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라피02 / 05
라피
방주의 영웅
[SCENE START]
이 앞이 중앙 정부 사무소입니다.
입장 후, 작성한 서류를 제출하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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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케는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중앙 정부 사무소에 입장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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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휘관의 좋지 않은 모습을 보게 될 확률이 높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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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리겠습니다. 다녀오십시오.
문을 열고 중앙 정부 사무소 안으로 들어갔다.
내부는 시끌벅적했다.
소음의 원인은 나와 같은 군복을 입고 있는 이들이 질러대는 고성 때문이었다.
카운터에 앉아있는 이들은 조용히 있거나, 난처한 웃음을 짓고 있을 뿐이었다.
···일단 줄을 서기로 했다.
내 앞에서 직원과 얘기하고 있는 지휘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니, 저기요. 돈이 이것밖에 안 되다니 너무 말이 안 되잖아요!
지상에 갔다 왔다니까요! 죽을 뻔한 적이 몇 번이나 있었는지 알아요?
급여는 정확히 지급되었습니다.
너무 짜다니까요! 목숨까지 걸어가면서 갔다 왔는데 이게 뭐야!
단순 운송 작전의 경우 그 금액을 지급하는 게 법칙입니다.
단순 운송이 아니었다니까! 니케는 둘이나 죽고, 나도···!
지휘관님.
작전 수행 중 발생한 사고는 온전히 지휘관님의 역량에 따른 부분입니다.
해당 사항을 저희에게 어필하셔도 도움을 드리지 못하는 점, 양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게 말이면 다인 줄 아나···!! 지상에 나가본 적도 없는 것들이 책상에 앉아서는···!!
다음 지휘관님.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야! 너 지금 나 무시하는 거야!?
시큐리티를 부를까요?
···!!
다음 지휘관님.
앞에 서 있던 지휘관은 씩씩대며 건물 밖으로 나갔다.
그 빈자리에 앉았다.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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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 이리 주시겠어요?
직원에게 서류를 내밀었다.
직원은 서류와 모니터를 번갈아보며 키보드를 두드렸고.
잠시 후 미소 띤 얼굴로 말했다.
반갑습니다. 지휘관 지휘관님. 소문이 자자하신 분을 만나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작전 보고서 확인 완료했고, 사실 여부도 확인되었습니다.
급여는 통장으로 바로 입금해드릴까요, 증서로 드릴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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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 가능 여부가 결정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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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모르시는군요. 그럼 통장으로 바로 입금하도록 하겠습니다.
입금 완료되었습니다. 확인해 주세요.
··· ···.
!! 처음 보는 단위의 금액이 찍혀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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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 수행하신 작전의 난이도가 높아 급여가 그렇게 책정되었어요.
앞으로도 인류를 위해 힘내주세요.
사무소 밖으로 나왔다.
그제서야 제대로 보였다.
사무소 앞에 쭈그리고 앉아있거나, 벽을 보고 한숨을 내쉬고 있는 지휘관들을.
지휘관.
볼일은 다 보셨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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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바로 생필품 매장으로 이동하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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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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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렇습니다.
세간에는 지휘관은 사관학교에서 정규 교육을 받은 엘리트며, 니케와 함께 지상을 탈환할 영웅들···.
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만 실상은 많이 다릅니다.
그 정규 교육이라 불리는 것의 기간은 1년도 채 되지 않습니다.
사실상 지상과 방주, 니케와 랩쳐에 대해 배우기엔 턱없이 모자란 기간이죠.
그래서 그 1년 동안 지휘관 후보생들은 정신 교육을 주로 받습니다.
인류를 구원할 이는 너희들이다, 니케는 지휘관과 인류를 위해서만 존재한다.
이런 내용을 주로 주입하죠.
지휘관도 잘 알고 계실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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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 보니 지휘관의 사망률은 매우 높습니다.
제대로 된 지식 없이 작전에 투입되고, 니케를 막 다루는 행동 때문에 사고가 끊이지 않죠.
그리고 결정적으로.
지휘관은 작전을 성공시키지 못하면 급여를 받지 못합니다.
시급, 주급, 월급, 연봉의 개념이 없습니다. 작전을 끝내야 돈을 받습니다.
작전의 난이도에 따라 지급되는 급여가 상이하죠.
목숨을 걸고 지상에 나가 작전을 수행하고, 성과에 따라 돈을 받는다.
즉.
용병과 다르지 않는 삶입니다.
여기서 괴리가 생깁니다.
지휘관 후보생은 사관 학교에서의 교육을 통해, 스스로를 엘리트라 생각합니다.
자신감에 가득 차 있고, 자신이야말로 진정으로 인류를 구원할 존재라 믿어 의심치 않죠.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현실을 마주합니다.
목숨을 건 결과가 얼마 되지 않는 급여로 들어오고, 애꿎은 직원에게 소리를 지르는 자신의 모습이라는 현실을요.
너무나 가혹한 현실이죠.
그 괴리를 이겨내지 못하고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지휘관들도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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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방주 내에서 이 사실을 아는 이들은 극소수입니다.
방주는 계속해서 지휘관들을 영웅으로 추대하니까요.
그 덕에 사관학교는 매년 수백 대 일의 경쟁률을 가지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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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전 성공 보수를 원할 때 받을 수 있는 일종의 현금 교환증입니다.
가지고 있다가 필요시 현금으로 교환할 수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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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관들은 엘리트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사관학교 졸업과 동시에 관심 있는 이들이 지휘관들을 주시하죠.
즉 해킹의 위협에 노출됩니다.
방주의 화폐는 디지털 화 되어 있어 해킹에 취약하니까요.
한 번에 많은 돈을 잃지 않도록 해주는 수단인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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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관이 아니라면 현금으로 교환할 수 없다는 최소한의 안전장치가 있긴 합니다만.
취약하다는 것은 사실입니다.
··· ···.
사실 작전 보고 증서는 다른 방법으로도 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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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전 보고 증서는 지휘관이라면 누구나 급여로 교환할 수 있습니다.
어떤 지휘관인지는 확인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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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계가 어려운 지휘관에게 양도하는 용도로도 쓰입니다.
이상한 정책이라고 생각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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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쩔 수 없습니다.
지휘관은 방주의 영웅이 되어야 합니다.
영웅이 길에서 구걸하는 모습을 중앙 정부는 원하지 않습니다.
지휘관들 사이에서는 이런 얘기가 오가더군요.
영웅은 영웅에게 구걸하라.
영웅의 세계를 밖에 노출시키지 마라.
그래야 사람들은 영웅에게 환상을 가지며.
영웅이 되려는 꿈에 빠진다.
[SCENE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