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앵커03 / 05

앵커

기억과 인형

[SCENE START]

벨로타

어? 아저씨 왔네?

미카

함께 온 사람은 누구예요?

선택지

탁.

해양 생물이 든 상자를 카운터에 올려 놓았다.

벨로타

와~ 신기해!

벨로타

불가사리에, 해삼에··· 이건 뭐야?

앵커

멍게.

앵커가 멍게 한 마리를 집어올렸다.

미카

힉! 손으로 들었어요!

벨로타

?? 어디까지 도망가는 거야, 미카?

미카

미안해요. 전 물컹물컹한 건 질색이라서···.

벨로타

그래서 더 좋은 거지! 장난 치면 효과가 바로 오잖아♡

상자의 뚜껑을 닫았다.

벨로타

아, 왜에에··· 재밌었는데.

선택지

벨로타

음~ 없지는 않지.

벨로타

미끈미끈하고 작고 귀여우니까, 슬라임 정도면 되려나?

미카

제가 꺼내와 볼게요!

부스럭, 부스럭.

미카가 가게 한구석에서 각양각색의 슬라임들을 꺼내 왔다.

앵커

··· ···.

선택지

앵커

흠. 만져 볼게.

앵커는 무지개 색 슬라임 통에 손을 넣어,

잠시 동안 감촉을 느꼈다.

앵커

···별로야.

앵커

촉감은 비슷하지만, 물기도 없고.

앵커

멋대로 꿈틀거리지도 않잖아.

미카

음··· 그럼 움직일 수 있는 장난감을 가져와 볼까요?

선택지

부스럭, 부스럭.

미카가 진열대에서 움직이는 고양이 장난감을 꺼내 왔다.

미카

이런 건 어때요? 요즘 엄청 인기 많은데!

앵커

···흐으음.

앵커는 분주하게 손을 움직이는 고양이 인형을,

이리저리 움직여 보고 만져 보았다.

앵커

이것도 아닌 것 같아.

앵커

팔 흔드는 속도가 너무 일정해서 로봇 같은걸.

앵커

게다가··· 이 애도 딱딱하잖아.

벨로타

···??

벨로타

딱딱한 게 왜?

벨로타와 미카에게 자초지종을 설명해 주었다.

미카

···그랬군요.

벨로타

흐응~ 난 잘 모르겠네.

벨로타

앵커는 왜 부드러운 것들만 살아 있다고 생각해?

앵커

···아니야?

벨로타

당연히 아니지!

벨로타

어린 아이들도, 새끼 동물들도.

벨로타

딱딱한 장난감을 동생이라고 생각하면서 잘 놀아.

벨로타

그리고 당장 우리들도, 네 말마따나 얼마나 딱딱한 코어를 가졌어?

벨로타

그런데 난 한번도 내가 죽어 있다는 생각은 해본 적 없는걸.

미카

맞아요.

미카

게다가 우린 인간이었을 때나, 지금이나 같이 하는 일이 바뀌지 않은 걸요!

벨로타

맞아~ 내가 장난을 치고, 미카가 당하지!

미카

우우··· 벨로타!

앵커

음···.

앵커

그렇구나.

앵커

둘은 인간이었을 때의 기억이 있구나.

앵커

난 그게 없어서 잘 모르겠어.

미카

···??

벨로타

···??

미카

애, 앵커는 없나요?

벨로타

전혀? 하나도? 털끝만큼도?

앵커

응. 플랑크톤만큼도 없어.

미카

어··· 어떻게 된 거예요, 아저씨?

선택지

벨로타

우와, 갑자기 좀 미안해져 버렸어···.

미카

저도요. 너무 쉽게 말한 것 같아서 미안해요···.

앵커

??

앵커

난 괜찮아.

앵커

만약 나한테 기억이 있다고 해도,

앵커

그때가 지금보다 더 좋았으리란 확신은 없는걸?

미카

그건 그렇지만···.

벨로타

그래도 그 기억 때문일지도 모르잖아.

벨로타

앵커가 스스로를 [딱딱하다]고 느끼는 거.

앵커

···무슨 뜻이야?

벨로타

가령 나랑 미카는 인간일 때도 늘 함께였고.

벨로타

그 상태가 니케일 때도 이어져 왔잖아?

벨로타

그러니까 갑자기 심장이 딱딱하게 바뀌었다고 해서,

벨로타

우리가 인간이 아니라거나. 살아있지 않다거나.

벨로타

그런 식으로 느끼지는 않는 거지.

미카

맞아요. 그건 너무 갑작스럽기도 하고 또··· 좀 이상한 걸요.

벨로타

반면에 앵커는 갑자기 정신이 들었더니, 짠!

벨로타

하고 기계 몸에서 눈을 떠 버린 거잖아.

벨로타

이게 얼마나 낯설고 이상할지 생각해 봐.

벨로타

나 같아도 그 꿈틀거리는 해양 생물들에 기대고 싶어지겠다!

앵커

어··· 그런 거야?

선택지

미카

어려운 건 저도 잘 모르겠지만, 적어도 우리 가게엔

미카

그 물컹거리는 아이들을 대신할 만한 게 없는 것 같아요.

미카

···도와주지 못해서 미안해요, 아저씨. 앵커.

앵커

···함장, 우리 이제 어디로 가?

선택지

미카와 벨로타는 앵커의 생각을 바꿀 열쇠가,

[기억]이라고 생각하는 듯하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앵커의 기억을 찾아주는 것이

궁극적으로 그녀를 위한 일이 될까···?

선택지

앵커

···나?

앵커

솔직히 말해서 난.

앵커

내 불가사리랑 해삼이랑 다른 녀석들을 빼앗기지 않을 수만 있다면.

앵커

뭘 해도 괜찮아.

선택지

지잉-

헬름헬름, 지휘관메신저

헬름

귀관

헬름

해양 생물의 회수는 어떻게 되어가고 있어?

앵커

···함장? 왜 그래?

선택지

[SCENE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