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아리아04 / 05

아리아

어느 개인 날

[SCENE START]

···저녁 무렵, 으슥한 뒷골목.

짤랑-

마스터

뭐야 얘들은? 못 보던 얼굴인데.

아리아

부탁이 있어.

아리아

이 바에서 노래하고 싶어.

아리아

그러니까 오늘 하루만 날 고용해줬으면 해.

마스터

··· ···.

마스터

푸하하. 이거 참.

마스터

아가씨, 폴댄스는 출 수 있나?

마스터

여차하면 내려와서 서빙은 할 수 있고?

아리아

나는 노래만 해.

마스터

그럼 좋게 말할 때 나가슈.

아리아

··· ···.

선택지

마스터

뭐··· 공짜라면 또 얘기가 다르지.

마스터

저~기 단상 보이지? 저기서 노래하도록 해.

마스터

손님들이 뭐라고 하든 반응하지 말고 웃어.

마스터

면전에서 어떤 상소릴 들어도 참으란 얘기야.

아리아

··· ···.

마스터

반주는 그 옆의 고물 PC로 대충 틀고. 그건 형씨가 해주면 되겠네.

선택지

마스터

좋아. 그럼 알아서들 잘 해보라고.

···얼마 후, 손님들로 가득 찬 바 안.

술취한 여자

···푸하하핫! 그래서 말이지, 내가 그 자식 통수를 어떻게 갈겼냐면···.

후줄근한 남자

···집을 몇 번째 나가는 건지 모르겠다니까. 망할 여편네가···.

아리아

놀랍네.

아리아

정말 아무도 내게 관심이 없어.

아리아

소음은··· 대형 오케스트라보다 더 심하네.

아리아

지금 내가 노래한다고 해도 누군가 들을 수 있을까.

선택지

아리아

그럴 수밖에 없겠지.

아리아

세뇨르 지휘관. 노래를 시작하기 전에···.

아리아

그때 했던 말, 한번만 더 들려주지 않겠어?

선택지

아리아

···고마워. 꼭 마법의 주문 같네.

아리아

덕분에 무슨 일이 생겨도 평점심을 유지할 수 있을 것 같아.

아리아

···그럼.

선택지

아리아는 숨을 들이켰다.

취한 손님들

와하하하하핫!

취한 손님들

여기 술 좀 가져다 주쇼! 더 센 걸로!

아리아

···보통의 공간. 보통의 사람들.

아리아

오늘도 내 운명은 낮은 곳에 메여 있고.

아리아

저 드높은 음악의 왕좌는 내 것이 아니네요.

취한 손님들

···뭐야 저거. 누가 노래하나?

취한 손님들

춤 안 출 거면 내려와! 여기 술집이라고!

아리아

그래도 나는 노래할 거예요.

아리아

오페라 하우스에서도, 환락가에서도.

아리아

음악과 당신만은 늘 내 곁에 있으니.

아리아

내 노래 또한 당신만을 위한 것이죠.

취한 손님들

하하하. 삼류 바에서 웬 성악이냐!

취한 손님들

노래할 곳이 아쉬운 무명인가 보지 뭐.

아리아

아아, 나는 노래할 거예요.

아리아

세상의 가장 높은 곳에서. 세상의 가장 낮은 곳에서.

취한 손님들

··· ···.

취한 손님들

뭐어, 그래도 들어줄 만은 하네.

아리아

아아, 나는 노래할 거예요.

아리아

그 어디든, 그곳에 음악과 당신이 있다면.

···간주가 흐르는 가운데, 아리아가 나를 돌아본다.

선택지

마스터

정말 오늘 나오고 끝이요?

아리아

그래.

마스터

일당을 더 쳐준다고 해도?

아리아

어려울 것 같아.

마스터

거 단호한 아가씨일세.

아리아

··· ···.

아리아

왜 나를 붙잡는 거야?

아리아

이곳 손님들은 내 노래를 좋아하는 것 같지 않던데.

마스터

···음. 그게 꼭 그렇지만도 않아.

마스터

싫은 소린 몰라도, 좋다는 표현에는 서툰 양반들이기도 하고.

마스터

실제로도 네 공연이 끝나고 손님들이 몇 명 와서,

마스터

저 아가씨 또 언제 오냐고 물어봤거든.

마스터

그리고 뭐, 손님 마음에 들고 말고를 떠나서···.

마스터

어딘지 절박해 보여서 그러지.

아리아

···내가?

마스터

그래. 노래 가사 때문에 더 그래 보이는가 몰라도.

마스터

취객들은 소릴 질러대지. 담배 연기 때문에 목도 안 좋아 보이는데.

마스터

그 와중에도 어떻게든 버티고 서서, 아득바득 제 노래로 사람들 마음을 움직여보려는 게.

마스터

이런 썩어빠진 아저씨 마음까지 울려버렸다 이 말이야.

아리아

···내 노래 실력 때문이 아니라?

마스터

실력이야 뭐··· 우리 같은 막귀가 알 수 있나?

아리아

···!!

아리아

그래, 그런 거였어.

아리아

처음부터 실력 문제가 아니었던 거야.

아리아

소피아와 나 사이를 이어줄 열쇠는, 처음부터 전혀 다른 곳에 있었어···.

아리아

깨닫게 해줘서 고마워, 마스터. 그리고 세뇨르도.

아리아

덕분에 이젠 정말, 나의 무대에 오를 수 있을 것 같아.

[SCENE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