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에피넬03 / 05

에피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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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ENE START]

에피넬은 홀로 보드를 타고 있던 소년에게 다가갔다.

에피넬

안녕.

염색한 소년

어? 에, 에피넬?

염색한 소년

실물이야? 진짜로?

에피넬

응, 실물 맞아.

에피넬

그보다 너. 계속 같은 타이밍에 왼발을 데크 밖으로 헛디디는데.

에피넬

그 부분 신경써서 다시 해 봐.

염색한 소년

응, 알겠어!

염색한 소년

뭐든 시키는대로 할게!

에피넬은 늦은 시간까지 소년의 연습을 봐 주었다.

염색한 소년

··· ···오늘은 고마웠어, 에피넬.

염색한 소년

만나서 정말 기, 기뻤고. 그리고.

염색한 소년

앞으로도 네 트릭, 열심히 연습할게!

소년은 다리를 절뚝거리며 떠나갔다.

선택지

에피넬

트릭을 연습하면서 좀 많이 굴렀어.

에피넬

··· ···내 트릭이 그렇게 어려운가?

선택지

에피넬

역시 그렇구나.

에피넬

··· ···사실 눈치 채고는 있었어.

에피넬

저애, 분명 처음 시작할 땐 스텝에 망설임이 없었거든.

에피넬

그런데 한번 어려운 파트를 따라하다가 요란하게 넘어지고 나서는···.

에피넬

그 부분을 할 때마다 온몸이 순간 굳는다거나. 동작의 순서를 잊는다거나.

에피넬

아무튼 소극적으로 변했지.

에피넬

··· ···.

에피넬

어디서 들어본 이야기 같지 않아?

선택지

에피넬

··· ···응.

에피넬

나, 여태 보드를 타면서 그애가 넘어진 거의 수천 수만 배는 더 넘어져 왔으니까.

에피넬

그런데 만약··· 그렇게 긁히고, 부러지고, 땅에 구른 기억들이.

에피넬

오히려 내 안에 그애랑 비슷한 망설임을 만들었던 거라면.

에피넬

그날 내가 그런 [오작동]을 일으킨 것도 이해 못할 건 없지.

에피넬

··· ···.

에피넬

코치. 나 이제 어떡하지?

에피넬

아무리 인간이 아닌 게 되었어도, 보드를 타는 순간만은 [나]일 수 있었는데.

에피넬

이대로는 그냥 고장난 기계일 뿐이야.

선택지

에피넬

··· ···뭐?

에피넬

어, 물론 틀린 말은 아니지만.

에피넬

그래도 사람들이 나한테 거는 기대치가 있는걸.

에피넬

난 니케니까. 보통 사람들보다 더 멋진 퍼포먼스를 보여주지 않으면.

선택지

에피넬

그건··· ···.

에피넬

불가능한 건 아니지만.

에피넬

오히려 가장 아름다운 동작들이 가장 단순할 때도 있으니까.

에피넬

그래도··· ···.

선택지

에피넬

··· ···.

에피넬

알겠어, 알겠어.

에피넬

가능성이 있단 걸 알면서도 외면하는 건 바보 같은 짓이지. 코치 말이 맞아.

에피넬

쉬우면서도 멋진 트릭. 그런 걸 만드는 게 결코 쉽지는 않겠지만.

에피넬

그렇게 해서라도 내 몸이 느끼는 부담감을 덜어낼 수 있다면··· ···.

에피넬

나는 뭐든지 해.

에피넬

··· ···.

에피넬

그런 의미에서 코치.

에피넬

그, 어··· ···.

에피넬

나 좀 도와 줄래?

선택지

에피넬

나 혼자서라면 분명, 습관대로 아주 어려운 트릭을 만들어 버릴 거야.

에피넬

그러니까 난이도의 기준이 되어줄 사람이 필요해.

에피넬

코치 정도면, 뭐···.

에피넬

보드도 처음이고. 운동 신경도 부족하고.

에피넬

완벽하잖아.

선택지

에피넬

칭찬이야. 칭찬.

[SCENE END]