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토브03 / 05
토브
단순한 것이 최고다
[SCENE START]
···왜 실패했는가.
저는 그 원인을 속도 부족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왜, 결국 루드밀라 씨가 했던 말을 요약해 보면 이렇잖아요.
기존 방식이 무모한 건 우리도 알지만,
이런 방식으로 여태 사람들을 [제때] 구해 왔으니
앞으로도 그렇게 하겠다.
···바꿔 말하면 시간을 아껴서,
사람들을 제때 구조할 수 있다는 전제 하에서라면,
제 생존 비법들도 얼마든지 받아들여 주시겠다는 거죠. 후후.
선택지
···그래서 말인데요.
이번에는 조금 다른 접근법을 취해볼까 해요.
미리 필요할 법한 도구를 제작해 놓고,
그때그때 선배님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짠! 보여 드리는 거죠.
그럼 시간도 절약할 수 있고. 선배님들도 편하고.
누이 좋고 매부 좋은 거잖아요.
선택지
음~ 일단 혹한에서의 생존에 가장 중요한 요소인,
물, 식량, 불, 은신처.
이 네 가지에 기반해서 뭔가 개발해볼까 해요.
마침 오늘은 제가 불침번이니까,
재료 구하고 뚝딱뚝딱할 시간도 충분할 거예요. 이히힛!
선택지
그럼 기대하시고, 푹 주무세요~!
···다음날 아침.
꼬르륵···.
선택지
음? 배가 고픈가, 시종?
선택지
그럼 잠시 멈춰서 뭔가 먹지.
앨리스, 기지에서 가져온 비상 식량을···.
여왕님! 저 오는 길에 비상 식량을 잃어 버렸어요!
···앨리스여.
입에 음식을 묻힌 채 그리 말하는 습관은 버리도록.
앗···!
앨리스가 황급히 입가에 묻어 있던 양념을 닦아냈다.
···곤란하게 되었군.
아무래도 야생에서 식량을 구해야 할 듯한데.
선택지
뭐지?
선택지
네? 저요?
선택지
앗···! 맞아요, 그랬죠!
실은 저, 이런 일이 생길 줄 알고 준비한 게 있어요.
??
후후. 아무래도 야생에서 먹을 걸 구하려면,
날것의 음식을 안전하게 조리하는 과정이 필요하지 않겠어요?
그런데 선배님들은 속도를 중시하시니까,
조리하는 데 시간을 너무 많이 쓰는 건 지양하고 싶으실 거예요.
···그렇지.
그래서 이 토브가 준비해 봤습니다.
토브가 기름 먹인 천으로 둘둘 만 막대를 꺼냈다.
어디서든 5분 조리! 5분 점화!
여러분이 가진 재료가 식물이든 동물이든 곤충이든,
5분 내에 구워먹을 수 있는 초간편 토치!
···호오. 기발한 걸 만들어 왔군.
자연 속에서 찾은 재료만으로, 기계에 준하는 것을 만들어냈다는 건가?
그럼요. 불 붙이는 것도 아주 간단하답니다.
여기 있는 이 부분을, 미리 구해둔 부싯돌로···.
화륵-!
긋기만 하면 되니까요. 이히힛!
병아리 씨, 혹시 그건 마법의 지팡이인가요?
뭐 비슷한 거죠.
···흠.
일견 완벽해 보인다만, 고장의 위험이 있지는 않을지 걱정되는군.
이 몸은 본래 기계의 안정성이라는 걸 믿지 않거든.
에이, 그런 일은 없을 거예요.
이론상··· 아니, 그냥 제가 직접 쓰는 걸 보여 드릴까요?
어디 보자, 주변에 먹을 만한 게···.
찾았다!
토브가 나무 위에서 꿈틀거리는 뭔가를 집어 들었다.
선택지
치이익-
토브가 토치로 그것을 굽기 시작했다.
노릇노릇하게 잘 구워지고 있네요.
도구라는 게 잘만 만들면 이렇게 삶의 질을 높여 준다니까요.
자, 이제 이걸 나뭇가지에 꿰면, 고단백 꼬치 완성···.
훅.
돌연 토치의 불이 꺼졌다.
어··· 잠시만요. 이게 왜 이러지?
음~ 혹시 천에 먹인 연료가 부족했던 거 아닐까요~?
에이~ 그럴 리가요.
제가 연료 양까지 다 계산해서 만든 건데요.
그냥 운이 나빠서 그런 거예요. 불은 다시 붙이면 그만이고···.
탁. 탁. 화륵-
토브가 토치에 다시 불을 붙였다.
하핫. 이거 보세요~!
불을 다시 붙이니까 금방 또 잘 타잖···.
훅.
토치의 불이 꺼졌다.
어··· 어어···? 이거 진짜 왜 이러지?
··· ···.
원래 정교한 도구라는 게 그런 것이다. 안정성이 떨어지지.
이를테면 이 몸의 핸드폰은 손이 닿는 순간 고장이 나 버려서,
정작 필요할 때 의지할 수가 없더군.
···그래서.
우린 다소 위험하기는 해도, 확실한 방법을 사용하곤 한다.
루드밀라가 뒤엉킨 관목을 뒤지자,
작고 탐스러운 새빨간 열매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앗, 저도 찾는 거 도울게요!
앨리스는 나무를 타고 올라가, 둥지에 들어 있던 새알을 꺼내왔고.
흐아암~ 드디어 식사 시간인가요?
두 팔을 쭉 뻗으며 하품을 하던 네베는,
돌연 눈 속을 뒤지더니 버섯 군락을 발견해 냈다.
선택지
···어? 그러게요? 대체 어떻게 하신 거죠?
제 뒤에서 생존 지식이라도 습득하신 건가요? 으에에에?
아니면 운이 기막히게 좋아서··· 아닌데? 그게 될 리 없는데?
아, 그런 건 아니에요~
처음에는 저희도 이런 거 잘 몰랐는데,
몇 번 조난 당해서 굶어 보니까 본능적으로 찾아지더라고요~
본능? 말도 안 돼요!
그런 비과학적인 걸로 어떻게···!
···정 납득하기 어렵다면.
무수한 경험이 누적되어, 통계적인 지식으로 바뀐 거라고 해 두지.
경험··· 하하. 그렇군요.
하하··· 히히힛.
에잇-!!
토브가 토치를 바닥에 던졌다.
선택지
···두번째 설득, 실패.
[SCENE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