.
선택지
예. 저는 아직 봐줘야 할 분들이 있어서요.
선택지
예?
음··· 그러실 필요까진 없는데.
선택지
··· ···.
하하. 알겠어요. 그럼 휴게실에서 잠시만 계세요.
한 시간 정도면 다 끝날 테니까.
···온몸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지금껏 아파본 적 없는 부분들이 아프다.
그만큼 루마니가 평소 때 쓰지 않는 근육까지 단련시켜 준 것이겠지만.
호흡! 호흡 신경 쓰세요!
하나만 더요! 자! 힘내요!
허리가 뒤로 빠졌어요! 허리 펴세요!
근육 의식하세요! 의식하고 움직이세요!
조여주세요! 근육을 괴롭히셔야죠!
···휴게실과 체육관의 거리가 제법 있음에도 불구하고.
루마니의 목소리는 아주 뚜렷하게 들려온다.
그것도 곳곳에서.
이곳저곳 돌아다니면서 많은 사람들을 봐주고 있는 모양이다.
좋아요! 잘 했어요!
그렇죠! 그렇게!
천천히, 천천히! 됐어요!
자자! 마지막 하나 힘내서 해보죠!
아 안 한다고요!
··· ···.
시끌벅적하던 체육관이 갑자기 정적에 휩싸였다.
뭘 자꾸 하나만 더 하나만 더라는 거예요!
어깨 아파 죽겠는데 진짜!
···아무래도 가봐야겠다.
이거 진짜 효과 있는 거 맞아요?
그야 당연히 있죠.
지금 며칠째 같은 운동만 하고 있잖아요!
근육은 고사하고 몸만 아파 죽겠구만!
회원님. 이 운동은 어깨 근육 강화에 좋기로 이미 입증되어 있어요.
힘들다고 자세를 자꾸 틀리면서 그런 말만 하시면 곤란해요.
아 그러니까 어디서 입증했는데요.
트레이너님이 그냥 그렇게 생각하는 거 아니에요?
그럴 리가요. 저 보세요.
여기 이 어깨 라인은 그 운동으로 만들어진···.
진짜 웃기네.
저기요. 트레이너님이 니케라는 건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인데.
운동으로 몸을 만들었다고요?
공장이 만든 거잖아요 공장이.
···뭐라고요?
말은 똑바로 하자고요.
니케가 운동으로 근육을 키운다고요? 뭔 말 같지도 않은 소릴 하고 있어요.
회사가 만들어준 몸을 가지고 운동을 이렇게 해야 된다느니, 저렇게 해야 된다느니.
나 참 듣고 있으려니 기가 막혀서.
저기요. 그런 건 저도 할 수 있거든요? 말만 하는 거?
트레이너면 몸으로 증명하세요.
공장에서 찍어낸 기계 몸 말고, 직접 단련해서 만들어낸 몸으로요.
아, 미안해요. 안되죠 그건?
나가요.
···예?
나가시라고요. 카운터에서 환불받으시고.
아니, 지금 뭐 하시는 건데요? 손님한테 이래도 되는 거예요?
당신처럼 열심히 하지도 않고, 할 생각도 없고.
불평불만만 늘어놓는 손님은 제 쪽에서 사양이네요.
빨리 나가요.
저 이거 클레임 걸 거예요.
예. 가세요~
시큰둥한 회원은 씩씩대며 걸어갔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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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으 짜증 나!!
선택지
아무것도 모르는 주제에 나한테 난리야!
회원님!
선택지
루마니는 내 손을 덥석 잡은 뒤, 자기 허벅지에 가져다 댔다.
만져봐요.
선택지
어때요? 말랑말랑하죠?
선택지
잠시만 기다려요.
루마니는 갑자기 번개같은 속도로 스쾃을 시작했다.
단숨에 한 개 세트를 끝낸 루마니는.
다시 한번 내 손을 잡고 자기 허벅지에 가져다 댔다.
어떤가요?
선택지
단단하죠? 탄력 있죠?
제 허벅지 대단하죠?
선택지
회원님도 아까 그 사람처럼 생각하는 거 아니죠?
노력이 조금도 섞이지 않은, 공장에서 찍어낸 몸이라고!
선택지
알겠어요. 그럼 됐어요.
아무래도 회원님, 먼저 들어가시는 게 좋겠어요.
저는 운동 좀 하고 갈 테니까.
화가 나서 참을 수가 없네요!
···루마니는 불꽃같은 기세로 머신들을 돌며 운동을 시작했다.
주위를 둘러보니 다른 사람들은 조금도 신경 쓰지 않는 눈치였다.
···아무래도 자주 있는 일인 것 같다.
··· ···.
오늘은 이만 돌아가서 쉬어야겠다.
[SCENE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