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길로틴04 / 05
길로틴
익스터미네이션
[SCENE START]
죽이지 않으면.
투두두두두-
평화를 위해서 인간을 죽이지 않으면 안 돼요.
안 그러면 랩쳐들이 위험해질 거예요.
사람들은 이미 죽거나 기절하거나 도망치고,
아무도 남지 않은 휑한 거리.
그 한가운데에서, 침식된 니케는 고장난 기계처럼 총을 갈기고 있다.
나는 방주를 지키기 위해 만들어진.
니니니케.
랩쳐를 지키고. 지상을 탈환해서. 과거의 영광을 되찾으려면.
인간을 죽여야 해요. 모조리 죽여야 합니다.
선택지
··· ···쯧. 농락 당했군.
인간의 수호. 랩쳐의 섬멸.
그게 [조직]이 니케의 뇌리에 심어 놓은 절대 명령들이지.
그걸 랩쳐 놈들은, 단 두 단어를 맞바꾼 것만으로 무너뜨려 버린 거다.
인간을 랩쳐로. 랩쳐를 인간으로. 참으로 짓굳은 수가 아닐 수 없지.
선택지
··· ···그보다 벗이여. 눈 앞의 상황에 집중해라.
표적이 움직이기 시작했어.
뒷골목으로 들어가는군. 뒤쫓지.
선택지
죽여야 합니다. 죽여야··· ···.
멈춰라.
아? 당신은···.
지원군인가요?
다행이다. 인간들의 수가 너무 많아서 임무에 실패하는 줄 알았거든요.
··· ···아니. 지원군이 아니야.
내 이름은 길로틴 드 메피스토.
[협회]의 명령으로 너를 처리하러 왔다.
··· ···처리? 그게 무슨 말이죠?
말 그대로다. 널 이 손으로 끝내 주겠다는 의미야.
하지만··· ··· 어째서요?
저는 그저 명령받은 대로 움직였을 뿐인데.
랩쳐를 지키기 위해 목숨 걸고 싸웠을 뿐인데.
제가 뭘 잘못했다는 거죠?
게다가 당신··· ··· 니케잖아요.
니케를 죽이는 니케 같은 건, 도시괴담에나 나오는···.
말 잘했군. 내가 바로 그 도시괴담이다.
아니, 정확하게는··· [협회]에서 비밀리에 편성한 니케 처분 부대, 익스터너의 멤버지.
하지만. 하지만.
그것만으론 설명이 안 되잖아요.
제 잘못이라곤 지휘관의 명령에 따른 것밖에 없는데!
그대는 랩쳐에게 침식당했다. 더 이상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지 않아.
거짓말.
저저저저는 정상적으로 자자작동하고 있습니다.
··· ···그만.
더는 봐줄 수가 없군. 이제 그만 고통에서 벗어나 영원한 안식에 들도록 해라.
익스터미네이션 프로세스 가동.
아··· ···.
편익의 마왕, 봉인 해제 요청.
요청 승인.
아아아안돼. 싫어.
아직 죽고 싶지 않아요.
살려 주세요. 살려 주세요. 살려···.
선택지
길로틴이 안대를 벗었다.
내 몸 속에 잠든 깊은 어둠의 힘이여,
마왕의 날개에 잠든 고독한 에너지의 파동이여,
지금 긴 잠에서 깨어나 이 가엾은 영혼에게 안식을 선사하라!
익스터미네이션!
··· ···.
긴 미사여구만큼 극적인 효과는 없었다.
그러나 길로틴의 오른눈에서 확실히 어떤 파장이 퍼져 나갔고,
침식된 니케는 쓰러져서, 더는 움직이지 못했다.
선택지
보면 모르나? [편익의 마왕]이 그녀에게 안식을 내린 거다.
보다 정확히는 시민권이 없는 뇌를 인식해서, 그 기능을 정지시키는 파동을 반경 1m 이내에··· ···.
젠장. 별로 설명할 기분이 못 되는군.
선택지
공장에서 해체되어 새로운 니케의 생산에 쓰이든,
침식 코드를 연구하기 위한 재료로 쓰이든.
인류를 위해 더 나은 방향으로 [조직]에서 결정할 거다.
선택지
··· ···뭐?
그대 정말 웃긴 인간이군.
그대는 수명이 다 된 기계를 버릴 때 장례를 치르나?
선택지
하아. 내 말은··· ···.
적어도 [조직]에서는 그리 생각할 거란 의미다.
··· ···그러니 그런 눈으로 보지 마. 내가 어찌해줄 수 있는 문제도 아니니.
멀리서 A.C.P.U.의 사이렌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 ···.
슬슬 도시괴담의 주인공은 퇴장할 때로군.
머지않아 A.C.P.U.가 와서 상황을 수습할 거다. 그때 이 니케의 바디도 함께 회수되겠지.
그때 폴리나 미란다에게 부탁해 봐라.
니케의 다른 부분은 재활용하더라도, 못 쓰게 된 뇌라도 꺼내어 화장해줄 순 없는지.
··· ···녀석들이라면 충분히 들어줄 거다.
길로틴은 옷자락을 휘날리며 떠나갔다.
··· ···얼마 후.
헙. 이건 지휘관님 아니십니까!
왜 이런 위험한 곳에서 혼을 빼놓고 계십니까?
선택지
어어··· 잘못 들었습니다?
선택지
어어어. 그게··· ··· 그러니까.
일단 저희한테 그럴 궈, 권한이 있는지부터 확인을.
미란다.
됐습니당. 그냥 지휘관 말대로 해 줘여.
경험상 이런 부탁은 거절하는 게 아니거든여.
[SCENE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